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05일 금요일

[녹] 연중 제22주간 금요일

입당송 시편 86(85),3.5

당신께 온종일 부르짖사오니,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당신은 어질고 용서하시는 분, 당신을 부르는 모든 이에게 자애가 넘치시나이다.

본기도 

모든 선의 근원이신 하느님,
저희에게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심으시어
생생한 믿음으로 은총의 씨앗이 자라나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좋은 열매를 맺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만물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또 그리스도를 향하여 창조되었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콜로새서 말씀입니다.
1,15-20
그리스도 예수님은 15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모상이시며
모든 피조물의 맏이이십니다.
16 만물이 그분 안에서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늘에 있는 것이든 땅에 있는 것이든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왕권이든 주권이든 권세든 권력이든
만물이 그분을 통하여 또 그분을 향하여 창조되었습니다.
17 그분께서는 만물에 앞서 계시고
만물은 그분 안에서 존속합니다.
18 그분은 또한 당신 몸인 교회의 머리이십니다.
그분은 시작이시며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맏이이십니다.
그리하여 만물 가운데에서 으뜸이 되십니다.
19 과연 하느님께서는 기꺼이 그분 안에 온갖 충만함이 머무르게 하셨습니다.
20 그분 십자가의 피를 통하여 평화를 이룩하시어
땅에 있는 것이든 하늘에 있는 것이든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만물을 기꺼이 화해시키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00(99),1-2.3.4.5(◎ 2ㄴ 참조)

◎ 환호하며 주님 앞에 나아가라.
○ 온 세상아, 주님께 환성 올려라. 기뻐하며 주님을 섬겨라. 환호하며 그분 앞에 나아가라. ◎
○ 너희는 알아라, 주님은 하느님이시다. 그분이 우리를 지으셨으니 우리는 그분의 것, 그분의 백성, 그분 목장의 양 떼라네. ◎
○ 감사하며 그분 문으로 들어가라. 찬양하며 그분 앞뜰로 들어가라. 그분을 찬송하며 그 이름 찬미하여라. ◎
○ 주님은 참으로 좋으시고, 그분 자애는 영원하시며, 그분 진실은 대대에 이르신다. ◎

복음 환호송요한 8,12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 알렐루야.

복음

<그들도 신랑을 빼앗기면 단식할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33-39
그때에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33 예수님께 말하였다.
“요한의 제자들은 자주 단식하며 기도를 하고
바리사이의 제자들도 그렇게 하는데,
당신의 제자들은 먹고 마시기만 하는군요.”
34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단식을 할 수야 없지 않으냐?
35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때에는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36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또 비유를 말씀하셨다.
“아무도 새 옷에서 조각을 찢어 내어 헌 옷에 대고 꿰매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새 옷을 찢을 뿐만 아니라,
새 옷에서 찢어 낸 조각이 헌 옷에 어울리지도 않을 것이다.
37 또한 아무도 새 포도주를 헌 가죽 부대에 담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새 포도주가 부대를 터뜨려,
포도주는 쏟아지고 부대도 버리게 된다.
38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39 묵은 포도주를 마시던 사람은 새 포도주를 원하지 않는다.
사실 그런 사람은 ‘묵은 것이 좋다.’고 말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저희가 드리는 예물을 거룩하게 하시고
이 제사로 거행하는 구원의 신비가
성령의 힘으로 이루어지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31(30),20 참조

주님,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 위해 간직하신 그 선하심, 얼마나 크시옵니까!
<또는>
마태 5,9-10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리리라.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주님의 식탁에서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이 성사의 힘으로 형제들을 사랑하며 주님을 섬기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제가 있는 수도회에는 수련 수사들이 저녁 식사 뒤에 성모상 앞뜰을 거닐며 묵주 기도를 함께 바치는 전통이 있습니다. 참 아름다운 전통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수련 수사가 제게 물었습니다. “왜 묵주 기도를 걸어 다니면서 해야 하나요?” 그 순간 저는 한 대 맞은 듯이 멍해졌고 대답을 못 하였습니다. 그제야 묵주 기도를 걸으면서 하는 이유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관습을 따를 때 그 행동의 목적과 이유를 묻지 않은 채 ‘관습이니까’라며 무작정 따를 때가 많습니다. 게다가 그러한 관습을 따르지 않는 사람을 비판하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의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은 단식하지 않는 예수님의 제자들을 비판합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단식을 할 수야 없지 않으냐?”(루카 5,34)라고 말씀하십니다. 단식은 기도와 자선과 함께 유다인들의 중요한 신심 행위였습니다. 이 행위들로 유다인들은 경건함과 거룩함을 추구하였습니다. 거룩함은 하느님의 속성이기에 결국 이 행위들의 근본 목적은 하느님을 닮고 그분과 함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신 지금은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통하여 백성들 가운데 현존하고 계신 새로운 때입니다. 또한 혼인 잔치의 비유로 말씀하시듯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 곁에 함께하시는 기쁜 때입니다. 단식의 근본 목적이 하느님을 닮고 그분과 함께 있는 것이라면 마땅히 지금은 기뻐하며 즐거워하는 것이 그 목적을 이루는 것이며 참된 거룩함입니다.
언제나 기준은 하느님입니다. 깨어 있지 않고, 우리가 하는 일이 근본적으로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 깨닫지 못할 때 우리 자신도 모르게 길을 잃게 됩니다.

(김태훈 리푸죠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