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3일 월요일
[녹] 연중 제31주간 월요일 또는
[백] 성 마르티노 데 포레스 수도자
입당송 시편 38(37),22-23 참조
본기도
제1독서
<하느님께서 모든 사람을 불순종 안에 가두신 것은 모든 사람에게 자비를 베푸시려는 것입니다.>11,29-36
화답송시편 69(68),30-31.33-34.36-37(◎ 14ㄷ 참조)
복음 환호송요한 8,31-32 참조
복음
<네 친구를 부르지 말고, 가난한 이들과 장애인들을 초대하여라.>14,12-14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16(15),11 참조
요한 6,57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은 ‘빗자루 수사’로 널리 알려진 마르티노 데 포레스(1579-1639년) 성인의 기념일입니다. 성인은 리마의 로사(1586-1617년) 성녀와 거의 같은 시대를 산 인물로서 그 지역에서 함께 큰 사랑을 받는 분입니다. 두 성인 모두 참회와 기도의 삶을 살았고 가난한 이와 병든 이들을 정성을 다하여 돌봄으로써 페루 사회사업의 기틀을 놓았지요.
에스파냐계의 부유한 귀족 가문 출신이었던 리마의 로사는 1617년 선종한 뒤 1671년에 클레멘스 10세 교황께서 시성하시어 아메리카 대륙의 첫 번째 성인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에스파냐계 귀족 출신의 기사와 유색인 노예 사이에서 태어나 혼혈에 사생아였던 마르티노는 1962년에 이르러서야 성 요한 23세 교황께 시성되었습니다. 그 또한 살아 있을 때 이미 성인으로 여겨졌고 사람들의 큰 존경과 사랑을 받았는데도 리마의 로사 성녀보다 삼백 년이나 뒤에 성인품에 올랐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초대한 바리사이들의 한 지도자에게 “네가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베풀 때, 네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유한 이웃을 부르지 마라.”(루카 14,12)라고 하십니다. 오히려 그에게 보답할 수 없는 가난한 이들과 장애인들을 초대하라고 하십니다. 우리가 맺는 인간관계가 대가와 보답을 바라는 셈법이 아닌 순수한 사랑에 이끌리기를 바라셨기 때문이겠지요.
마르티노 성인의 시성이 리마의 로사 성녀보다 늦었다고 하여 누구를 탓할 일은 아닙니다. 다만 교회 또한 세상이 기준으로 삼는 시각과 셈법에 길들여질 수 있음을 늘 경계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