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 목요일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이날은 동방 교회의 신자들과 함께, 성모님께서 원죄 없이 잉태되실 때 은총을 가득히 채워 주신 그 성령의 감도로 성모님께서 아기 때부터 하느님께 봉헌되신 것을 기리는 날이다. 성모님의 부모인 요아킴과 안나는 성모님께서 세 살 되시던 해에 성전에서 하느님께 성모님을 바쳤다고 전해 온다. 이날은 본디 6세기 중엽 예루살렘 성전 가까이에 세워진 새로운 성모 성당의 봉헌을 기념하는 날이었는데, 1472년 식스토 4세 교황께서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로 선포하셨다.
입당송
본기도
제1독서
<딸 시온아, 즐거워하여라. 내가 이제 가서 머무르리라.>2,14-17
화답송루카 1,46ㄴ-47.48-49.50-51.52-53.54-55
복음 환호송루카 11,28 참조
복음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이르셨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12,46-50
예물 기도
동정녀에게서 태어나신 성자께서
어머니의 순결을 손상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거룩하게 하셨으니
저희가 성자의 인성으로 도움을 받고 죄에서 벗어나
주님 마음에 드는 제물을 바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복되신 동정 마리아 감사송 1 : 어머니이신 마리아>영성체송 루카 11,27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예수님과 성모님의 관계를 묵상하게 합니다. 예수님과 성모님께서는 특별한 관계를 맺으시고 있지만, 이 관계는 단순히 혈연관계에서 비롯한 것이 아니며, 하느님의 뜻에 대한 충실성에 근거한다고 말합니다. 성모님께서 예수님의 어머니이시며, 교회의 본보기로서 특별한 공경을 받으시는 이유는 그 누구보다 하느님 뜻에 순종하셨기 때문입니다.
이 복음은 우리도 인간적인 혈연 이기주의에서 벗어나도록 요청하는 듯합니다. 많은 부모가 자녀와 관련된 일 앞에서 하느님의 뜻이 뒤로 밀려나는 경험을 합니다. 또한 많은 경우 가족 특히 자식에 대한 사랑 때문에 죄인 줄 알면서도 잘못된 선택을 할 때가 있습니다. 자신은 복음적 삶에 따르는 역경과 환난에 맞설 각오가 되어 있지만, 자신의 자녀만큼은 이런 어려움 없이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죄인 줄 알면서도 가정의 안정과 안락을 위해서, 자녀의 미래를 위해서 옳지 않은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가족을 사랑하는 선한 마음이 죄의 동기가 되고 죄의 변명 거리로 전락해 버릴 때, 이는 사랑이 아니라 혈연 이기주의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오직 하느님 말씀을 따름으로써 진정한 부모의 사랑이 실현됩니다. 자녀에게 물질적 재산이나 사회적 지위나 세속적 처세가 아니라, 영적 유산을 남겨 주어야 합니다. 자녀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하느님 뜻에 따라 살아갈 수 있는 힘입니다. 곧 정직하고 올바르게 살아가는 곧은 마음, 다른 이에 대한 배려와 존중, 고통받는 이에 대한 공감과 연민, 영원한 가치를 볼 수 있는 지혜, 배려와 희생을 아는 성숙함 등입니다. 이 모든 것은 신앙을 바탕으로 하여 자라납니다. 신앙의 전달 안에서 부모와 자녀 관계는 거룩해지고, 진정한 의미의 성가정을 이루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