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8일 토요일
[녹] 연중 제31주간 토요일 또는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입당송 시편 38(37),22-23 참조
본기도
제1독서
<거룩한 입맞춤으로 서로 인사하십시오.>16,3-9.16.22-27
화답송시편 145(144),2-3.4-5.10-11(◎ 1 참조)
복음 환호송2코린 8,9 참조
복음
<너희가 불의한 재물을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참된 것을 맡기겠느냐?>16,9ㄴ-15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16(15),11 참조
요한 6,57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약은 집사의 비유’에 대하여 예수님께서 덧붙이신 설명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불의한 재물로 친구들을 만들어라. 그래서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거처로 맞아들이게 하여라.”(루카 16,9)라고 하십니다. “불의한 재물”이란 무엇일까요? 내 것이 아닌데 마치 내 것처럼 쓰는 재물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요?
제 동창 신부 하나가 오래전에 이런 묵상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하느님께 드릴 것이 없습니다. 단지 돌려드릴 것이 있을 뿐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하느님께 선물로 받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주어진 것을 내가 이룬 것이라 착각하고 내 마음대로 쓰는 것을 ‘불의한 재물’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아주 작은 일”(16,10), 곧 “불의한 재물을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참된 것을 맡기겠느냐?”(16,11)라고 물으십니다. 영원하고 충만한 생명, 새 세상을 맡는 일에 견주어 보면 세상의 재물을 쓰고 관리하는 일은 사소하다는 것이지요.
끝으로 예수님의 단호한 말씀이 주어집니다. “어떠한 종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16,13). 그러나 재물이 그 자체로 죄가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재물은 선도 악도 아닙니다. 나와 세상의 구원에 도움이 되는 만큼, 사랑하며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만큼 쓰면 되는 것이지요. 다만 그 재물을 하느님 자리에 두는 나의 무지가, 또 그것으로 내 뱃속만을 채우려 하는 나의 욕심이 참으로 문제라 하겠습니다. ‘하느님이냐 재물이냐?’라는 말은 다시 말하면 ‘하느님이냐 나 자신이냐?’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