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1일 금요일
[백] 성 베네딕토 아빠스 기념일
‘서방 수도 생활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베네딕토 성인은 480년 무렵 이탈리아 움브리아의 누르시아에서 태어났다. 로마에서 학업을 마친 그는 수도 생활에 대한 관심으로 수비아코에서 삼 년 동안 고행과 기도의 은수 생활을 하였다. 그의 성덕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이 모여들자 베네딕토는 마침내 수도원을 세우고 『수도 규칙』을 썼다. 이 규칙이 널리 전파되어 ‘서방 수도회의 시조’라고 불리게 되었다. 성인은 547년 무렵 몬테카시노에서 선종하였다고 전해지며, 8세기 말부터 여러 지방에서 7월 11일에 그를 기념하며 공경해 왔다. 1964년 성 바오로 6세 교황께서 그를 유럽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하셨다.
입당송
본기도
제1독서
<내가 너의 얼굴을 보았으니, 기꺼이 죽을 수 있겠구나.>46,1-7.28-30
화답송시편 37(36),3-4.18-19.27-28.39-40(◎ 39ㄱ)
복음 환호송요한 16,13; 14,26
복음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아버지의 영이시다.>10,16-23
예물 기도
영성체송 루카 12,42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제자들은 앞으로 박해를 겪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런 상황에서 “나를 증언하여라.”라고 말씀하시지 않고, “증언할 것이다.”(마태 10,18)라고 말씀하심으로써 그렇게 될 것임을 예고하십니다. 고통과 죽음 앞에서 좌절하고 포기하는 것이 자연스럽겠지만, 제자들은 그 순간에 오히려 더욱더 예수님의 제자임을 증명하게 되리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될까요? 그들 안에 계시는 성령께서 그들에게 해야 할 말을 일러 주시고, 해야 할 바를 하도록 이끄시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힘으로 하기에 죽음조차도 그들을 이길 수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힘으로만 증언할 수 있기에, 인간의 힘만으로 해 보려는 태도를 조심해야 합니다. 사실 ‘걱정한다’는 것은 자기의 지혜와 힘으로 해 보려는 자세이기에 주의해야 합니다. 무엇을 말해야 할지를 미리 알려 주시지 않고 증언해야 할 바로 그때에 알려 주시는 것도, 미리 앎으로써 인간이 자기 지혜와 힘을 섞게 되는 것을 막으시려는 의도라고 여겨집니다.
예수님께서 박해받을 제자들에게 미리 당부하시는 ‘뱀 같은 슬기’란, 증언이 하느님의 몫이며 우리의 몫은 온전히 그분께 의탁하는 것임을 아는 것인 듯합니다. 그리고 ‘비둘기 같은 순박함’은, 순박함이라는 단어가 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 순수함과 외곬, 단순함을 뜻한다는 점에서 오직 하느님과 그분 뜻만을 바라보는 단순한 자세를 일컫는 듯합니다. 하느님과 그분 뜻만을 바라보면서 그분께 의탁하는 자세가 참제자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