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05일 금요일
[녹] 연중 제22주간 금요일
입당송 시편 86(85),3.5
본기도
제1독서
<만물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또 그리스도를 향하여 창조되었습니다.>1,15-20
화답송시편 100(99),1-2.3.4.5(◎ 2ㄴ 참조)
복음 환호송요한 8,12 참조
복음
<그들도 신랑을 빼앗기면 단식할 것이다.>5,33-39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31(30),20 참조
마태 5,9-10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제가 있는 수도회에는 수련 수사들이 저녁 식사 뒤에 성모상 앞뜰을 거닐며 묵주 기도를 함께 바치는 전통이 있습니다. 참 아름다운 전통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수련 수사가 제게 물었습니다. “왜 묵주 기도를 걸어 다니면서 해야 하나요?” 그 순간 저는 한 대 맞은 듯이 멍해졌고 대답을 못 하였습니다. 그제야 묵주 기도를 걸으면서 하는 이유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관습을 따를 때 그 행동의 목적과 이유를 묻지 않은 채 ‘관습이니까’라며 무작정 따를 때가 많습니다. 게다가 그러한 관습을 따르지 않는 사람을 비판하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의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은 단식하지 않는 예수님의 제자들을 비판합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단식을 할 수야 없지 않으냐?”(루카 5,34)라고 말씀하십니다. 단식은 기도와 자선과 함께 유다인들의 중요한 신심 행위였습니다. 이 행위들로 유다인들은 경건함과 거룩함을 추구하였습니다. 거룩함은 하느님의 속성이기에 결국 이 행위들의 근본 목적은 하느님을 닮고 그분과 함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신 지금은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통하여 백성들 가운데 현존하고 계신 새로운 때입니다. 또한 혼인 잔치의 비유로 말씀하시듯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 곁에 함께하시는 기쁜 때입니다. 단식의 근본 목적이 하느님을 닮고 그분과 함께 있는 것이라면 마땅히 지금은 기뻐하며 즐거워하는 것이 그 목적을 이루는 것이며 참된 거룩함입니다.
언제나 기준은 하느님입니다. 깨어 있지 않고, 우리가 하는 일이 근본적으로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 깨닫지 못할 때 우리 자신도 모르게 길을 잃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