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11일 토요일
[백]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마르티노 성인은 316년 무렵 판노니아(현재 헝가리의 솜바테이)의 이교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로마에서 공부한 다음 군인이 된 그는 어느 날 추위에 떨고 있는 거리의 걸인에게 자신의 외투 절반을 잘라 주었다. 그날 밤 꿈속에 그 외투 차림의 예수님께서 나타나시는 신비 체험을 하고 나서 곧장 세례를 받았다. 그 뒤에 사제가 되었으며, 370년 무렵 프랑스 투르의 주교로 뽑혔다. 착한 목자로서 모범을 보이고, 수도원들을 세웠으며, 성직자들을 교육하고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다가 397년 프랑스 중부의 캉데생마르탱에서 선종하였다. 프랑스 교회의 초석을 놓은 그는 프랑스 교회의 수호성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존경받고 있다.
입당송 1사무 2,35 참조
본기도
제1독서
<거룩한 입맞춤으로 서로 인사하십시오.>16,3-9.16.22-27
화답송시편 145(144),2-3.4-5.10-11(◎ 1 참조)
복음 환호송2코린 8,9 참조
복음
<너희가 불의한 재물을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참된 것을 맡기겠느냐?>16,9ㄴ-15
예물 기도
영성체송 마태 25,40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의 요점은 ‘재물을 어떻게 이용하여야 하는가?’입니다. 루카 복음사가는 재물에 관하여 어떤 입장입니까?
먼저 “불의한 재물로 친구들을 만들어라.”라는 말은 다양한 의미로 풀이됩니다. 곧 재물이 이 세상을 그것의 노예로 만들어 버린다는 의미에서부터 가난한 이들에게 자선을 베푸는 애덕 행위를 강조하는 의미까지 폭넓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재물이 없어질 때에”는 ‘재물을 소유하고 있던 이가 죽을 때’ 또는 ‘세상의 종말이 닥칠 때’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거처로 맞아들이게 하여라.”는 ‘너희가 영원한 거처로 맞아들여질 것이다.’로 의역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구절을 함께 묶어, ‘세상의 종말이 닥치게 될 때, 너희가 영원한 거처로 맞아들여질 것이다.’ 정도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이 구절에서 ‘영원한 거처로 맞아 주시는 분’은 간접적으로 만물의 창조주 하느님을 가리킵니다.
한편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는 구절에서 ‘섬기다’로 옮긴 그리스 말은 종교적 신학적으로 ‘노예살이를 하다’는 뜻을 지닙니다. 그 결과 엄격한 의미에서 복음 내용은 재물에 대한 일반적 가르침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복음서 저자는 재물을 대할 때와 하느님을 대할 때 각각 어떤 마음가짐이어야 하는지 비교하며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은 하느님과 재물에 각각 얼마만큼의 가치를 부여합니까? 하느님께 돌려드려야 할 시간과 노력과 재화를 엉뚱한 것들에 쏟아붓고 있지는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