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연중 제24주간 수요일

입당송 집회 36,21-22 참조

주님,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평화를 주소서. 당신 예언자들이 옳다는 것을 드러내시고, 당신 종과 당신 백성 이스라엘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

본기도 

하느님, 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니
저희를 굽어보시어
저희가 하느님의 자비를 깨닫고
마음을 다하여 하느님을 섬기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우리 신앙의 신비는 참으로 위대합니다.>
▥ 사도 바오로의 티모테오 1서 말씀입니다.
3,14-16
사랑하는 그대여, 14 나는 그대에게 곧 갈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면서도 이 글을 씁니다.
15 내가 늦어지게 될 경우, 그대가 하느님의 집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 집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교회로서, 진리의 기둥이며 기초입니다.
16 우리 신앙의 신비는 참으로 위대합니다.
그분께서는 사람으로 나타나시고, 그 옳으심이 성령으로 입증되셨으며
천사들에게 당신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시어 온 세상이 믿게 된 그분께서는
영광 속으로 올라가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11(110),1ㄴㄷㄹ-2.3-4.5-6(◎ 2ㄱ)

◎ 주님이 하신 일들 크기도 하여라.
○ 주님을 찬송하리라. 올곧은 이들의 모임, 그 집회에서, 내 마음 다하여 찬송하리라. 주님이 하신 일들 크기도 하여라. 그 일 좋아하는 이들이 모두 깨치네. ◎
○ 그분 업적은 엄위롭고 존귀하네. 그분 의로움은 영원히 이어지네. 당신 기적들 기억하게 하시니, 주님은 너그럽고 자비로우시다. ◎
○ 당신 경외하는 이들에게 양식을 주시고, 언제나 당신 계약을 기억하시네. 위대하신 그 일들 당신 백성에게 알리시고, 민족들의 소유를 그들에게 주셨네. ◎

복음 환호송요한 6,63.68 참조

◎ 알렐루야.
○ 주님, 당신 말씀은 영이며 생명이시옵니다. 당신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나이다.
◎ 알렐루야.

복음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7,31-35
그때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31 “이 세대 사람들을 무엇에 비기랴? 그들은 무엇과 같은가?
32 장터에 앉아 서로 부르며 이렇게 말하는 아이들과 같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
33 사실 세례자 요한이 와서 빵을 먹지도 않고 포도주를 마시지도 않자,
‘저자는 마귀가 들렸다.’ 하고 너희는 말한다.
34 그런데 사람의 아들이 와서 먹고 마시자,
‘보라, 저자는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다.’ 하고 너희는 말한다.
35 그러나 지혜가 옳다는 것을 지혜의 모든 자녀가 드러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저희의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고
이 제물을 너그러이 받으시어
주님의 영광을 위하여 저희가 드리는 이 제사가
모든 이의 구원에 도움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36(35),8

하느님, 당신 자애가 얼마나 존귀하옵니까! 모든 사람들이 당신 날개 그늘에 피신하나이다.
<또는>
1코린 10,16 참조
우리가 축복하는 그 축복의 잔은 그리스도의 피를 나누어 마시는 것이며, 우리가 나누는 빵은 그리스도의 몸을 함께 먹는 것이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천상 은총으로 저희 몸과 마음을 이끄시어
저희가 제 생각대로 살지 않고
그 은총의 힘으로 살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뜻을 물리치는 바리사이들과 율법 교사들(7,30 참조)을 “이 세대 사람들”이라 일컬으시며 장터에서 놀이하는 아이들에 비유하십니다. 장터의 아이들은 두 편으로 나누어져 있는 듯합니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 피리를 불며 춤을 추는 것은 혼례식과 관련된 놀이이고, 곡을 하며 우는 것은 장례식 놀이입니다. 문제는 한쪽에서는 놀자고 적극적으로 제안을 하는데, 다른 쪽에서 전혀 호응하지 않는 것입니다. 혼례식 놀이를 하자고 아무리 피리를 불어 대도 춤을 추어 주지 않고, 장례식 놀이를 하자고 아무리 곡을 하여도 우는 시늉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예수님의 설명에서 비유의 뜻은 더욱 명확하여집니다. 놀이를 제안하는 이들은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이시고, 그 제안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는 이들은 바리사이들과 율법 교사들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와서 빵을 먹지도 않고 포도주를 마시지도 않자, ‘저자는 마귀가 들렸다.’ 하고 너희는 말한다.” 광야에서 금욕 생활을 하였던 요한은 마치 장례식 놀이를 제안한 격이지만, 그들은 요한의 금욕주의적 태도를 비난하며 그를 마귀 들린 사람으로 취급합니다. “그런데 사람의 아들이 와서 먹고 마시자, ‘보라, 저자는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다.’ 하고 너희는 말한다.” 먹고 마시는 일에 비교적 자유로우셨던 예수님께서는 혼인식 놀이를 제안하신 격이나, 그들은 예수님을 방종한 생활을 일삼는 먹보나 술꾼으로 취급하여 버립니다. 결국 그들은 하느님 나라에 관한 그 어떠한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고 모두 배척하여 버린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하느님 나라로의 초대에, 곧 하느님의 제안과 부르심에 잘 호응하고 계십니까? 사실 우리는 모두 그분의 부르심에 응답한 사람들이며, 그분의 지혜가 옳다는 것을 이 세상에 드러내는 ‘지혜의 자녀’들입니다. 다만 하느님의 부르심이 단 한 번 일어나고 마는 것이 아님을 기억하여야 합니다. 그분께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언제나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하느님의 초대에 혹시 무관심하지는 않은지, 응답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사는 것은 아닌지 돌아봅시다.

(정천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