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9월 14일 토요일
[홍] 성 십자가 현양 축일
이날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류의 죄를 속죄하시려고 몸소 지신 십자가를 묵상하고 경배하는 날이다. 이 축일의 기원은 정확히 알 수 없다. 전승에 따르면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어머니 헬레나 성녀의 노력으로 예수님의 십자가를 찾게 되었고, 황제는 이를 기념하고자 335년 무렵 예루살렘에 있는 예수님의 무덤 곁에 성전을 지어 봉헌하였다. 그 뒤로 십자가 경배는 널리 전파되었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에 축일이 9월 14일로 고정되었다.
입당송 갈라 6,14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제1독서
<뱀이 사람을 물었을 때, 그 사람이 구리 뱀을 쳐다보면 살아났다.>21,4ㄴ-9
2,6-11
화답송시편 78(77),1-2.34-35.36-37.38(◎ 7ㄴ)
복음 환호송
복음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3,13-17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의 축일과 신비 감사송 5 : 영광스러운 십자가의 승리(9월 14일)>영성체송 요한 12,32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세상에 피 흘림 없이 태어나는 생명체는 하나도 없습니다. 피 흘리는 것이 부모이고 그 피 흘림 덕분으로 태어나는 것이 자녀입니다. 무성 생식을 하는 아메바와 같은 동물도 자신의 살점을 떼어 줌으로써 자녀를 탄생시킵니다. 피는 곧 생명입니다. 나의 피를 흘려주어야 나와 같은 생명체가 탄생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담의 갈비뼈로 하와를 만드셨습니다. 아담도 하와의 탄생을 위하여 옆구리가 찢어져 피를 흘려야만 하였습니다.
교회가 탄생하기 위해서도 피 흘림이 필요하였습니다. 하느님 아드님의 십자가 죽음이 요구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옆구리를 창으로 찔려 ‘피와 물’을 쏟으셨습니다(요한 19,34 참조). 하느님께서는 아담의 갈비뼈로 하와를 만드셨듯이, 예수님의 피와 물로 교회를 만드셨습니다. 교회는 세례-견진-성체의 입문 성사로 탄생한 하느님의 백성이며, 예수님의 옆구리에서 솟아나온 피와 물이 곧 ‘성사’이기 때문입니다(전례 헌장 5항 참조).
그러니 교회가 탄생한 자리가 ‘십자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십자가는 누군가의 죽음의 장소이기도 하지만 또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한 자리이기도 합니다. 하와가 아담의 갈비뼈로 만들어져 아담과 한 몸이 되었듯이, 교회도 그리스도의 피와 물로 만들어져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룹니다. 그 덕분에 교회는 그리스도의 아버지를 나의 아버지, 그리스도의 어머니를 나의 어머니로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 등에 십자가가 없다면 우리는 하느님 창조 사업에 참여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십자가를 지고 새로운 하느님 자녀를 탄생시키는 역할에 참여할 때 진정한 십자가 현양이 이루어집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