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1월 06일 토요일
[백] 주님 공현 대축일 - 전야 미사
‘주님 공현 대축일’은 또 하나의 ‘주님 성탄 대축일’이라고도 한다. 동방의 세 박사가 아기 예수님께 경배하러 간 것을 기념하는 날로, 이를 통하여 인류의 구세주이신 예수님의 탄생이 세상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님 공현 대축일을 해마다 1월 2일과 8일 사이의 주일에 지내고 있다.
이 미사는 대축일 전날 저녁, 제1 저녁 기도 앞이나 뒤에 드린다.
오늘 전례
오늘은 주님 공현 대축일입니다. 인류의 빛이신 주님께서 모든 민족들에게 당신 자신을 드러내 보이신 날입니다. 주님의 별을 보고 예물을 가지고 경배하러 온 동방 박사들처럼, 우리도 주님을 구세주로 고백하며 사랑의 실천으로 주님께 맞갖은 예물을 드립시다.
입당송 바룩 5,5 참조
본기도
제1독서
<주님의 영광이 네 위에 떠올랐다.>60,1-6
화답송시편 72(71),1-2.7-8.10-11.12-13(◎ 11 참조)
제2독서
<지금은 그리스도의 신비가 계시되었습니다. 곧 다른 민족들도 약속의 공동 상속자가 된다는 것입니다.>3,2.3ㄴ.5-6
복음 환호송마태 2,2 참조
복음
<우리는 동방에서 임금님께 경배하러 왔습니다.>2,1-12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구원자이신 주님, 별의 인도로 동방 박사들에게 구세주의 탄생을 알아보게 하셨으니, 교회가 세상 속에서 별이 되어 예수 그리스도를 찾는 이들을 올바로 이끌게 하소서.
2. 세계 지도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통치자이신 주님, 세계 지도자들을 굽어살피시어, 오늘날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후 위기와 보건 위기를 깊이 성찰하며, 서로 대화하고 협력하여 화합의 기회로 삼게 하소서.
3. 장애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신체적 정신적 장애로 생활의 불편을 겪는 이들을 보살펴 주시고, 비장애인들이 참된 형제애로 그들과 함께하며 그들의 권익을 위하여 힘을 모으게 하소서.
4. 본당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인도자이신 주님, 저희 본당 공동체를 이끌어 주시어, 예수님의 빛을 찾아 나선 동방 박사들처럼, 잠시 쉬고 있는 냉담 교우들이 다시 주님의 빛을 찾도록 힘을 모으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 공현 감사송 : 인류의 빛이신 그리스도>영성체송 묵시 21,23.24 참조
영성체 후 묵상
동방 박사들은 별을 보고 먼 길을 떠나 마침내 베들레헴에 이르러,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땅에 엎드려 경배합니다. 만민의 빛이신 주님을 따르는 우리 교회도 이 땅에서 빛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네 눈을 들어 주위를 둘러보아라. 그들이 모두 모여 네게로 온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동방 박사들을 예루살렘으로 안내한 것도, 예루살렘에서 아기 예수님께서 계신 베들레헴으로 안내한 것도 별이었습니다. 별은 처음부터 동방 박사들을 베들레헴으로 안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을 곧장 베들레헴으로 안내하지 않고 왜 예루살렘에 들르게 하였을까요? 동방 박사들은 예루살렘에 들러 헤로데와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게 됩니다. “유다 베들레헴입니다. 사실 예언자가 이렇게 기록해 놓았습니다. ‘유다 땅 베들레헴아, 너는 유다의 주요 고을 가운데 결코 가장 작은 고을이 아니다. 너에게서 통치자가 나와, 내 백성 이스라엘을 보살피리라.’” 박사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듣게 된 뒤에, 별은 그들을 베들레헴으로 안내합니다. 동방에서 본 별은 그들을 앞서가다가, 아기가 있는 곳 위에 이르러 멈추었습니다.
마태오 복음서 저자는 별과 동방 박사들의 모습을 통하여 중요한 메시지 하나를 알려 줍니다. 말씀을 듣지 않는 삶이라도 예루살렘까지는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는 예수님께서 계시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계신 베들레헴으로 가려면 반드시 ‘하느님의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말씀을 듣지 않는 신앙생활의 종착지도 예루살렘입니다. 봉사를 통하여, 교우들과 맺는 좋은 관계를 통하여 얻는 기쁨도 예루살렘에서 얻는 기쁨일 뿐입니다. 살아 계신 예수님을 만나는 기쁨을 얻으려면 베들레헴으로 나아가는 여정이 있어야 합니다. 날마다 봉헌되는 미사에는 베들레헴으로 안내하여 주는 은총이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성체 안에 살아 계시는 예수님을 만나는 신비가 미사 안에 담겨 있습니다. 만일 미사를 드려도 살아 계신 예수님을 체험하지 못한다면, 그 이유는 말씀을 ‘듣는 마음’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십시오. 그분의 말씀은 온 세상의 주님이신 예수님을 만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