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20일 월요일

[녹] 연중 제33주간 월요일

입당송 예레 29,11.12.14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재앙이 아니라 평화를 주노라. 나를 부르면 너희 기도를 들어 주고, 사로잡힌 너희를 모든 곳에서 데려오리라.

본기도 

주 하느님,
저희를 도와주시어
언제나 모든 선의 근원이신 주님을 기쁜 마음으로 섬기며
완전하고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크나큰 진노가 이스라엘 위에 내렸다.>
▥ 마카베오기 상권의 말씀입니다.
1,10-15.41-43.54-57.62-64
그 무렵 10 죄의 뿌리가 나왔는데,
그가 안티오코스 임금의 아들로서 로마에 인질로 잡혀갔던
안티오코스 에피파네스이다. 그는 그리스 왕국 백삼십칠년에 임금이 되었다.
11 그 무렵에 이스라엘에서 변절자들이 생겨 많은 이들을 이러한 말로 꾀었다.
“자, 가서 우리 주변의 민족들과 계약을 맺읍시다.
그들을 멀리하고 지내는 동안에 우리는 재난만 숱하게 당했을 뿐이오.”
12 이 말이 마음에 들어, 13 백성 가운데 몇 사람이 임금에게 기꺼이 나아가자,
그는 그들에게 이민족들의 규정을 따라도 좋다는 허락을 내렸다.
14 그리하여 그들은 이민족들의 풍습에 따라 예루살렘에 경기장을 세우고,
15 할례 받은 흔적을 없애고 거룩한 계약을 저버렸다.
이렇게 그들은 이민족들과 한통속이 되어 악을 저지르는 데에 열중하였다.
41 임금은 온 왕국에 칙령을 내려, 모두 한 백성이 되고
42 자기 민족만의 고유한 관습을 버리게 하였다.
이민족들은 모두 임금의 말을 받아들였다.
43 이스라엘에서도 많은 이들이 임금의 종교를 좋아하여,
우상들에게 희생 제물을 바치고 안식일을 더럽혔다.
54 백사십오년 키슬레우 달 열닷샛날,
안티오코스는 번제 제단 위에 황폐를 부르는 혐오스러운 것을 세웠다.
이어서 사람들이 주변의 유다 성읍들에 제단을 세우고,
55 집 대문이나 거리에서 향을 피웠다.
56 율법서는 발견되는 대로 찢어 불태워 버렸다.
57 계약의 책을 가지고 있다가 들키거나 율법을 따르는 이는
누구든지 왕명에 따라 사형에 처하였다.
62 그러나 이스라엘에는 부정한 것을 먹지 않기로 굳게 결심한 이들도 많았다.
63 그들은 음식으로 더럽혀지거나 거룩한 계약을 모독하느니
차라리 죽기로 작정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죽어 갔다.
64 크나큰 진노가 이스라엘 위에 내린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19(118),53.61.134.150.155.158(◎ 88 참조)

◎ 주님, 저를 살려 주소서. 당신 법을 지키리이다.
○ 악인들 때문에 분노가 치미나이다. 그들은 당신 가르침을 저버렸나이다. ◎
○ 죄인들의 올가미가 저를 휘감아도, 저는 당신 가르침을 잊지 않았나이다. ◎
○ 사람들의 억압에서 저를 구하소서. 저는 당신 규정을 지키리이다. ◎
○ 당신 가르침을 멀리하는 저들, 사악한 박해자들이 다가왔나이다. ◎
○ 악인들은 당신 법령을 따르지 않았기에, 저들에게는 구원이 멀리 있나이다. ◎
○ 당신 말씀을 지키지 않는 저들, 그 배신자들 보며 저는 역겨워하나이다. ◎

복음 환호송요한 8,12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 알렐루야.

복음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주님,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8,35-43
35 예수님께서 예리코에 가까이 이르셨을 때의 일이다.
어떤 눈먼 이가 길가에 앉아 구걸하고 있다가,
36 군중이 지나가는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37 사람들이 그에게 “나자렛 사람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 하고 알려 주자,
38 그가 “예수님,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부르짖었다.
39 앞서 가던 이들이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지만,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40 예수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데려오라고 분부하셨다.
그가 가까이 다가오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물으셨다.
41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그가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였다.
42 예수님께서 그에게 “다시 보아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고 이르시니,
43 그가 즉시 다시 보게 되었다. 그는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을 따랐다.
군중도 모두 그것을 보고 하느님께 찬미를 드렸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지극히 높으신 주님께 바치는 이 예물을 굽어보시어
저희가 오롯이 주님을 사랑하며 살다가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73(72),28

저는 하느님 곁에 있어 행복하옵니다. 주 하느님을 피신처로 삼으리이다.
<또는>
마르 11,23.24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기도하며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미 받은 줄로 믿어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지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이 거룩하신 성체를 받아 모시고 간절히 비오니
성자께서 당신 자신을 기억하여 거행하라 명하신 이 성사로
저희가 언제나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이번 주는 제1독서로 마카베오기 상권을 읽습니다. 이 책은 현대의 그리스도인에게 무엇을 시사합니까?
마카베오기는 상권과 하권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기원전 176년부터 134년까지 펼쳐진 이스라엘의 역사를 다룹니다. 이는 헬레니즘 시대 그리스계 왕조 셀레우코스 4세 통치 말기부터 유다의 대사제 요한 히르카노스의 즉위까지 해당합니다. 하느님에 대한 신앙을 짓밟았던 비유다계 출신 왕조의 통치부터 유다계 왕조가 재정립되는 역사적 종교적 과정을 서술하기 때문에, 교회 전통은 이 두 책을 ‘역사서’로 분류합니다.
한편 마카베오기 상권은 그리스계 왕조에 대항하였던 유다 마카베오와 그의 두 형제의 무용담을 차례로 엮은 삼부작 드라마입니다. 오늘 제1독서(1마카 1장)는 유다 지방에 그리스 관습과 문화, 곧 이교 풍습을 강요한 안티오코스 에피파네스 4세의 불경한 작태를 고발합니다. 마카베오기 상권 2장부터는 마타티아스 사제와 그의 세 아들(유다 마카베오, 요나탄, 시몬)의 반란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이 이야기는 하느님께서 이스라엘과 맺으신 시나이 계약과 율법을 수호하는 것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방 출신 왕조의 핍박과 박해 앞에서 유다인들이 하느님에 대한 신앙을 지키고 계약의 수혜자가 되는 길은 철저한 율법 준수와 폭력까지도 마다하지 않는 이교 풍습의 거부로 제시됩니다.
그러면 오늘의 그리스도인에게 ‘율법 준수’처럼 다른 것과 타협하지 말아야 할 신앙적 가치는 무엇입니까? 복음 정신과 반대되는 현대의 ‘이교 풍습’은 모든 것을 돈과 실적으로만 환산하려는 세속적 유혹이 아닐까요? 

(김상우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