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7일 금요일
[녹] 연중 제31주간 금요일
입당송 시편 38(37),22-23 참조
본기도
제1독서
<이 은총은 내가 다른 민족들을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님의 종이 되어 그들이 하느님께서 기꺼이 받으시는 제물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15,14-21
화답송시편 98(97),1.2-3ㄱㄴ.3ㄷㄹ-4(◎ 2 참조)
복음 환호송1요한 2,5 참조
복음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16,1-8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16(15),11 참조
요한 6,57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루카 복음서 15장의 ‘되찾은 양, 되찾은 은전, 되찾은 아들의 비유’에 이어
16장에는 ‘약은 집사의 비유’가 등장합니다. 오늘 복음 말씀이지요. 어떤 부자가 집사를 두었는데 그 집사가 자기의 재산을 낭비한다는 말을 듣고는 그를 불러 더 이상 집사 일을 맡기지 않겠으니 일을 정리하라고 이릅니다.
‘낭비’라는 낱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재물이나 시간 따위를 아껴 쓰지 않고 헛되이 헤프게 씀”이라고 나옵니다. ‘헤프게’ 쓰는 것이 낭비라는 점에는 많이들 동의하리라 짐작합니다. 그러나 ‘헛되이’ 쓰는 것 또한 낭비라는 점은 쉽게 생각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비유에서 말하는 낭비가 바로 헛되이 쓴 경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재산 관리를 맡긴 주인의 뜻과는 상관없이, 주인의 목적에 맞지 않게 쓰는 것도 헛되이 쓰는 낭비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에게 자기의 재산을 맡긴 주인의 뜻은 무엇이었을까요?
집사는 빚진 이들을 하나하나 불러 그 빚을 줄여 줍니다. 그러자 주인이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합니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여, 곧 집사 자리가 영원하지 않음을 알고 나중을 생각하여 주인의 것으로나마 자비를 베풀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한 일은 무척이나 계산적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주인의 뜻에 맞게, 곧 자비를 베푸는 데 재산을 썼기에 그가 칭찬을 받은 것이 아닐까요?
우리는 모두 ‘집사’에 지나지 않습니다. 주인께서 나에게 생명을 주신 까닭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 인생은 사랑을 배워 오라고 하느님께서 주신 시간이 아닐까요? 우리는 시간과 재물과 재능을 제대로 쓰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