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31일 일요일
[백]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가정 성화 주간)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부터 해마다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부터 한 주간을 ‘가정 성화 주간’으로 지내고 있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가정 공동체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가운데 사랑이 넘치는 보금자리로 가꾸어 나가게 하려는 것이다.
오늘 전례
오늘은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입니다. 나자렛의 성가정을 본받아 우리도 주님을 가정의 중심에 모시고 가족이 화목하게 살아가도록 합시다. 또한 해체된 가정과 위기를 겪는 가정에 주님께서 은총을 내리시어, 주님 안에서 사랑으로 하나 되게 하여 주시기를 청합시다.
입당송 루카 2,16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주님을 경외하는 이는 아버지를 공경한다.>3,2-6.12-14
15,1-6; 21,1-3
화답송시편 128(127),1-2.3.4-5(◎ 1)
제2독서
<주님과 함께하는 가정생활>3,12-21
11,8.11-12.17-19
복음 환호송콜로 3,15.16
복음
<아기는 자라면서 지혜가 충만해졌다.>2,22-40
2,22.39-40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거룩하신 주님, 성가정의 모범을 따르려는 교회를 굽어보시어, 겸손과 온유와 인내로 세상 모든 이에게 그리스도의 향기와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소서.
2. 세계 경제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의로우신 주님, 세계의 경제를 이끄는 이들을 살펴 주시어, 그들이 경제적 이익에 앞서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지키는 데 힘을 모으고, 인류 공동선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게 하소서.
3. 홀몸 노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도움이신 주님, 홀로 살아가는 노인들을 굽어살피시어, 추위에서 보호하시고, 저희는 사회 안에서 그들을 알아보고 먼저 다가가 따뜻한 손길을 펼치게 하소서.
4. 본당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인자하신 주님, 저희 본당 공동체를 축복하시어, 지혜를 다하여 서로 가르치고 타이르며, 무슨 말이나 행동이든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고 주님을 찬미 찬송하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 성탄 감사송 1 : 빛이신 그리스도>영성체송 바룩 3,38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성가정을 통하여 참된 삶의 모범을 보여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노래합시다. “행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 그분의 길을 걷는 모든 사람! …… 주님은 시온에서 너에게 복을 내리시리라. 너는 한평생 모든 날에, 예루살렘의 번영을 보리라.”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우리는 예수님과 성모님, 그리고 요셉 성인께서 이루신 성가정을 기억합니다. 교회는 모든 신앙인 가정의 모범이 되는 성가정의 성덕과 사랑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마태오와 루카 복음서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살펴보면, 이 가정은 처음 꾸려지는 과정부터 그리 순탄하여 보이지 않습니다. 마리아는 약혼자 요셉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아이를 잉태하는 난감한 상황에 놓였고, 요셉은 그런 여인을 아내로 맞아들여야 하였습니다. 출산한 뒤에도 그들은 천사의 명령에 따라 이곳저곳으로 피신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어야 하였습니다. 이는 기쁨과 행복이 흘러넘치는 화목한 가정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럼에도 예수, 마리아, 요셉의 가정을 우리 가정의 모범으로 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하느님께서 당신의 뜻을 실현하시도록, 그분께 가정의 중심 자리를 내드렸기 때문입니다. 마리아는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자신에게 일어난 잉태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요셉도 당황스러울 법한 그 모든 상황에서 자기 뜻을 앞세우지 않고 늘 주님의 뜻을 따르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이처럼 그들은 하느님의 뜻을 찾고 그 뜻에 순종하는 것을 가정생활에서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지침으로 여겼습니다.
우리는 오늘부터 시작되는 한 주간을 ‘가정 성화 주간’으로 지냅니다. 성가정을 본받고자 하는 우리 가정도 마찬가지로 하느님 중심의 가정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날 많은 신앙인 가정이 위기에 놓이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그 가정에 바라시는 하느님 뜻을 찾으려고 애써 노력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가족 구성원들이 한데 모여 기도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가족이 함께 바치는 기도 안에 하느님께서 머무실 자리를 내드림으로써 우리 가정은 나날이 거룩하여질 것입니다. 성화된 가정은 우리가 희망하는 하느님 나라를 미리 맛보는 장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