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6월 02일 화요일
[녹] 연중 제9주간 화요일 또는
[홍] 성 마르첼리노와 성 베드로 순교자
입당송 시편 25(24),16.18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베드로 사도는,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고 있으니 티 없고 흠 없는 사람으로 주님 앞에 나설 수 있도록 애쓰라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드리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우리는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3,12-15ㄱ.17-18
화답송시편 90(89),2.3-4.10.14와 16(◎ 1)
복음 환호송에페 1,17-18 참조
복음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12,13-17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17(16),6
마르 11,23.24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바리사이들과 헤로데 당원 몇 사람이 예수님께, 황제에게 세금을 내는 것이 합당한지, 그렇지 않은지에 관하여 물어봅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데나리온 한 닢을 보여 주시며 “이 초상과 글자가 누구의 것이냐?” 하고 물으시자, 사람들은 “황제의 것입니다.” 하고 대답합니다. 과연 사람들의 이 대답은 맞는 것이었을까요? 황제는 누가 창조하였습니까? 누가 황제에게 생명을 주었습니까? 세상 모든 것을 관장하시는 하느님 아니십니까? 세상에 어찌 황제의 것, 하느님의 것이 따로 존재할 수 있겠습니까? 황제의 것이라 여기는 모든 것이 사실은 하느님의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예수님께서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드려라.” 하신 말씀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말씀은 정치적인 것은 정치인들에게 맡기고, 신앙적인 것은 종교인에게 맡겨야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이는 황제의 것으로 여기는 모든 것이 사실은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다만 예수님과 논쟁하는 이들이 이를 이해하지 못하였을 뿐입니다.
많은 이들이 교회가 사회 문제에 관여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교회가 복음의 빛을 받아 각 시대와 환경에 따라 발생하는 인간의 기본권과 영혼들의 구원과 관련된 정치 문제에 대하여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2246항 참조). 부조리와 불평등, 억압과 폭력으로 많은 이들이 신음하고 있는데도, 모든 이의 참주인이신 하느님께서 그것이 정치적인 문제라고 선을 긋고 무심하실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그분께서 마음을 쓰시는 만큼 교회는 그분의 뜻에 따라 움직여야 합니다. 그것이 하느님의 것을 하느님께 돌려드리는 태도입니다.
(한재호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