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녹] 연중 제33주간 토요일 또는
[홍] 성 클레멘스 1세 교황 순교자 또는
[백] 성 골룸바노 아빠스 또는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입당송 예레 29,11.12.14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재앙이 아니라 평화를 주노라. 나를 부르면 너희 기도를 들어 주고, 사로잡힌 너희를 모든 곳에서 데려오리라.

본기도 

주 하느님,
저희를 도와주시어
언제나 모든 선의 근원이신 주님을 기쁜 마음으로 섬기며
완전하고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그 두 예언자는 땅의 주민들을 괴롭혔습니다.>
▥ 요한 묵시록의 말씀입니다.
11,4-12
나 요한에게 이런 말씀이 들려왔습니다.
“여기 나의 두 증인이 있다.”
4 그들은 땅의 주님 앞에 서 있는 두 올리브 나무이며 두 등잔대입니다.
5 누가 그들을 해치려고 하면 그들의 입에서 불이 나와 그 원수들을 삼켜 버립니다.
누가 그들을 해치려고 하면, 그는 반드시 이렇게 죽임을 당하고 맙니다.
6 그들은 자기들이 예언하는 동안 비가 내리지 않게
하늘을 닫는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물을 피로 변하게 하고,
원할 때마다 온갖 재앙으로 이 땅을 치는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7 그러나 그들이 증언을 끝내면,
지하에서 올라오는 짐승이 그들과 싸워 이기고서는 그들을 죽일 것입니다.
8 그들의 주검은 그 큰 도성의 한길에 내버려질 것입니다.
그 도성은 영적으로 소돔이라고도 하고 이집트라고도 하는데,
그곳에서 그들의 주님도 십자가에 못 박히셨습니다.
9 모든 백성과 종족과 언어와 민족에 속한 사람들이
사흘 반 동안 그들의 주검을 바라보면서,
무덤에 묻히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10 땅의 주민들은 죽은 그들 때문에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서로 선물을 보낼 것입니다.
그 두 예언자가 땅의 주민들을 괴롭혔기 때문입니다.
11 그러나 사흘 반이 지난 뒤에 하느님에게서 생명의 숨이 나와 그들에게 들어가니,
그들이 제 발로 일어섰습니다.
그들을 쳐다본 사람들은 큰 두려움에 사로잡혔습니다.
12 그 두 예언자는 하늘에서부터,
“이리 올라오너라.” 하고 외치는 큰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원수들이 쳐다보고 있는 가운데,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44(143),1.2.9-10(◎ 1ㄱ)

◎ 나의 반석 주님은 찬미받으소서.
○ 나의 반석 주님은 찬미받으소서. 그분은 내 손가락에 싸움을, 내 손에 전쟁을 가르치셨네. ◎
○ 그분은 나의 힘, 나의 산성, 나의 성채, 나의 구원자, 나의 방패, 나의 피난처, 민족들을 내 밑에 굴복시키셨네. ◎
○ 하느님, 당신께 새로운 노래 부르오리다. 열 줄 수금으로 찬미 노래 부르오리다. 당신은 임금들을 구원하시고, 당신 종 다윗을 구하시나이다. ◎

복음 환호송2티모 1,10 참조

◎ 알렐루야.
○ 우리 구원자 그리스도 예수님은 죽음을 없애시고 복음으로 생명을 환히 보여 주셨네.
◎ 알렐루야.

복음

<하느님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0,27-40
그때에 27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 몇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물었다.
28 “스승님, 모세는 ‘어떤 사람의 형제가 자식 없이’아내를 남기고 ‘죽으면,
그 사람이 죽은 이의 아내를 맞아들여
형제의 후사를 일으켜 주어야 한다.’고
저희를 위하여 기록해 놓았습니다.
29 그런데 일곱 형제가 있었습니다.
맏이가 아내를 맞아들였는데 자식 없이 죽었습니다.
30 그래서 둘째가, 31 그다음에는 셋째가 그 여자를 맞아들였습니다.
그렇게 일곱이 모두 자식을 남기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32 마침내 그 부인도 죽었습니다.
33 그러면 부활 때에 그 여자는 그들 가운데 누구의 아내가 되겠습니까?
일곱이 다 그 여자를 아내로 맞아들였으니 말입니다.”
34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 세상 사람들은 장가도 들고 시집도 간다.
35 그러나 저세상에 참여하고
또 죽은 이들의 부활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받는 이들은
더 이상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을 것이다.
36 천사들과 같아져서 더 이상 죽는 일도 없다.
그들은 또한 부활에 동참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
37 그리고 죽은 이들이 되살아난다는 사실은,
모세도 떨기나무 대목에서 ‘주님은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라는 말로 이미 밝혀 주었다.
38 그분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사실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살아 있는 것이다.”
39 그러자 율법 학자 몇 사람이 “스승님, 잘 말씀하셨습니다.” 하였다.
40 사람들은 감히 그분께 더 이상 묻지 못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지극히 높으신 주님께 바치는 이 예물을 굽어보시어
저희가 오롯이 주님을 사랑하며 살다가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73(72),28

저는 하느님 곁에 있어 행복하옵니다. 주 하느님을 피신처로 삼으리이다.
<또는>
마르 11,23.24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기도하며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미 받은 줄로 믿어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지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이 거룩하신 성체를 받아 모시고 간절히 비오니
성자께서 당신 자신을 기억하여 거행하라 명하신 이 성사로
저희가 언제나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제1독서에서는 두 증인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이 두 증인은 바로 모세와 엘리야를 가리킵니다. “예언하는 동안 비가 내리지 않게 하늘을 닫는 권한”(묵시 11,6)은 아합 임금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면서 삼 년 동안 비와 이슬이 내리지 않게 한 엘리야를 떠올리게 하고(1열왕 17,1 참조), “물을 피로 변하게 하고, 원할 때마다 온갖 재앙으로 이 땅을 치는 권한”(묵시 11,6)을 가진 예언자는 이집트에 열 가지 재앙을 일으킨 모세를 떠올리게 합니다(탈출 7,14-12,13 참조).
이 두 예언자는 주님의 말씀을 세상에 전하며 자신의 사명을 다하였지만, 사명을 마친 뒤 지하의 짐승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도성 한길 가에 내버려집니다. 사흘 반 동안 무덤에 묻히지도 못합니다. 마치 악이 승리한 듯 보이고, 이 예언자들은 조롱거리가 됩니다. 불의한 자들은 예언자들의 죽음에 기뻐하고 즐거워합니다. 그러나 마지막에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예언자들을 일으키시고 하늘로 불러올리시어, 그들의 승리를 선언하실 것입니다.
이처럼 부활은 공정과 정의를 실현하실 하느님에 대한 희망입니다. 부활은 우리 삶의 마지막에 결국 선이 승리하고 악이 심판받으며 모든 것이 질서 잡힐 것이라는 희망입니다. 의인이 고통받고 악인이 승리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실의 부조리와 모순을 해결하실 분은 하느님뿐이십니다. 부활이 없다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노력은 아무 쓸모가 없을지 모릅니다. 하느님께서 계심과 그분께서 이루실 하느님 나라는 지금의 우리의 노력을 의미 있게 합니다. 부활에 대한 전망은 이 세상에서 정의를 위한 작은 노력이, 비록 큰 열매를 맺지 못하더라도, 완성으로 나아가는 밑거름이라는 것을 보증해 줍니다.

(최정훈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