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 월요일
[녹] 연중 제30주간 월요일
입당송 시편 105(104),3-4
본기도
제1독서
<<여러분은 여러분을 자녀로 삼도록 해 주시는 영을 받았습니다. 이 성령의 힘으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 하고 외치는 것입니다.>8,12-17
화답송시편 68(67),2와 4.6-7ㄱㄴ.20-21(◎ 21ㄱㄴ)
복음 환호송요한 17,17 참조
복음
<아브라함의 딸인 이 여자를 안식일일지라도 속박에서 풀어 주어야 하지 않느냐?>13,10-17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20(19),6 참조
에페 5,2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부제품을 받기 직전이었습니다. 손목 관절의 뼈들이 으스러졌습니다. 수술이 끝나고 마취가 풀리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팠습니다. 생살을 째고 뼈를 끄집어낸 다음, 그 뼈에 철심을 박아 다시 집어넣었으니 안 아플 리가 없습니다. 밤새도록 끙끙대다가 겨우 눈을 잠깐 붙였다가도 저절로 눈이 떠졌습니다. 온몸에 고통이 들이닥쳤기 때문입니다. 묵주를 손에 쥐고 기도를 하다가도 어디까지 하였는지 잊어버리기 일쑤였습니다. 결국 나오는 기도는 ‘제발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랍니다.’뿐이었습니다. 지금도 손목에 있는 흉터를 보면 그때가 생각납니다.
오늘 복음에 병마에 시달리는 여자가 나옵니다. 허리가 굽어 몸을 조금도 펼 수 없습니다. 상상해 보니 몹시 괴롭고 불편할 듯한 모습입니다. 이 여자가 바란 것은 오직 한 가지였습니다. 제가 수술 뒤에 통증이 빨리 사라지기를 빌었던 것처럼, 자기가 겪는 아픔이 사라지기를 바랐을 것입니다.
그런 여자에게 예수님께서 자비를 베푸십니다. 그를 고통에서 해방시켜 주십니다. 그 모습을 본 회당장이 분개하며 “일하는 날이 엿새나 있습니다. …… 안식일에는 안 됩니다.”(루카 13,14)라고 말합니다. 만약에 자기 아들이나 딸이었다면, 또는 자기 자신이었다면 그렇게 말하였을까요? 이에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저마다 안식일에도 자기 소나 나귀를 구유에서 풀어 물을 먹이러 끌고 가지 않느냐?”(13,15)라고 하십니다. 자기들은 안식일을 제멋대로 지키면서 다른 이에게는 너그럽지 못하고 매몰차게 구는 이들을 꾸짖으십니다.
우리는 늘 ‘다른 이’와 ‘나’를 나누어 생각합니다. 다른 이에게는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너그럽습니다. 그러나 자신에게 엄격하고 다른 이에게 너그러운 것이 진정한 신앙인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