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0일 일요일
[홍]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우리나라는 18세기 말 이벽을 중심으로 한 몇몇 실학자들의 학문적 연구로 그리스도교 신앙을 받아들였다. 이들 가운데 이승훈이 1784년 북경에서 ‘베드로’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돌아와 신앙 공동체를 이룸으로써 마침내 한국 천주교회가 탄생하였다. 선교사의 선교로 시작된 외국 교회에 견주면 매우 특이한 일이다. 그러나 당시의 조선은 충효를 중시하던 유교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어, 그리스도교와 크게 충돌하였다. 그 결과 조상 제사에 대한 교회의 반대 등으로 박해가 시작되었다. 신해 박해(1791년)를 시작으로 병인박해(1866년)에 이르기까지 일만여 명이 순교하였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의 해인 1984년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이 순교자들 가운데 한국인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와 평신도인 정하상 바오로를 비롯하여 103명을 시성하였다. 이에 따라 그동안 9월 26일에 지냈던 ‘한국 순교 복자 대축일’을 9월 20일로 옮겨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로 지내고 있다. 현재 한국 교회는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순교자들의 시복 시성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늘 전례
오늘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입니다. 자랑스러운 신앙 선조들을 기리며, 순교자들의 피로 우리를 복음의 빛 안으로 불러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시다. 그리고 신앙 선조들의 순교 신앙을 본받아 저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기로 다짐합시다.
입당송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번제물처럼 그들을 받아들이셨다.>3,1-9
화답송시편 126(125),1-2ㄱㄴ.2ㄷㄹ-3.4-5.6(◎ 5)
제2독서
<죽음도, 삶도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8,31ㄴ-39
복음 환호송1베드 4,14 참조
복음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9,23-26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진리이신 주님, 주님의 교회를 거룩한 순교 정신으로 이끌어 주시어, 어떠한 어려움에도 주님 곁을 떠나지 않으며, 굳건한 믿음으로 복음을 전하고 실천하게 하소서.
2. 우리나라의 순교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스스로 이 땅에 신앙을 들여와 주님 말씀과 가르침을 따랐던 한국 교회의 순교자들을 굽어살피시어, 박해의 칼날 앞에서도 당당히 신앙을 증언한 그들이 세계 교회에서 신앙의 모범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3. 예비 신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영원한 목자이신 주님, 주님의 자녀가 되도록 교회로 부르신 예비 신자들을 보살펴 주시어, 그들이 진리에 대한 믿음과 배움의 열정으로 세례를 받아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4. 가정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저희 가정을 살펴 주시어, 믿음, 희망, 사랑의 삼덕을 굳건히 지키고 주님의 가르침을 실천하여 주님의 참사랑을 온전히 드러내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한국 고유 감사송 1 : 선조들의 신앙>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저희 선조들을 복음의 빛 안으로 불러 주시어
무수한 순교자들의 피로 교회를 세우시고 자라게 하셨으며
그들이 갖가지 빛나는 덕행을 갖추고
혹독한 형벌 속에서도 죽기까지 신앙을 지켜
마침내 아드님의 승리를 함께 누리게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모든 천사와 한국 순교자들과 함께
저희도 땅에서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마태 10,32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어리석은 자들의 눈에는 의인들이 죽은 것처럼 보이고, 그들의 말로가 고난으로 생각되며, 우리에게서 떠나는 것이 파멸로 여겨지지만, 그들은 평화를 누리고 있다.” 영원한 참평화를 누리고 있는 순교자들에게서 결코 꺼지지 않는 희망을 배웁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한국 천주교회는 해마다 9월을 순교자 성월로 정하여 순교로 이 땅에 신앙을 뿌리내린 수많은 신앙 선조를 기억합니다. 박해 속에서도 신앙을 포기하지 않던 이들을 기억하며 그 굳건한 신앙을 본받고자 기도합니다.
우리 믿음도 신앙 선조들처럼 늘 그렇게 굳건하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그러나 박해 시대가 아닌데도 우리는 유혹에 자주 노출되고 신앙도 쉽게 흔들립니다. 그러한 위협들은 밖에서 오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우리 안에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내 마음대로 할 것인가 아니면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드러내는 일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쉽고 단순해 보이지만, 사실은 대단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 선택을 마주하였을 때, 하느님께서 우리를 대신하여 선택해 주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순교 성인의 선택은 당시 사람들에게는 어리석은 선택으로 보였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로 의미 없는 선택이었다면, 그 신앙이 지금 우리에게까지 이어지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우리는 신앙 선조들이 목숨을 바쳐 지켜 낸 신앙을 물려받았습니다. 때로는 불편하고 부담스럽다고 느끼면서도 그 신앙이 얼마나 가치있고 위대한지 알고 있기에 여전히 고민하고 갈등하면서도 이 신앙을 놓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느님 없이 살아갈 수 있다는 교만한 생각을 버리고 하느님을 따르는 수고와 희생을 기꺼이 받아들이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순교자의 후손으로서 우리 신앙을 자랑스럽게 지키고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