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30일 목요일

[녹] 연중 제8주간 목요일

입당송 시편 18(17),19-20

주님은 내 버팀목 되어 주셨네. 내가 그분 마음에 들었기에, 넓은 들로 이끄시어 나를 구하셨네.

본기도 

주님,
이 세상을 정의와 평화로 이끌어 주시고
교회가 자유로이 주님을 섬길 수 있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여러분은 임금의 사제단이며 거룩한 민족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을 불러내신 하느님의 위업을 선포하게 되었습니다.>
▥ 베드로 1서의 말씀입니다.
2,2-5.9-12
사랑하는 여러분,
2 갓난아이처럼 영적이고 순수한 젖을 갈망하십시오.
그러면 그것으로 자라나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
3 주님께서 얼마나 인자하신지 여러분은 이미 맛보았습니다.
4 주님께 나아가십시오. 그분은 살아 있는 돌이십니다.
사람들에게는 버림을 받았지만 하느님께는 선택된 값진 돌이십니다.
5 여러분도 살아 있는 돌로서 영적 집을 짓는 데에 쓰이도록 하십시오.
그리하여 하느님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바치는 거룩한 사제단이 되십시오.
9 여러분은 “선택된 겨레고 임금의 사제단이며 거룩한 민족이고
그분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여러분을 어둠에서 불러내어
당신의 놀라운 빛 속으로 이끌어 주신 분의 “위업을 선포하게 되었습니다.”
10 여러분은 한때 하느님의 백성이 아니었지만 이제는 그분의 백성입니다.
여러분은 자비를 입지 못한 자들이었지만
이제는 자비를 입은 사람들입니다.
11 사랑하는 여러분, 이방인과 나그네로 사는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영혼을 거슬러 싸움을 벌이는 육적인 욕망들을 멀리하십시오.
12 이교인들 가운데에 살면서 바르게 처신하십시오.
그래야 악을 저지르는 자들이라고 여러분을 중상하는 그들도
여러분의 착한 행실을 지켜보고,
하느님께서 찾아오시는 날에 그분을 찬양하게 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00(99),1-2.3.4.5(◎ 2ㄴ 참조)

◎ 환호하며 주님 앞에 나아가라.
○ 온 세상아, 주님께 환성 올려라. 기뻐하며 주님을 섬겨라. 환호하며 그분 앞에 나아가라. ◎
○ 너희는 알아라, 주님은 하느님이시다. 그분이 우리를 지으셨으니 우리는 그분의 것, 그분의 백성, 그분 목장의 양 떼라네. ◎
○ 감사하며 그분 문으로 들어가라. 찬양하며 그분 앞뜰로 들어가라. 그분을 찬송하며 그 이름 찬미하여라. ◎
○ 주님은 참으로 좋으시고, 그분 자애는 영원하시며, 그분 진실은 대대에 이르신다. ◎

복음 환호송요한 8,12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 알렐루야.

복음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46ㄴ-52
그 무렵 46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많은 군중과 더불어 예리코를 떠나실 때에,
티매오의 아들 바르티매오라는 눈먼 거지가 길가에 앉아 있다가,
47 나자렛 사람 예수님이라는 소리를 듣고,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치기 시작하였다.
48 그래서 많은 이가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지만,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49 예수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불러오너라.” 하셨다.
사람들이 그를 부르며,
“용기를 내어 일어나게. 예수님께서 당신을 부르시네.” 하고 말하였다.
50 그는 겉옷을 벗어 던지고 벌떡 일어나 예수님께 갔다.
51 예수님께서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 눈먼 이가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였다.
52 예수님께서 그에게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고 이르시니,
그가 곧 다시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예수님을 따라 길을 나섰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하느님,
하느님께 봉헌할 예물을 마련해 주시고
이 예물을 저희 정성으로 받아 주시니
자비를 베푸시어
이 제사를 저희 공로로 여기시고
더 많은 상급을 내려 주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13(12),6 참조

은혜를 베푸신 주님께 노래하리이다. 지극히 높으신 주님 이름 찬양하리이다.
<또는>
마태 28,20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구원의 성체를 받아 모시고 자비를 간청하오니
현세에서 저희를 길러 주는 이 성사로
저희가 영원한 생명을 얻어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바르티매오는 길에 앉아 있던 눈먼 거지였습니다. 어느 날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는 소리를 듣자 곧바로 외칩니다. 사람들이 그를 말리고 비난하지만 그는 온 힘을 다하여 소리칩니다. 이 장면은 신앙의 여정에서 품게 되는 몇 가지 질문에 답을 제시하여 줍니다. 왜 하느님께서는 간절히 도움을 청하는 이들을 그냥 지나치시는지, 더욱이 주위의 방해와 비난으로 우리의 갈망을 좌절시키시는지 알려 주기 때문입니다.
그 답은 이렇습니다. 단 한 번의 기도나 가르침으로 모든 것이 마술처럼 해결되는 방식은 인간을 진정으로 구원하지 못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고난과 시련 속에 인간을 내버려두시는 듯하지만 그 시간은 거꾸로 하느님께서 인간을 기다리시는 시간입니다. 우리의 갈망과 염원이 더욱 굳어지고 깊어지도록 기다리시는 밀도 높은 집중의 시간인 것입니다.
마침내 예수님께서는 “그를 불러오너라.” 하신 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하고 물으십니다. 그의 소망은 다시 보는 것이었습니다. 이때 쓰인 그리스 말 ‘아나블레포’는 ‘시력을 되찾음’을 의미하지만 ‘위를 향하여(´아나´) 보다(´블레포´)’라는 뜻도 있습니다. 인간에게 참으로 필요한 것은 물리적 치유만이 아니라 하느님과 친밀한 관계에 들어가는 것, 곧 초월을 향하여 위로 시선을 향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자기 운명을 비관하지 않고 구원을 기다려 온 사람들은, 구원이 다가왔을 때 그것을 바로 알아봅니다. 보지 못하던 눈먼 이는 이제 “어둠에서 불러내어 당신의 놀라운 빛 속으로 이끌어 주신 분”을 알아보고 따라나섭니다. ‘길 위에’ 앉아 구원을 기다리던 눈먼 이는 이제 그분을 따르는 ‘길에’ 들어서게 된 것입니다.

(김혜윤 베아트릭스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