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03일 화요일

[백]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 기념일

<로마 보편 전례력에 따라 2018년부터 기념일로 변경되었습니다.>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은 1506년 에스파냐 바스크 지방의 하비에르성에서 태어났다. 그는 프랑스 파리에서 공부하다가 만난 이냐시오 성인의 영향으로 수도 서원을 하였다. 1537년에 베네치아에서 사제가 된 그는 예수회 첫 번째 회원으로 자선 사업에 헌신하였고, 인도와 일본에서 열정적으로 선교하여 많은 이를 교회로 이끌었다. 선교를 위하여 중국으로 향하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는 1552년 12월 중국 땅이 바라보이는 샹추안섬에서 선종하였다.
1662년에 시성된 성인은 바오로 사도에 버금가는 위대한 선교사로 불린다. 수많은 위험과 역경을 딛고 먼 거리를 여행하며 선교에 힘썼기 때문이다. 1927년 비오 11세 교황께서 성인을 아기 예수의 데레사 성녀와 함께 ‘선교의 수호자’로 선포하셨다.

입당송 시편 18(17),50; 22(21),23

주님, 제가 민족들 앞에서 당신을 찬미하고, 당신 이름을 형제들에게 전하오리다.

본기도 

하느님, 복된 프란치스코의 설교로 많은 백성들을 부르셨으니
모든 신자들이 그 선교 열정으로 불타올라
거룩한 교회가 세상 어디서나 새로운 자녀들을 많이 얻어 기뻐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그 위에 주님의 영이 머무르리라.>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11,1-10
그날 1 이사이의 그루터기에서 햇순이 돋아나고 그 뿌리에서 새싹이 움트리라.
2 그 위에 주님의 영이 머무르리니
지혜와 슬기의 영, 경륜과 용맹의 영, 지식의 영과 주님을 경외함이다.
3 그는 주님을 경외함으로 흐뭇해하리라.
그는 자기 눈에 보이는 대로 판결하지 않고
자기 귀에 들리는 대로 심판하지 않으리라.
4 힘없는 이들을 정의로 재판하고
이 땅의 가련한 이들을 정당하게 심판하리라.
그는 자기 입에서 나오는 막대로 무뢰배를 내리치고
자기 입술에서 나오는 바람으로 악인을 죽이리라.
5 정의가 그의 허리를 두르는 띠가 되고
신의가 그의 몸을 두르는 띠가 되리라.
6 늑대가 새끼 양과 함께 살고 표범이 새끼 염소와 함께 지내리라.
송아지가 새끼 사자와 더불어 살쪄 가고 어린아이가 그들을 몰고 다니리라.
7 암소와 곰이 나란히 풀을 뜯고 그 새끼들이 함께 지내리라.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고
8 젖먹이가 독사 굴 위에서 장난하며
젖 떨어진 아이가 살무사 굴에 손을 디밀리라.
9 나의 거룩한 산 어디에서도
사람들은 악하게도 패덕하게도 행동하지 않으리니
바다를 덮는 물처럼 땅이 주님을 앎으로 가득할 것이기 때문이다.
10 그날에 이러한 일이 일어나리라.
이사이의 뿌리가 민족들의 깃발로 세워져
겨레들이 그에게 찾아들고 그의 거처는 영광스럽게 되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72(71),1-2.7-8.12-13.17(◎ 7ㄴㄷ 참조)

◎ 주님, 이 시대에 정의와 평화가 꽃피게 하소서.
○ 하느님, 당신의 공정을 임금에게, 당신의 정의를 임금의 아들에게 베푸소서. 그가 당신 백성을 정의로, 가련한 이들을 공정으로 다스리게 하소서. ◎
○ 저 달이 다할 그때까지, 정의와 큰 평화가 그의 시대에 꽃피게 하소서. 그가 바다에서 바다까지, 강에서 땅끝까지 다스리게 하소서. ◎
○ 그는 하소연하는 불쌍한 이를, 도와줄 사람 없는 가련한 이를 구원하나이다. 약한 이, 불쌍한 이에게 동정을 베풀고, 불쌍한 이들의 목숨을 살려 주나이다. ◎
○ 그의 이름 영원히 이어지며, 그의 이름 해처럼 솟아오르게 하소서. 세상 모든 민족들이 그를 통해 복을 받고, 그를 칭송하게 하소서. ◎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보라, 우리 주님이 권능을 떨치며 오시어 당신 종들의 눈을 밝혀 주시리라.
◎ 알렐루야.

