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15일 토요일
[녹] 연중 제5주간 토요일 또는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입당송 시편 95(94),6-7 참조
본기도
제1독서
<주 하느님께서는 그를 에덴 동산에서 내치시어, 흙을 일구게 하셨다.>3,9-24
화답송시편 90(89),2.3-4.5-6.12-13(◎ 1)
복음 환호송마태 4,4
복음
<사람들은 배불리 먹었다.>8,1-10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107(106),8-9
마태 5,4.6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너 어디 있느냐?”(창세 3,9) 사람이 어디 있는지 모르시지 않는 분의 이 물음은 그가 당신 앞에 스스로 나서도록 기회를 주시려는 것 같습니다. 그를 하느님 앞에 나서지 못하게 한 것은 바로 죄입니다. 원조들의 이야기는 서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 연결해 있는 죄의 실제를 잘 보여 줍니다.
불순종이라는 태초의 죄에 연루된 세 공범은 서로에게 탓을 돌리기 바쁩니다. 사람은 여자를, 여자는 뱀을 탓하면서요. 더구나 사람은 “당신께서 저와 함께 살라고 주신 여자”(3,12)라는 말로 하느님까지 탓합니다. 그들은 저마다 남이 자신에게 한 잘못만 말하지 자신이 한 잘못된 행동은 인식하지도 인정하지도 않습니다. 사람과 여자의 근원적인 ‘탓’은 들어야 할 말씀을 듣지 않고 듣지 말아야 할 말을 들었다는 데 있습니다. 사람은 하느님의 말씀 대신 아내의 말을 듣고 여자는 남편의 말 대신 뱀의 말을 듣습니다. 무엇보다 그 열매가 먹음직스럽다고 보는 자신의 감각을 따릅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벌을 내리시면서도 부끄러움을 알아 버린 인간에게 가죽옷을 만들어 입혀 주시고 에덴동산 밖에서 살길을 마련해 주십니다. 그래서 원조들의 이야기는 원죄로 끝나지 않고 하느님 자비로 끝납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죄는 인간의 삼중 관계를 깨뜨립니다. 하느님과의 관계, 다른 인간과의 관계, 다른 피조물과의 관계입니다. 우리 삶 안에서도 발견되는 이러한 죄와 악의 고리를 선의 고리로 끊어 버리고 더 튼튼한 사랑의 고리로 인류를 연결하면서 이 삼중의 관계를 회복하도록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