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5월 13일 수요일
[백] 부활 제5주간 수요일 또는
[백] 파티마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입당송 시편 71(70),8.23
본기도
말씀의 초대
할례 문제를 두고 공동체에서 분쟁과 논란이 생기자 사도들과 원로들이 모여 논의한다(제1독서). 예수님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풍성한 열매를 맺지만, 그러지 않으면 말라 버린다(복음).
제1독서
<할례 문제 때문에 예루살렘에 있는 사도들과 원로들에게 올라가기로 하였다.>15,1-6
화답송시편 122(121),1-2.3-4ㄱㄴ.4ㄷㄹ-5(◎ 1 참조)
복음 환호송요한 15,4.5 참조
복음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15,1-8
예물 기도
감사송
<부활 감사송 1 : 파스카의 신비>영성체송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포도나무와 가지의 관계는 예수님과 신앙인의 관계를 드러내는 값진 비유입니다. 나무에서 떨어져 홀로 남겨진 가지는 불을 지피는 데 던져지거나 땅의 거름으로 사라져 가겠지요. 열매를 맺는 풍성한 수확을 생각하면 가지는 나무에 제대로 꼭 붙어 있어야 합니다. 포도나무와 가지의 이야기는 다른 두 지향점의 공존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열매라는 하나의 목적을 위하여 서로 온전히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을 포도나무로 소개하시는 것은, 당신께서 누구이신지 드러내시기보다는 당신을 따르는 신앙인들이 당신 안에서 또 다른 예수로 거듭나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두 존재가 하나로 거듭난다면 서로의 원의와 지향점도 하나가 될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청하면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 각자가 원하는 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전제합니다.
예수님과 우리는 하나가 되어 하느님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합니다. 너무나 놀랍지 않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지금 우리더러 당신이라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당신과 함께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자고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요한 복음의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라오라고 초대하시는 것이 아니라, 당신과 함께 아버지께 나아가자고, 어깨동무하자고 우리를 부르십니다. 그런 예수님을 두고 이것 해 달라, 저것 해 달라 청하는 것은 참 부끄러운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신앙에 위험한 것들은 대개 하느님을 대상화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대상화된 하느님, 자기 자신과 다른 하느님, 그리하여 늘 목적이 되어 버린 하느님은 그저 우상일 뿐입니다.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