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11일 일요일
[백] 부활 제4주일 (성소 주일)
해마다 부활 제4주일은 ‘성소 주일’이다. ‘하느님의 부르심’인 성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특별히 사제, 수도자, 선교사 성소의 증진을 위한 날이다. 성소 주일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진행되던 1964년 성 바오로 6세 교황께서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마태 9,37-38) 하신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정하셨다. 이날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성소를 계발하고 키우는 일에 꾸준히 기도하고 활동하며 협력하도록 일깨우는 기회가 되고 있다.
오늘 전례
오늘은 부활 제4주일이며 성소 주일입니다. 기쁨과 평화의 샘이신 하느님께서는 사람의 앞날을 성자의 권능에 맡기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성령의 힘으로 우리를 붙들어 주시어, 세상 일을 하면서도 생명의 샘으로 이끄시는 좋은 목자를 떠나지 않게 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입당송 시편 33(32),5-6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이제 우리는 다른 민족들에게 돌아섭니다.>13,14.43-52
화답송시편 100(99),1-2.3.5(◎ 3ㄷ 참조)
제2독서
<어린양이 그들을 돌보시고 생명의 샘으로 그들을 이끌어 주실 것이다.>7,9.14ㄴ-17
복음 환호송요한 10,14 참조
복음
<나는 내 양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10,27-30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목자이신 주님, 성소 주일을 맞은 교회를 굽어살피시어, 주님의 거룩한 부르심을 따르고자 준비하는 모든 이가 믿음과 열정을 간직하며, 각자의 부르심에 기꺼이 응답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소서.
2.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여러 종교와 문화 속에 얽혀 있는 인류를 굽어보시어, 서로 갈등하며 맞서지 않고, 소통과 화합으로 평화로이 살아가게 하소서.
3. 스승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스승이신 주님, 학교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스승으로 불리는 이들을 이끌어 주시어,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며, 생각과 말과 행동에서 본보기가 되게 하소서.
4.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저희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굽어살피시어, 저마다 자신의 자리에서 복음의 기쁨을 전하는 데 충실하며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부활 감사송 1 : 파스카의 신비>영성체송
영성체 후 묵상
사도들은 기쁨과 성령으로 가득 차, 모독하는 말을 하며 반박하는 이들 앞에서도 담대히 부활을 증언합니다. 우리도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 하신 예수님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예수님을 따르며, 우리에게 천막이 되어 주시는 하느님의 보호 아래 용감한 부활의 증인이 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성소 주일은 특별히 사제와 수도자와 선교사의 성소 증진을 위하여 교회 구성원이 모두 관심을 두고 기도하는 날입니다. 가톨릭 교회는 사제 성소와 수도 성소뿐만 아니라 혼인하여 가정을 꾸리는 것도 ‘하느님의 거룩한 부르심’(성소)으로 봅니다. 요즘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만혼과 혼인 기피, 저출산, 유아 세례 기피 현상 등이 심해지고 있어 조만간 온 교회가 혼인 성소를 위하여 기도하는 주일도 제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과거에는 수도자를 ‘성직자-수도자-평신도’로 이어지는 피라미드 형태의 교회 구조 안에 놓인 중간 신원으로 이해하였습니다. 그러나 수도자는 교회의 한 신분이라기보다는 교회의 본질이요 생명입니다. ‘주님 교회의 심장’이 되기를 간절히 바랐던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의 고백이야말로 수도자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 주는 표현입니다. 생각하고 판단하는 머리와, 분주히 움직이는 손발도 중요하지만 그곳으로 피를 보내 주는 심장이 없다면 온몸이 멈추듯 말입니다.
수도자는 현세에서 이미 하느님과 깊이 결합하여 하늘 나라를 증언하는 이들이자 하느님 사랑의 샘에서 부단히 은총과 사랑을 길어 올려 세상에 보내주는 이들입니다. 그러한 수도자들의 수가 뚜렷이 줄고 있습니다. 사랑을 깊이 맛 들인 그분들의 비춤이 없다면 누가 희생하고 봉사하려 할까요? 복사 아이들을 격려해서 사제로 키워 내고, 그들이 사랑과 열정에 불타 이역만리에 선교사로 나서게 한 데에는 수많은 수도자의 땀방울과 기도가 있습니다. 수도 성소를 위하여 우리 모두 힘껏 기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