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18일 토요일

[녹] 연중 제32주간 토요일 또는
[백] 성 베드로 대성전과 성 바오로 대성전 봉헌 또는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입당송 시편 88(87),3 참조

주님, 제 기도 당신 앞에 이르게 하소서. 제 울부짖음에 귀를 기울이소서.

본기도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하느님,
저희에게 해로운 것을 모두 물리쳐 주시어
저희가 평안한 몸과 마음으로
자유로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홍해에 마른땅이 나타나자 그들은 어린양들처럼 뛰었다.>
▥ 지혜서의 말씀입니다.
18,14-16; 19,6-9
14 부드러운 정적이 만물을 뒤덮고 시간은 흘러 한밤중이 되었을 때
15 당신의 전능한 말씀이 하늘의 왕좌에서
사나운 전사처럼 멸망의 땅 한가운데로 뛰어내렸습니다.
16 그는 당신의 단호한 명령을 날카로운 칼처럼 차고 우뚝 서서
만물을 죽음으로 가득 채웠습니다.
그가 땅 위에 서니 하늘까지 닿았습니다.
19,6 당신의 명령에 따라 온 피조물의 본성이 저마다 새롭게 형성되어
당신의 자녀들이 해를 입지 않고 보호를 받았던 것입니다.
7 진영 위는 구름이 덮어 주고
물이 있던 곳에서는 마른땅이 나타나는 것이 보였으며
홍해는 장애물이 없는 길로,
거친 파도는 풀 많은 벌판으로 바뀌었습니다.
8 당신 손길의 보호를 받는 이들은 그 놀라운 기적을 보고
온 민족이 그곳을 건너갔습니다.
9 그들은 풀을 뜯는 말들 같았습니다.
또 어린양들처럼 이리저리 뛰면서
주님, 자기들을 구해 내신 당신을 찬양하였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05(104),2-3.36-37.42-43(◎ 5ㄱ 참조)

◎ 주님이 이루신 기적을 기억하여라.
○ 그분께 노래하여라, 찬미 노래 불러라. 그 모든 기적 이야기하여라. 거룩하신 그 이름 자랑하여라. 주님을 찾는 마음은 기뻐하여라. ◎
○ 그분은 그 땅의 모든 맏아들을, 모든 정력의 첫 소생을 치셨네. 이스라엘이 은과 금을 들고 나오게 하셨네. 그 지파들에는 낙오자가 없었네. ◎
○ 당신 종 아브라함에게 하신, 그 거룩한 말씀 기억하셨네. 당신 백성을 기쁨 속에, 뽑힌 이들을 환호 속에 이끌어 내셨네. ◎

복음 환호송2테살 2,14 참조

◎ 알렐루야.
○ 하느님이 복음을 통하여 우리를 부르시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차지하게 하셨네.
◎ 알렐루야.

복음

<하느님께서는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부르짖으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8,1-8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는 뜻으로
제자들에게 비유를 말씀하셨다.
2 “어떤 고을에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한 재판관이 있었다.
3 또 그 고을에는 과부가 한 사람 있었는데 그는 줄곧 그 재판관에게 가서,
‘저와 저의 적대자 사이에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십시오.’ 하고 졸랐다.
4 재판관은 한동안 들어주려고 하지 않다가 마침내 속으로 말하였다.
‘나는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5 저 과부가 나를 이토록 귀찮게 하니
그에게는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어야겠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끝까지 찾아와서 나를 괴롭힐 것이다.’”
6 주님께서 다시 이르셨다.
“이 불의한 재판관이 하는 말을 새겨들어라.
7 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시겠느냐?
8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지체 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이 제사를 자비로이 굽어보시어
저희가 성자의 수난을 기념하며
믿음과 사랑으로 그 신비를 따르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23(22),1-2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네.
<또는>
루카 24,35 참조
빵을 나눌 때, 제자들은 주 예수님을 알아보았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성체로 힘을 얻고 감사하며 자비를 바라오니
저희에게 성령을 보내시어
성령의 힘으로 저희 삶을 변화시켜 주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의 요점은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입니다. 그런데 무턱대고 기도만 많이 하는 것이 언제나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복음에서 과부가 불의한 재판관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달라고 청하는 장면이 소개됩니다. 성경 전통에 따르면, 과부는 사회적 약자를 대표합니다. 한편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재판관은 과부의 청을 마지못하여 들어줍니다. 그는 과부가 자신을 계속 귀찮게 할 것 같아 이기심에서 청을 들어줍니다. 불의한 재판관도 이러한데, 하물며 정의로우시고 선하신 하느님께서는 자녀들의 청을 얼마나 잘 들어주시겠는가 하는 것이 기도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입니다.
우리는 자주 내가 바라는 것을, 내가 바라는 방식으로, 내가 바라는 때에 이루어지게 하여 달라고 기도합니다. 차려진 밥상 위에 숟가락 하나 얹듯이, 하느님께서는 내가 미리 정하여 놓은 답을 들어주시면 된다는 식입니다. 물론 하느님께 끊임없이 청하는 모습도 신앙생활에서 중요하지만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내 청원이 하느님의 뜻과 예수님의 가르침에 맞는지, 내 기도가 이기심을 충족시키려는 수단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올바른 방향성 없이 열심히만 기도하는 것이 최고라고 판단하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잘못된 방향과 건강하지 못한 지향으로 무조건 많이 기도할 경우, 정상적인 길에서 더 빨리 멀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도할 때 두 가지를 명심하여야 합니다. 첫 번째로 올바른 지향으로 기도하는 것이고, 두 번째로 끊임없이 기도하는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의 기도는 어디를 향하고 있습니까?

(김상우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