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2월 14일 수요일
[자] 재의 수요일
‘재의 수요일’은 사순 시기를 시작하는 날이다. 교회가 이날 참회의 상징으로 재를 축복하여 신자들의 머리에 얹는 예식을 거행하는 데에서 ‘재의 수요일’이라는 명칭이 생겨났다. 이 재의 예식에서는 지난해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축복한 나뭇가지를 태워 만든 재를 신자들의 이마나 머리에 얹음으로써, ‘사람은 흙에서 왔고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창세 3,19 참조)라는 가르침을 깨닫게 해 준다. 재의 수요일에는 단식재와 금육재를 함께 지킨다.
오늘 전례
오늘은 재의 수요일입니다.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라는 재의 예식 말씀을 묵상하며 주님께 간절히 청합시다. “저희가 모르고 죄를 지었을지라도 뉘우치며 살고자 하오니, 갑자기 죽음을 맞지 않게 하시고, 회개할 시간을 주소서.”
입당송 지혜 11,23.24.26 참조
본기도
제1독서
<너희는 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2,12-18
화답송시편 51(50),3-4.5-6ㄱㄴ.12-13.14와 17(◎ 3ㄱ 참조)
제2독서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입니다.>5,20─6,2
복음 환호송시편 95(94),7.8
복음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6,1-6.16-18
재의 축복과 재를 머리에 얹는 예식
<또는>
<또는>
첫째 따름 노래
둘째 따름 노래 요엘 2,17; 에스 4,17⑩ 참조
셋째 따름 노래 시편 51(50),3
응송 바룩 3,2; 시편 79(78),9 참조
갑자기 죽음을 맞지 않게 하시고, 회개할 시간을 주소서. *
주님, 당신께 죄를 지었사오니,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주님 이름의 영광을 위하여 저희를 구하소서.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은총의 샘이신 주님, 하느님과 참된 화해를 이루도록 특별히 초대된 교회를 굽어살피시어, 이 은혜의 때에 진정한 회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주소서.
2.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오래도록 분단의 고통을 겪고 있는 저희 겨레를 도와주시어, 남북이 화해의 길로 나아가며 교류의 문을 열고 일치를 위하여 협력하게 하소서.
3. 굶주리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온유하신 주님, 오늘날 물질적 풍요에도 굶주리는 이들을 보살펴 주시어, 저희가 그들을 찾아 나눔을 실천하며 조화로운 삶을 이루게 하소서.
4. 지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인도자이신 주님, 저희 지역 사회를 굽어살피시어, 급변하는 사회 문화 속에서 지역의 고유성을 지키며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살기 좋은 곳이 되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사순 감사송 3 : 절제>영성체송 시편 1,2-3 참조
영성체 후 묵상
하느님과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서 바오로 사도는 간곡히 권고합니다.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입니다. 지금이 바로 구원의 날입니다.” 위선자들처럼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다가 세상 사람들에게 우셋거리와 이야깃거리가 되지 않도록, 주님께서 당신 소유인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시기를 청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백성을 위한 기도
<파견 때 사제는, 교우들을 바라보고 서서 그들을 향하여 팔을 펴 들고, 이 기도를 바친다.>오늘의 묵상
그리스도인의 마음을 정화하며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 시기가 머리에 재를 얹는 예식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하느님과 소원하던 관계를 되돌아보고 주님과 화해하는 은혜로운 때입니다. 교회는 사순 시기를 지내며 유다인들이 늘 실천하였던 “의로운 일”, 곧 기도와 단식과 자선을 진지하고 경건하게 실천하도록 권고합니다. 기도와 자선과 단식은 하느님과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 나 자신과의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의로운 일을 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도로 하느님과 더 깊은 관계를 맺고, 자선으로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며, 단식으로 악습을 잘라 내고, 쾌락을 절제하며, 자신을 이겨 내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이 세 가지 신앙적 행위의 핵심이 이를 행할 때의 마음가짐임을 분명히 말합니다. 이 세 가지는 내적 생활로 나아가게 하는 정신이지 겉으로 보여 주어야 하는 실천 사항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의로운 일을 숨어서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께서 갚아 주실 것이라고 하십니다.
의로운 일이 알려지고 드러났을 때 세상에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일이 알려지는 것과, 그 일을 한 자신을 드러내고자 스스로 세상에 알리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사실 이런 일들은 드러나지 않을수록 더욱 빛이 납니다. 참다운 애덕을 실천하는 사람은 그 선행을 자신을 뽐내는 도구로 쓰지 않습니다. 사랑을 베푸는 행위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고, 사랑을 받는 이를 소중하게 여깁니다. 유명 인사가 자신의 선행을 드러내려고 내놓는 거액의 자선보다, 이름 모를 식당 주인이 배고픈 형제를 위하여 남몰래 베푼 사랑이 훨씬 크고 따뜻한 감동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