복음

<예수님께서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신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21-24
21 그때에 예수님께서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며 말씀하셨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22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
그래서 아버지 외에는 아들이 누구인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버지께서 누구이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23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에게 따로 이르셨다.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24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예언자와 임금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려고 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들으려고 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기념일 독서(1코린 9,16-19.22-23)와 복음(마르 16,15-20ㄴ)을 봉독할 수 있다.>

예물 기도 

주님,
온 인류를 구원하려는 열망으로 머나먼 땅에 찾아온
복된 프란치스코를 기리며 드리는 이 예물을 받으시고
저희도 복음을 전하고 증언하여
많은 형제들과 함께 주님께 나아가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대림 감사송 1 : 그리스도의 두 차례 오심>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 비천한 인간으로 처음 오실 때에는
구약에 마련된 임무를 완수하시고
저희에게 영원한 구원의 길을 열어 주셨나이다.
그리고 빛나는 영광 중에 다시 오실 때에는
저희에게 반드시 상급을 주실 것이니
저희는 지금 깨어 그 약속을 기다리고 있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또는>
<성인 감사송 1 : 성인들의 영광>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성인들 가운데서 찬미를 받으시며
그들의 공로를 갚아 주시어 주님의 은총을 빛내시나이다.
또 성인들의 삶을 저희에게 모범으로 주시고
저희가 성인들과 하나 되게 하시며 그 기도의 도움을 받게 하시나이다.
저희는 이 위대한 증인에게서 힘을 얻고
악과 싸워서 승리를 거두고 나아갈 길을 끝까지 달려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들과 함께 영원히 시들지 않는 영광의 월계관을 받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성인들의 무리와 함께
저희도 주님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마태 10,27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너희에게 어두운 데에서 말하는 것을 너희는 밝은 데에서 말하여라. 너희가 귓속말로 들은 것을 지붕 위에서 선포하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하느님,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저희가 복된 프란치스코의 불타는 사랑을 본받아
하느님의 부르심을 따르고 복음에 충실하여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상급을 받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주일 학교 첫영성체 교리를 하다 보면 예비 신자 어른 교리 반과 사뭇 다른 모습이 보입니다. 성호경과 기도 손 하는 법, 기도문을 가르쳐 주면서 외워야 한다고 하면, 아이들은 다음 날부터 기도 손을 하고 기도문을 외우기 시작합니다. 서로 도와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른들은 “이걸 어떻게 다 외운대요? 부담돼서 세례 못 받겠네요.”라는 말부터 꺼냅니다. 첫영성체가 끝나면 아이들은 복사단이나 전례 봉사를 하고 싶어 하고, 대부분 제단에서 봉사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어른들은 세례 받고 난 뒤 봉사를 권유하면 바빠서 못한다고 하거나 오히려 냉담을 하기도 합니다. 똑같은 교리와 기도문과 하느님 말씀을 가르치는데, 아이들과 어른들이 받아들이는 모습은 많이 다릅니다. 왜 그럴까요?
복음에서 “철부지”(루카 10,21)로 옮긴 그리스 말은 ‘매우 어린 아이’나 ‘유아’를 뜻합니다. 어린아이는 아직 ‘지혜’와 ‘슬기’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부모를 무조건적으로 신뢰하고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와 함께 있는 것을 생명처럼 여깁니다. 부모의 말을 계산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고 따릅니다.
우리도 철부지처럼 단순하게 하느님을 따르면 어떨까요? 세상살이에서 얻는 지혜와 슬기가 하느님께 가는 발걸음을 멈추게 할 때마다, 하느님을 신뢰하며 그분과 함께하는 시간을 먼저 선택할 용기를 내면 좋겠습니다. 하루의 일과에서 기도 시간이 가장 소중한 시간이 될 때, 감추어 있던 하느님의 신비는 우리에게도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10,21). 아멘. 

(김재덕 베드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