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9일 금요일
[백] 성탄 팔일 축제 제5일
입당송 요한 3,16
본기도
제1독서
<자기 형제를 사랑하는 사람은 빛 속에 머무릅니다.>2,3-11
화답송시편 96(95),1-2ㄱ.2ㄴ-3.5ㄴ-6(◎ 11ㄱ)
복음 환호송루카 2,32 참조
복음
<그리스도는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십니다.>2,22-35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 성탄 감사송 1 : 빛이신 그리스도>영성체송 루카 1,78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시메온은, 죽기 전에 그리스도를 꼭 만나게 될 것이라는 성령의 약속을 믿으며, 그때를 간절히 기다리던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날 성령에 이끌려 성전으로 들어가게 된 시메온은 마리아의 품에 안긴 아기가 자신이 그토록 기다려 온 이스라엘의 메시아이심을 알아봅니다. 그 귀중한 존재를 자신의 두 팔에 받아 안고, 눈을 마주치며, 성령께서 약속하신 위로와 구원의 때가 다가왔음을 온몸으로 깨닫습니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시메온은 ‘계시의 빛’이며 ‘이스라엘의 영광’으로 오신 분의 모습을 자기 눈에 직접 담을 수 있었던, 참으로 복된 사람이었습니다.
우리에게도 예수님을 직접 뵐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단 한 번만이라도 주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의 약한 믿음이 더욱 굳건하여질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그러나 이천 년 전 예수님을 목격한 이들 모두가 그분을 구세주로 받아들이지는 않았음을 떠올려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 앞에서 그토록 많은 표징을 일으키셨지만, 그들은 그분을 믿지 않았다”(요한 12,37). 이는 눈으로 보는 것이 반드시 신앙과 곧바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비록 육의 눈이 그분을 보지는 못하더라도, 이미 본 사람들의 증언으로 그분을 알게 되고 또 믿게 된 우리는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요한 20,29). 중요한 것은 결국 ‘신앙의 눈’이 아닐까요? 이천 년 전 예수님을 목격한 이들의 생생한 증언은 성경 말씀으로 남아, 우리가 영의 눈으로 그분을 바라볼 수 있게 하여 줍니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신 아버지의 외아드님으로서 지니신 영광을 보았다”(요한 1,14). 이 말씀은 당대의 목격 증인들뿐만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가 그분의 영광을 바라보았음을 세상에 전하는 신앙 고백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