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5월 14일 목요일
[홍] 성 마티아 사도 축일
마티아 사도는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뒤에 사도로 뽑힌 인물로, 열두 사도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유다의 자리를 채우게 된다. 그는 예수님의 공생활 초기부터 다른 제자들과 함께 예수님을 따라다니며 가르침을 받고,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부활 그리고 승천까지 목격한 이로 예수님의 일흔두 제자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마티아 사도의 활동과 죽음에 관하여 확실하게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예루살렘에서 선교 활동을 펼친 데 이어 이방인 지역, 특히 에티오피아에서 선교하였다고 전해 온다.
입당송 요한 15,16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유다 이스카리옷을 대신할 사도로 마티아가 뽑혀 사도직을 넘겨받게 되었다(제1독서). 예수님께서 주신 계명을 지키면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물게 되고, 계명을 실천하면 그분의 친구가 된다(복음).
제1독서
<마티아가 뽑혀, 열한 사도와 함께 사도가 되었다.>1,15-17.20-26
화답송시편 113(112),1ㄴㄷ-2.3-4.5-6.7-8(◎ 8 참조)
복음 환호송요한 15,16 참조
복음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15,9-17
예물 기도
감사송
<사도 감사송 1 : 하느님 백성의 목자인 사도>영성체송 요한 15,12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서로 사랑하여라.” 하신 계명은 한쪽이 다른 쪽을 향하여 부탁하거나 지시하는 의무 수칙이 아닙니다.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 숙제로 주어진다면 사랑하면 할수록 지쳐 가게 됩니다. 성당 일을 할 때나 세상 속에서 신앙인으로 살아갈 때나, 적어도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기에 사랑하는 것을 해야 할 일이라고 다짐할수록, 우리는 그 일을 기쁨보다는 의무감으로 대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로 사랑하는 일’은 서로 친구가 되는 것입니다. 사랑은 한쪽이 다른 쪽을 향하여 건네는 선물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자리에 서로 한 마음이 되는 것입니다. 사랑을 ‘해야 할 일’로 생각하기보다 ‘하고 있는 일’로 생각하면 어떨까요? 굳이 무엇인가 행동하여서가 아니라 ‘그럼에도’ 지금 이 자리에 함께 머물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 사랑이라 생각하면 어떨까요?
예수님께서는 사람이 되시어 부조리하고 어두운 이 세상에 빛을 밝혀 주셨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거창한 선물을 인간에게 건네주심으로써 인간이 감동받고 회개하여 하느님이신 당신께 돌아오게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인간의 자리에 인간으로 오신, 그리하여 참으로 인간다운 것이 참으로 하느님다운 것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 주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명령은 더러움을 떠나 깨끗함으로, 부족함을 떠나 완전함으로, 고통을 떠나 행복으로 나아가라는 것이 아니라 더러움을 더럽게 보지 않고, 부족함을 무시하지 않고,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그럼에도’ 함께 더불어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좋은 곳에 머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싫어도 미워도 함께 머무는 것,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사랑입니다.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