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9월 07일 목요일

[녹]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입당송 시편 86(85),3.5

당신께 온종일 부르짖사오니,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당신은 어질고 용서하시는 분, 당신을 부르는 모든 이에게 자애가 넘치시나이다.

본기도 

모든 선의 근원이신 하느님,
저희에게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심으시어
생생한 믿음으로 은총의 씨앗이 자라나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좋은 열매를 맺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어둠의 권세에서 구해 내시어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나라로 옮겨 주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콜로새서 말씀입니다.
1,9-14
형제 여러분, 우리는 여러분에 관한 9 소식을 들은 날부터
여러분을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하며 간청하고 있습니다.
곧 여러분이 모든 영적 지혜와 깨달음 덕분에
하느님의 뜻을 아는 지식으로 충만해져,
10 주님께 합당하게 살아감으로써
모든 면에서 그분 마음에 들고 온갖 선행으로 열매를 맺으며
하느님을 아는 지식으로 자라기를 빕니다.
11 또 하느님의 영광스러운 능력에서 오는 모든 힘을 받아 강해져서,
모든 것을 참고 견디어 내기를 빕니다.
기쁜 마음으로, 12 성도들이 빛의 나라에서 받는
상속의 몫을 차지할 자격을 여러분에게 주신 아버지께 감사하는 것입니다.
13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어둠의 권세에서 구해 내시어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나라로 옮겨 주셨습니다.
14 이 아드님 안에서 우리는 속량을, 곧 죄의 용서를 받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98(97),2-3ㄱㄴ.3ㄷㄹ-4.5-6(◎ 2ㄱ)

◎ 주님은 당신 구원을 알리셨네.
○ 주님은 당신 구원을 알리셨네. 민족들의 눈앞에, 당신 정의를 드러내셨네. 이스라엘 집안을 위하여, 당신 자애와 진실을 기억하셨네. ◎
○ 우리 하느님의 구원을, 온 세상 땅끝마다 모두 보았네. 주님께 환성 올려라, 온 세상아. 즐거워하며 환호하여라, 찬미 노래 불러라. ◎
○ 비파 타며 주님께 찬미 노래 불러라. 비파에 가락 맞춰 노래 불러라. 쇠 나팔 뿔 나팔 소리에 맞춰, 임금이신 주님 앞에서 환성 올려라. ◎

복음 환호송마태 4,19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리라.
◎ 알렐루야.

복음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11
1 예수님께서 겐네사렛 호숫가에 서 계시고,
군중은 그분께 몰려들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을 때였다.
2 그분께서는 호숫가에 대어 놓은 배 두 척을 보셨다.
어부들은 거기에서 내려 그물을 씻고 있었다.
3 예수님께서는 그 두 배 가운데 시몬의 배에 오르시어
그에게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 달라고 부탁하신 다음,
그 배에 앉으시어 군중을 가르치셨다.
4 예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5 시몬이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6 그렇게 하자 그들은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
7 그래서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고 하였다.
동료들이 와서 고기를 두 배에 가득 채우니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되었다.
8 시몬 베드로가 그것을 보고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말하였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9 사실 베드로도, 그와 함께 있던 이들도 모두
자기들이 잡은 그 많은 고기를 보고 몹시 놀랐던 것이다.
10 시몬의 동업자인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도 그러하였다.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11 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저희가 드리는 예물을 거룩하게 하시고
이 제사로 거행하는 구원의 신비가
성령의 힘으로 이루어지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31(30),20 참조

주님,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 위해 간직하신 그 선하심, 얼마나 크시옵니까!
<또는>
마태 5,9-10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리리라.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주님의 식탁에서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이 성사의 힘으로 형제들을 사랑하며 주님을 섬기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마태오와 마르코 복음서에서는 어부들을 제자로 부르시는 이야기가 예수님 공생활의 시작에 나타납니다(마태 4,18-22; 마르 1,16-20 참조).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만난 어부들에게 당신을 따르라 하시니 그들이 순순히 그분을 따릅니다. 루카 복음서 저자는 그러한 어부들의 모습이 조금은 비현실적으로 보였는지, 부르심에 관한 이야기를 카파르나움 활동 다음으로 옮깁니다. 그래서 시몬 베드로는 부르심을 받기 전에 카파르나움에서 일어난 기적들, 특히 자신의 장모가 치유되는 기적을 목격한 사람이 됩니다(어제 복음). 그리고 오늘 복음이 전하는 고기잡이 기적도 그가 예수님의 부르심에 순순히 따를 수 있는 현실적인 배경이 됩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이렇게 명령하십니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어부가 듣기에 짐짓 불쾌하거나 황당한 명령이 아니었을까요? 베드로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였을지 모릅니다. ‘아니, 나자렛 출신 주제에 어업에 대하여 알면 얼마나 안다고 감히 그물을 내려라 마라 한다는 말인가? 우리가 밤새 노력하였지만 한 마리도 못 잡았는데, 다시 그물을 내린다 한들 허탕을 칠 게 너무 뻔하지 않은가?’ 받아들이기 힘든 명령이었으나 베드로는 어찌하였든 해 보려고 합니다. 카파르나움에서 본 일처럼 ‘혹시나’ 하는 마음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는 다시 한번 예수님의 기적을 강렬하게 체험합니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이는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며 ‘사람을 낚으라.’는 주님의 명령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주저합니다. 사실 요즘은 복음을 전하는 일이 너무나 어렵게 느껴집니다. 신자들이 아무리 애를 써도 돌아오는 것은 사람들의 시큰둥한 반응뿐이라며, 오히려 선교를 하면서 받는 상처만 크다고 하소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그리스도를 체험하였기에 그분께서 지니신 놀라운 능력을 고백합니다. 겉보기에는 척박한 땅이거나 텅 빈 바다처럼 보일지라도, 그런 곳에서도 거두어들이시는 분의 권능을 의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그저 묵묵히 땅에 씨를 뿌리고, 바다에 그물을 내리는 일을 합시다. 나머지는 주님께서 이루어 주실 것입니다.

(정천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