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01일 월요일
[홍]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유스티노 성인은 2세기 초 사마리아 지방 플라비아 네아폴리스(오늘날 팔레스타인의 나블루스)의 그리스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구도자의 자세로 그리스 철학에 몰두하다가, 마침내 그리스도교에서 참된 진리를 발견하고 입문하여 신앙의 설교자로 활동하였다. 성인은 에페소에서 유다인 트리폰과 벌인 종교 토론을 바탕으로 「트리폰과 나눈 대화」를 저술하였으며, 로마 황제와 원로들에게 그리스도교를 변호하는 책도 펴내고, 로마에 교리를 가르치는 학교를 세웠다. 성인은 165년 무렵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때 다른 여섯 명의 동료와 함께 순교하였다.
입당송 시편 119(118),85.46 참조
본기도
제1독서
<그리스도께서는 귀중한 약속을 우리에게 내려 주시어 여러분이 그 약속 덕분에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게 하셨습니다.>1,2-7
화답송시편 91(90),1-2.14-15ㄱㄴ.15ㄷ-16(◎ 2ㄷ 참조)
복음 환호송묵시 1,5 참조
복음
<소작인들은 주인의 사랑하는 아들을 붙잡아 죽이고는 포도밭 밖으로 던져 버렸다.>12,1-12
예물 기도
영성체송 1코린 2,2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비유를 들어 말씀하시기 시작하십니다. 그 대상은 군중이 아니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과 원로들입니다. 한 사람이 포도밭을 일구어 울타리를 두르고 즙 짜는 틀과 망대까지 마련합니다. 이 포도밭은 이사야 예언자가 노래한 이스라엘의 모습입니다(이사 5,2 참조). 주인이신 하느님께서 포도밭을 소작인들에게 맡기시고 떠나신다는 설정은, 인간에게 주어진 책임의 시간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침묵은 인간이 자유롭게 충실하거나 자유롭게 배반할 수 있는 시간을 열어 놓습니다.
때가 되자 주인은 종을 보내 열매를 요구합니다. 그러나 소작인들은 종을 때리고 모욕하며, 죽이기까지 합니다. 이는 이스라엘 역사 안에서 예언자들이 겪었던 고통을 고스란히 보여 줍니다. 마침내 주인은 “사랑하는 아들”(마르 12,6)을 보냅니다. 이 아들은 단순한 사자가 아니라 주인의 마음이며, 하느님의 ‘사랑하는 아들’ 예수님을 가리킵니다. 예수님께서는 예언자들이 걸었던 고통의 길 한가운데에서 함께하십니다.
그러나 소작인들은 그를 상속자로 여겨 말합니다. “저자가 상속자다. 자, 저자를 죽여 버리자”(12,7). 그들의 말은 창세기에 나오는 요셉을 죽이려 하였던 요셉의 형제들이 한 말과 비슷합니다(37,20 참조). 질투는 같은 말을 되풀이하게 합니다. 소작인들은 결국 ‘사랑하는 아들’마저 죽이고는 포도밭 밖으로 던져 버립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성 밖에서 십자가에 달리실 사건을 미리 보여 줍니다. 결국 주인은 그들을 심판하고 포도밭을 다른 이들에게 맡길 것입니다. 포도밭은 파괴되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사라지지 않고, 그곳을 맡은 이들이 바뀔 뿐입니다.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마르 12,10). 인간의 교만과 욕심으로 내치고 버린 존재가 하느님의 구원 계획 안에서 중심이 됩니다. 십자가는 버림받음이지만, 그 버림받은 자리에서 부활이 이루어집니다. “이는 주님께서 이루신 일, 우리 눈에 놀랍기만 하네”(12,11). 그 놀라움은 눈부신 승리라기보다, 상처 난 자리에서 조용히 피어나는 생명처럼 우리 안에 흔적으로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