2023년 09월 06일 수요일

[녹] 연중 제22주간 수요일

입당송 시편 86(85),3.5

당신께 온종일 부르짖사오니,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당신은 어질고 용서하시는 분, 당신을 부르는 모든 이에게 자애가 넘치시나이다.

본기도 

모든 선의 근원이신 하느님,
저희에게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심으시어
생생한 믿음으로 은총의 씨앗이 자라나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좋은 열매를 맺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진리의 말씀이 여러분에게 다다라, 온 세상에서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콜로새서 시작입니다.
1,1-8
1 하느님의 뜻에 따라
그리스도 예수님의 사도가 된 바오로와 티모테오 형제가
2 콜로새에 있는 성도들 곧 그리스도 안에서 사는 형제 신자들에게 인사합니다.
하느님 우리 아버지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3 우리는 여러분을 위하여 기도할 때면
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4 그리스도 예수님에 대한 여러분의 믿음과 모든 성도를 향한 여러분의 사랑을
우리가 전해 들었기 때문입니다.
5 그 믿음과 사랑은 여러분을 위하여
하늘에 마련되어 있는 것에 대한 희망에 근거합니다.
이 희망은 여러분이 진리의 말씀 곧 복음을 통하여 이미 들은 것입니다.
6 이 복음은 여러분에게 다다라
여러분이 그 진리 안에서 하느님의 은총을 듣고 깨달은 날부터,
온 세상에서 그러하듯이 여러분에게서도 열매를 맺으며 자라고 있습니다.
7 여러분은 하느님의 그 은총을
우리가 사랑하는 동료 종 에파프라스에게 배웠습니다.
그는 여러분을 위하여 일하는 그리스도의 충실한 일꾼이며,
8 성령 안에서 이루어지는 여러분의 사랑을 우리에게 알려 준 사람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52(51),10.11(◎ 10ㄹ 참조)

◎ 주님, 저는 영원히 당신 자애에 의지하나이다.
○ 나는 하느님 집에서 자라는 푸른 올리브 나무. 길이길이 하느님 자애에 의지하리라. ◎
○ 주님이 하신 일, 저는 영원히 기리나이다. 당신께 충실한 이들 앞에서, 좋으신 당신 이름을 바라나이다. ◎

복음 환호송루카 4,18

◎ 알렐루야.
○ 주님이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게 하셨다.
◎ 알렐루야.

복음

<나는 기쁜 소식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도록 파견된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4,38-44
38 예수님께서는 회당을 떠나 시몬의 집으로 가셨다.
그때에 시몬의 장모가 심한 열에 시달리고 있어서,
사람들이 그를 위해 예수님께 청하였다.
39 예수님께서 그 부인에게 가까이 가시어
열을 꾸짖으시니 열이 가셨다.
그러자 부인은 즉시 일어나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
40 해 질 무렵에 사람들이 갖가지 질병을 앓는 이들을
있는 대로 모두 예수님께 데리고 왔다.
예수님께서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손을 얹으시어 그들을 고쳐 주셨다.
41 마귀들도 많은 사람에게서 나가며,
“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하고 소리 질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꾸짖으시며
그들이 말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셨다.
당신이 그리스도임을 그들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42 날이 새자 예수님께서는 밖으로 나가시어 외딴곳으로 가셨다.
군중은 예수님을 찾아다니다가 그분께서 계시는 곳까지 가서,
자기들을 떠나지 말아 주십사고 붙들었다.
43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도록 파견된 것이다.”
44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유다의 여러 회당에서 복음을 선포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저희가 드리는 예물을 거룩하게 하시고
이 제사로 거행하는 구원의 신비가
성령의 힘으로 이루어지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31(30),20 참조

주님,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 위해 간직하신 그 선하심, 얼마나 크시옵니까!
<또는>
마태 5,9-10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리리라.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주님의 식탁에서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이 성사의 힘으로 형제들을 사랑하며 주님을 섬기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예수님의 일과는 어떠하셨을까요? 루카 복음서는 그분께서 카파르나움에서 보내신 하루를 소개합니다(4,31-44 참조). 안식일이 되자 예수님께서는 회당에 가시어 사람들을 가르치십니다. 때마침 회당에는 더러운 마귀에 들린 사람이 있었는데, 예수님께서 마귀를 쫓아내시자 그분에 대한 소문은 삽시간에 주변으로 퍼집니다(어제 복음).
회당을 떠나 시몬의 집으로 향하신 예수님께서는 심한 열에 시달리던 그의 장모를 고쳐 주십니다. 해 질 무렵이 되자,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병을 앓던 이들을 모두 그분께 데려갑니다. 예수님께서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손을 얹어 그들을 고쳐 주시고, 마귀 들린 이들도 해방시켜 주십니다. 그러고 나서 날이 완전히 어두워져서야 고을 밖 외딴곳으로 향하시는데, 군중은 그곳까지 예수님을 찾아가 자기들을 떠나지 마시라고 애원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다른 고을에도 복음을 전하여야 할 사명을 밝히시며 그곳을 떠나십니다. 그렇게 예수님께서는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시며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기적을 행하시는 등, 카파르나움에서 보내신 하루와 비슷한 일상을 보내셨을 것입니다.
이처럼 바쁜 일정을 보내셨던 예수님께서는 제대로 음식을 드실 겨를조차(마르 6,31 참조), 편안히 쉬실 겨를조차 없으셨던 것 같습니다. 그러한 당신의 처지를 두고 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루카 9,58). 무엇을 위하여 그토록 열심히 사셨을까요? 복음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고, 사람들을 살리시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분께서 가시는 곳마다 많은 사람이 그분을 믿고, 치유되며, 해방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심지어 안식일에도, 곧 유다인이 일하여서는 안 되는 그날에도 열심히 일하셨습니다.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신 예수님을 못마땅해하는 유다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아버지께서 여태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하는 것이다”(요한 5,17). ‘하느님께서 일하고 계시다.’는 표현이 무척 감동적으로 들립니다. 오늘도 우리를 구원하시고자 일하고 계실 아버지 하느님과 아드님 예수님을 기억하며, 우리의 하루는 어떠한지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날마다 좀 더 보람되고 가치 있는 일, 특히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살아가면 어떨까요?

(정천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