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10일 금요일
[백] 성 대 레오 교황 학자 기념일
성 대 레오 교황은 400년 무렵 에트루리아(현재 이탈리아의 토스카나)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440년 식스토 3세 교황의 뒤를 이은 그는 행정 능력이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깊이 있는 설교로도 유명하였다. 그는 온전한 신앙을 확고히 보존하고 교회의 일치를 강력히 수호하며, 이민족들의 침입을 격퇴하거나 무마시키려고 온갖 노력을 기울였으며, 재임 중인 451년에 열린 칼케돈 공의회에서 에우티케스, 네스토리우스 등의 이단을 단죄하고 정통 교회를 수호하였다. 교회 안팎을 아우르는 많은 공로로 ‘대 교황’이라고 불리게 된 그는 461년에 선종하였으며, 1754년 베네딕토 14세 교황에게 시성되었다.
입당송 집회 45,24 참조
본기도
제1독서
<이 은총은 내가 다른 민족들을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님의 종이 되어 그들이 하느님께서 기꺼이 받으시는 제물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15,14-21
화답송시편 98(97),1.2-3ㄱㄴ.3ㄷㄹ-4(◎ 2 참조)
복음 환호송1요한 2,5 참조
복음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16,1-8
예물 기도
영성체송 마태 16,16.18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조금 당황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협잡꾼’ 또는 ‘사기꾼’처럼 묘사된 집사의 모습을 주인이 칭찬하는 것으로 비유 이야기가 마무리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루카 복음사가는 독자들에게 ‘협잡꾼’이나 ‘사기꾼’이 되라는 것일까요?
복음사가는 이 비유에서 ‘협잡꾼’의 모습 그 자체를 그리스도인의 본보기로 내세우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복음의 핵심은 “사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라는 대목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곧 세속적 이익을 좇아 재빠르고 능수능란하게 움직이는 비유 속 집사의 모습 그 자체가 그리스도인의 본보기로 제시된 것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세상의 자녀들도 그처럼 부정한 일을 약삭빠르게 처리하는데, 하물며 빛의 자녀들은 어떠하여야 하는지를 말씀하시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비유는 하느님 나라의 실현과 관련됩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느님 나라를 실현하는 데 능숙하고 현명하여야 한다는 교회 공동체를 향한 신앙적 권고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이 일상에서 경험하듯 교회 공동체는 천사들로만 구성된 집단이 아닙니다. 예수님 안에서 회개하는 죄인들의 공동체, 자신의 잘못을 겸허히 인정하고 하느님께 의탁하는 공동체, 성령께서 자신의 부족함을 채워 주시기를 바라며 기도하는 공동체가 바로 교회 공동체입니다. 이 공동체의 구성원인 우리 그리스도인은 각자의 삶 속에서 복음 정신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데에 얼마나 적극적입니까? 우리는 하느님 나라를 실현하고자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