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9월 29일 금요일
[백] 한가위
이 미사에서는 흰색 제의를 입는다. 수확을 위한 기원 미사를 드릴 수 있다.
오늘 전례
오늘은 우리 민족의 큰 명절 한가위입니다. 계절의 변화를 섭리하시고 수확의 기쁨을 주시는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드리며, 이웃과 서로 나누며 살아온 조상들의 아름다운 마음을 본받읍시다. 자신을 위해서만 재화를 모으는 어리석은 부자가 되지 않도록, 우리도 나눔을 실천하기로 다짐하며 주님의 잔치에 참여합시다.
입당송 시편 67(66),7
본기도
제1독서
<타작마당은 곡식으로 가득하리라.>2,22-24.26ㄱㄴㄷ
화답송시편 67(66),2와 4ㄱ.5ㄷ과 6.7-8(◎ 7)
제2독서
<그들이 한 일이 그들을 따라가리라.>14,13-16
복음 환호송시편 126(125),6
복음
<사람의 생명은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12,15-21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믿음의 공동체인 교회를 이끌어 주시어,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 안에서 그리스도를 만나고 그들을 위하여 봉사하며 주님의 사랑을 온 세상에 드러내게 하소서.
2.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분단되어 있는 저희 민족을 굽어보시어, 민족의 명절에도 고향에 가지 못하는 실향민들과 북한 이탈 주민들을 위로하시고, 남북이 자유롭게 교류하며 참평화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3. 세상을 떠난 조상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의 주님, 세상을 떠난 조상들을 보살펴 주시어, 하늘 나라의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하시고, 저희는 조상들에게 감사하며 형제자매가 사랑으로 하나 되어 은혜에 보답하게 하소서.
4. 우리 자신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복음 말씀을 따라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저희를 굽어 살피시어, 주님을 더욱더 믿고 따르며,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는 데 앞장서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한국 고유 감사송 3 : 구원의 역사와 한겨레의 찬양>영성체송 시편 104(103),13-15 참조
영성체 후 묵상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고 기뻐하여라.”고 요엘 예언자는 권고합니다. 자기 자신에게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하고 말하는 탐욕스러운 부자가 되지 말고,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이 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타작마당은 곡식으로 가득하고, 확마다 햇포도주와 햇기름이 넘쳐흐르리라”(제1독서). 한 해 동안 공들인 수고의 결실을 거두는 명절 한가위입니다. 오늘 밤 떠오를 한가위 보름달처럼, 여러분들의 마음 또한 주님께서 베풀어 주신 수확의 기쁨으로 충만하기를 기도합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처럼 추석은 풍성함을 만끽하는 명절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우리가 거둔 풍요로운 결실을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하여 보도록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오늘 복음의 비유는 땅에서 많은 소출을 거둔 부유한 농부가 그 소출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는 모습을 그립니다. 그의 생각을 드러내는 표현들 속에서 우리는 그의 관심사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내가 수확한 것을 모아 둘 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 (……) 곳간들을 헐어 내고 더 큰 것들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 두어야겠다. (……)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여기서 ‘모아 두다’ 또는 ‘쌓아 두다’라는 표현이 두드러지게 많이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부유한 농부의 관심사는 수확한 것을 모아 두고 쌓아 두는 일이었습니다. 모아 둔 것을 앞으로 어디에 쓸지에 대한 고민은 크게 없어 보입니다. 그의 고민은 수확한 것을 모아 둘 장소가 좁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이전 곳간들을 허물고 더 큰 곳간들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데에 그치고 맙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모으는 데만 마음을 쓸 뿐, 그것으로 무엇을 할지는 별로 고민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모아 두고 쌓아 두는 것 자체가 목적일 수 없습니다.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우리가 지향하여야 할 바는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되도록 현세에서 누리는 풍요로움을 어떻게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여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