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27일 화요일
[백] 부활 제6주간 화요일 또는
[백] 캔터베리의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입당송 묵시 19,7.6 참조
본기도
제1독서
<주 예수님을 믿으시오. 그러면 그대와 그대의 집안이 구원을 받을 것이오.>16,22-34
화답송시편 138(137),1과 2ㄴ.2ㄱㄷ과 3.7ㄹ-8(◎ 7ㄹ 참조)
복음 환호송요한 16,7.13 참조
복음
<내가 떠나지 않으면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오지 않으신다.>16,5-11
예물 기도
감사송
<부활 감사송 1 : 파스카의 신비>영성체송 루카 24,46.26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내가 떠나는 것이 너희에게 이롭다. 내가 떠나지 않으면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오지 않으신다”(요한 16,7). 보이시는 예수님께서 떠나시고 보이시지 않는 성령께서 오신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떠나시는 것이 우리에게 더 이롭다고 하십니다.
오래전, 지금은 선종하신 신부님의 지도로 사제 연례 피정을 한 적이 있습니다. 신부님은 사제 생활을 하다가 병으로 시력을 잃었습니다. 제 방이 신부님 방 근처여서 식당이나 성당, 강의실 등을 갈 때 여러 차례 신부님을 모시고 갔습니다. 신부님은 벽면을 따라 찬찬히 걸으며 계단도 잘 오르내렸지요. 눈이 보이지 않으니 계단 개수나, 몇 보를 걸으면 통로가 오른쪽으로 꺾이고, 거기에서 몇 보 더 걸으면 당신 숙소라는 것들을 다 기억하였습니다. 그리고 눈이 아닌 피부나 청각을 이용해서 날씨 변화 등을 느꼈지요. 창이 많은 복도 쪽을 걷노라면 “오늘은 햇볕이 좋네, 오늘 아침엔 바람이 많이 불고 추운가 보네.” 하고 말하였습니다. 이렇듯 눈은 정말 중요한 감각 기관이지만 거기에만 너무 의존하다 보면 다른 감각 기관들은 원활하게 쓰이지 못하기도 합니다.
누군가가 떠난 뒤에야 그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기도 합니다. 함께 있을 때는 당연하게 여겨 잘 모르는 것이지요. 그래서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나왔을까요? 함께 있을 때보다 오히려 그의 ‘부재’ 때 그 사람의 참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가 하였던 이야기의 의미가 되새겨지거나 그와 나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고는 합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떠나시는 것이 우리에게 이롭다고 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