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1월 01일 월요일

[백]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세계 평화의 날)

교회는 해마다 1월 1일을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로 지내고 있다. 성모 마리아께 ‘하느님의 어머니’를 뜻하는 ‘천주의 성모’라는 칭호를 공식적으로 부여한 것은 에페소 공의회(431년)이다. 지역마다 서로 다른 날짜에 기념해 오던 이 축일은 에페소 공의회 1500주년인 1931년부터 보편 교회의 축일이 되었고, 1970년부터 모든 교회에서 해마다 1월 1일에 지내고 있다. 또한 성 바오로 6세 교황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을 1968년부터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하는 ‘세계 평화의 날’로 정하였다.

오늘 전례 

오늘은 새해 첫날입니다. 우리는 해마다 새해 첫날을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로 지냅니다. 올해도 한결같이 우리 신앙의 모범이신 성모 마리아를 본받아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가기로 다짐하고, 세계 평화를 기원하며 성모님의 전구를 청합시다.

입당송 

거룩하신 어머니, 찬미받으소서. 당신은 하늘과 땅을 영원히 다스리시는 임금님을 낳으셨나이다.
<또는>
이사 9,1.5; 루카 1,33 참조
오늘 우리 위에 빛이 비치고, 주님이 우리에게 태어나셨네. 주님은 놀라운 하느님, 평화의 임금님, 영원한 아버지라 불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으리라.

본기도 

하느님,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출산을 통하여
인류에게 영원한 구원의 은혜를 베푸셨으니
언제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시는 성모 마리아의 전구로
저희가 생명의 근원이신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살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성부와 …….

제1독서

<이스라엘 자손들 위로 나의 이름을 부르면 내가 그들에게 복을 내리겠다.>
▥ 민수기의 말씀입니다.
6,22-27
22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23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일러라.
‘너희는 이렇게 말하면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축복하여라.
24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 주시리라.
25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26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
27 그들이 이렇게 이스라엘 자손들 위로 나의 이름을 부르면,
내가 그들에게 복을 내리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67(66),2-3.5.6과 8(◎ 2ㄱ)

◎ 하느님은 자비를 베푸시고 저희에게 복을 내리소서.
○ 하느님은 자비를 베푸시고 저희에게 복을 내리소서. 당신 얼굴을 저희에게 비추소서. 당신의 길을 세상이 알고, 당신의 구원을 만민이 알게 하소서. ◎
○ 당신이 민족들을 올바로 심판하시고 세상의 겨레들을 이끄시니, 겨레들이 기뻐하고 환호하리이다. ◎
○ 하느님, 민족들이 당신을 찬송하게 하소서. 모든 민족들이 당신을 찬송하게 하소서. 하느님은 우리에게 복을 내리시리라. 세상 끝 모든 곳이 그분을 경외하리라. ◎

제2독서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드님을 보내시어 여인에게서 태어나게 하셨다.>
▥ 사도 바오로의 갈라티아서 말씀입니다.
4,4-7
형제 여러분, 4 때가 차자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드님을 보내시어
여인에게서 태어나 율법 아래 놓이게 하셨습니다.
5 율법 아래 있는 이들을 속량하시어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 되는 자격을 얻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6 진정 여러분이 자녀이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의 영을 우리 마음 안에 보내 주셨습니다.
그 영께서 “아빠! 아버지!” 하고 외치고 계십니다.
7 그러므로 그대는 더 이상 종이 아니라 자녀입니다.
그리고 자녀라면 하느님께서 세워 주신 상속자이기도 합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히브 1,1-2 참조

◎ 알렐루야.
○ 하느님이 예전에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조상들에게 여러 번 말씀하셨지만 이 마지막 때에는 아드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네.
◎ 알렐루야.

