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2월 11일 목요일
[녹] 연중 제5주간 목요일 또는
[백]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세계 병자의 날)
교회는 해마다 2월 11일을 ‘세계 병자의 날’로 지내고 있다. 이는 프랑스 루르드의 성모 발현에서 비롯하였다. 성모님께서는 1858년 2월 11일부터 루르드에 여러 차례 나타나셨는데,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 1992년부터 해마다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인 이 발현 첫날을 ‘세계 병자의 날’로 지내도록 하셨다. 이날 교회는 병자들의 빠른 쾌유를 위하여 기도한다. 또한 병자들을 돌보는 모든 의료인도 함께 기억하며 그들이 병자들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을 다지도록 기도한다.
입당송 시편 95(94),6-7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하느님께서는,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만들어 주겠다고 하신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자기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 달라며 자신을 낮춘 이교도 여인의 청을 들어주신다(복음).
제1독서
<주 하느님께서 여자를 사람에게 데려오셔서 둘이 한 몸이 되게 하셨다.>2,18-25
화답송시편 128(127),1-2.3.4-5(◎ 1ㄱ 참조)
복음 환호송야고 1,21
복음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7,24-30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107(106),8-9
마태 5,4.6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예수님과 이방 여인의 만남에, ‘만약’이라는 가정을 해 봅니다. 만약 이 여인이 예수님의 소문을 듣지 못하였다면, 만약 예수님을 찾아가지 않았다면, 만약 자신의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 주십사고 예수님께 청하지 않았다면, 만약 예수님께 들은 모욕적인 말에 기분이 상하여서 예수님을 바로 떠났다면 어떠하였을까요. 네 번의 ‘만약’ 가운데 하나라도 이루어졌다면, 그녀는 바라는 것을 얻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한 번도 아닌, 네 번에 걸친 ‘만약’이라는 관문을 이 여인은 통과합니다. 네 번의 관문은 그것이 진행될수록 점점 견디기 어려워집니다. 적극적으로 찾아 듣지 않아도 소문은 들려옵니다. 철저하게 수동적인 자세입니다. 소문을 듣고 예수님을 찾아갈 때부터 능동적인 행동이 됩니다. 얼마나 먼 거리를 걸어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여인이 이방인 남자인 예수님을 찾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찾아간 곳에서 예수님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청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관문은 절정을 향하여 갑니다. 자신을 강아지에 비유하는 예수님의 모욕이 남았습니다. 점점 어려워지는 관문이었지만, 그 여자는 예수님에 대한 강한 믿음으로 이것을 통과합니다.
이 시리아 페니키아 여자가 보여 준 것처럼, 예수님께 나아가는 우리의 길에도 ‘만약’이라는 관문이 놓여 있습니다. 우리의 믿음은, 우리 앞에 놓인 관문을 이겨 낼 수 있을 만큼 견고한가요? 아니면 나의 귀찮음과 불편함 때문에, 또 나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드는 모욕감 때문에, 예수님을 향한 여정을 쉽게 포기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몇 개의 관문이 우리 앞에 있을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 앞에 놓인 ‘만약’의 관문을 넘어서야만 우리는 예수님과 진실된 만남을, 아울러 그분께서 선사하시는 구원을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