복음

<목자들은 마리아와 요셉과 아기를 찾아냈다. 여드레 뒤 그 아기는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6-21
그때에 목자들이 베들레헴으로 16 서둘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운 아기를 찾아냈다.
17 목자들은 아기를 보고 나서, 그 아기에 관하여 들은 말을 알려 주었다.
18 그것을 들은 이들은 모두 목자들이 자기들에게 전한 말에 놀라워하였다.
19 그러나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20 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대로 듣고 본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
21 여드레가 차서 아기에게 할례를 베풀게 되자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그것은 아기가 잉태되기 전에 천사가 일러 준 이름이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은총의 샘이신 주님,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저희를 굽어살피시어, 성령의 도우심으로 그리스도인 공동체 안에서 여러 가지 은사를 깨닫고, 다양한 전통과 예법의 풍요로움을 발견하게 하소서.

2.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의로우신 주님, 그리스도인들과 이웃 종교인들은 물론 선의의 모든 사람을 이끌어 주시어, 세계 평화와 정의를 위하여 저마다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게 하소서.

3. 난임과 불임으로 고통받고 있는 부부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이신 주님, 난임과 불임으로 고통받는 부부들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자녀 출산의 기쁨을 누리게 하시고, 이들이 선택의 순간에 비윤리적인 보조 생식술의 유혹을 물리치게 하시며, 생명 존중의 길로 나아가도록 이끌어 주소서.

4.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일치의 주님, 저희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굽어살피시어, 주님의 은총을 깊이 깨닫고 자신의 사명과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예물 기도 

하느님,
온갖 좋은 일을 시작하시고 완성하시니
저희가 즐거운 마음으로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을 지내며
새 시대를 열어 주신 하느님의 은총을 찬양하고
그 은총의 완성을 기뻐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복되신 동정 마리아 감사송 1 : 어머니이신 마리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하고
복되신 평생 동정 마리아 ( ) 축일에
아버지를 찬송하고 찬양하고 찬미함은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성모님께서는 성령으로 외아들을 잉태하시고
동정의 영광을 간직한 채
영원한 빛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낳으셨나이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천사들이 주님의 위엄을 찬미하고
주품천사들이 흠숭하며 권품천사들이 두려워하고
하늘 위 하늘의 능품천사들과 복된 세라핌이
다 함께 예배하며 환호하오니
저희도 그들과 소리를 모아 삼가 주님을 찬양하나이다.

영성체송 히브 13,8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도 오늘도 또 영원히 같은 분이시다.

영성체 후 묵상 

새해 첫날 우리도 이런 말로 서로 축복합시다.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 주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즐거운 마음으로 천상 성사를 받고 비오니
평생 동정이신 성모 마리아를
성자의 어머니요 교회의 어머니로 공경하는 저희가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교회는 예수님의 두 가지 본성(참하느님과 참사람)에 대한 깊은 신학적 성찰을 통하여 성모님을 ‘하느님의 어머니’로 선포합니다. 만일 성모님을 ‘하느님의 어머니’로 인정하지 않으면, 예수님의 신성(참하느님)이 부정되기 때문입니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 교리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고자 어떤 선택까지 하실 수 있는지 잘 보여 줍니다.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견고하며 절대로 끊을 수 없는 관계는 어떤 관계일까요? 바로 혈연관계입니다. 성모님께서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셨다는 것은, 예수님의 탄생으로 말미암아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화되었음을 의미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통하여 가장 친밀하고 절대로 끊어 놓을 수 없는 관계, 가장 강하고 견고한 관계를 우리 모두와 맺으시기를 바라십니다. 제2독서는 이와 같은 하느님의 열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선포합니다. “진정 여러분이 자녀이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의 영을 우리 마음 안에 보내 주셨습니다. 그 영께서 ‘아빠! 아버지!’ 하고 외치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그대는 더 이상 종이 아니라 자녀입니다. 그리고 자녀라면 하느님께서 세워 주신 상속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모두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하느님께 소중한 존재들입니다.
“여드레가 차서 아기에게 할례를 베풀게 되자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그것은 아기가 잉태되기 전에 천사가 일러 준 이름이었다.” 성모님께서는 아기의 이름을 “예수”라고 지으십니다. 가브리엘 천사를 통하여 당신께 전하여진 하느님의 모든 말씀에 순명하시는 성모님의 겸손을 엿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은 성모님께서 보여 주신 모범처럼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며 사는 것입니다. 

(김재덕 베드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