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3월 07일 일요일

[자] 사순 제3주일

<파스카 성야에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들을 받을 예비 신자들을 위한 세례 준비로 첫째 수련식을 이 주일에 거행한다. 이 수련식에서는 고유 기도문과 고유 전구를 사용한다.>

오늘 전례 

▦ 오늘은 사순 제3주일입니다. 주님의 이름은 거룩하시니, 주님께서 우리 마음을 주님의 계명에 기울게 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또한 우리가 십자가의 지혜로 죄에서 해방되어 이기심을 버리고 성령의 선물을 받아, 주님 사랑의 살아 있는 성전이 되게 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입당송 시편 25(24),15-16

제 발을 그물에서 빼내 주시리니, 제 눈은 언제나 주님을 바라보나이다. 저를 돌아보시어 자비를 베푸소서. 외롭고 가련한 몸이옵니다.
<또는>
에제 36,23-26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의 거룩함을 드러내어, 온 세상에서 너희를 모으리라. 너희에게 정결한 물을 뿌려, 모든 부정에서 너희를 정결하게 하고, 너희 안에 새 영을 넣어 주리라.

본기도 

하느님,
온갖 은총과 자비를 베푸시어
저희가 단식과 기도와 자선으로 죄를 씻게 하셨으니
진심으로 뉘우치는 저희를 굽어보시고
죄에 짓눌려 있는 저희를 언제나 자비로이 일으켜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당신을 이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이끌어 낸 주 너의 하느님이라고 하시며 십계명을 일러 주신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유다인들은 표징을 요구하고 그리스인들은 지혜를 찾지만, 코린토 교회 신자들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선포한다고 말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성전에서 장사꾼들을 쫓아내시며, 이 성전을 허물면 당신께서 사흘 안에 다시 세우시겠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율법은 모세를 통하여 주어졌다(요한 1,17).>
▥ 탈출기의 말씀입니다.
20,1-17
그 무렵 1 하느님께서 이 모든 말씀을 하셨다.
2 “나는 너를 이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이끌어 낸 주 너의 하느님이다.
3 너에게는 나 말고 다른 신이 있어서는 안 된다.
4 너는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든, 아래로 땅 위에 있는 것이든,
땅 아래로 물속에 있는 것이든
그 모습을 본뜬 어떤 신상도 만들어서는 안 된다.
5 너는 그것들에게 경배하거나, 그것들을 섬기지 못한다.
주 너의 하느님인 나는 질투하는 하느님이다.
나를 미워하는 자들에게는 조상들의 죄악을 삼 대 사 대 자손들에게까지 갚는다.
6 그러나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이들에게는
천대에 이르기까지 자애를 베푼다.
7 주 너의 하느님의 이름을 부당하게 불러서는 안 된다.
주님은 자기 이름을 부당하게 부르는 자를 벌하지 않은 채 내버려두지 않는다.
8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켜라. 9 엿새 동안 일하면서 네 할 일을 다 하여라.
10 그러나 이렛날은 주 너의 하느님을 위한 안식일이다.
그날 너와 너의 아들과 딸, 너의 남종과 여종,
그리고 너의 집짐승과 네 동네에 사는 이방인은 어떤 일도 해서는 안 된다.
11 이는 주님이 엿새 동안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들고,
이렛날에는 쉬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주님이 안식일에 강복하고 그날을 거룩하게 한 것이다.
12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그러면 너는 주 너의 하느님이 너에게 주는 땅에서 오래 살 것이다.
13 살인해서는 안 된다. 14 간음해서는 안 된다. 15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16 이웃에게 불리한 거짓 증언을 해서는 안 된다.
17 이웃의 집을 탐내서는 안 된다.
이웃의 아내나 남종이나 여종, 소나 나귀 할 것 없이
이웃의 소유는 무엇이든 탐내서는 안 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또는>
▥ 탈출기의 말씀입니다.
20,1-3.7-8.12-17
그 무렵 1 하느님께서 이 모든 말씀을 하셨다.
2 “나는 너를 이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이끌어 낸 주 너의 하느님이다.
3 너에게는 나 말고 다른 신이 있어서는 안 된다.
7 주 너의 하느님의 이름을 부당하게 불러서는 안 된다.
주님은 자기 이름을 부당하게 부르는 자를 벌하지 않은 채 내버려두지 않는다.
8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켜라. 12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그러면 너는 주 너의 하느님이 너에게 주는 땅에서 오래 살 것이다.
13 살인해서는 안 된다. 14 간음해서는 안 된다. 15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16 이웃에게 불리한 거짓 증언을 해서는 안 된다.
17 이웃의 집을 탐내서는 안 된다.
이웃의 아내나 남종이나 여종, 소나 나귀 할 것 없이
이웃의 소유는 무엇이든 탐내서는 안 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9(18),8.9.10.11(◎ 요한 6,68ㄷ)

◎ 주님, 당신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나이다.
○ 주님의 법은 완전하여 생기 돋우고, 주님의 가르침은 참되어 어리석음 깨우치네. ◎
○ 주님의 규정 올바르니 마음을 기쁘게 하고, 주님의 계명 밝으니 눈을 맑게 하네. ◎
○ 주님을 경외함 순수하니 영원히 이어지고, 주님의 법규들 진실하니 모두 의롭네. ◎
○ 금보다 순금보다 더욱 값지며, 꿀보다 참꿀보다, 더욱 달다네. ◎

제2독서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 그리스도는 사람들에게는 걸림돌이지만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하느님의 지혜이십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
1,22-25
형제 여러분,
22 유다인들은 표징을 요구하고 그리스인들은 지혜를 찾습니다.
23 그러나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
그리스도는 유다인들에게는 걸림돌이고 다른 민족에게는 어리석음입니다.
24 그렇지만 유다인이든 그리스인이든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힘이시며 하느님의 지혜이십니다.
25 하느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더 지혜롭고
하느님의 약함이 사람보다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요한 3,16 참조

(◎ 그리스도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 하느님은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네.
(◎ 그리스도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복음

<이 성전을 허물어라.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3-25
13 유다인들의 파스카 축제가 가까워지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에 올라가셨다.
14 그리고 성전에 소와 양과 비둘기를 파는 자들과
환전꾼들이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15 끈으로 채찍을 만드시어 양과 소와 함께 그들을 모두 성전에서 쫓아내셨다.
또 환전상들의 돈을 쏟아 버리시고 탁자들을 엎어 버리셨다.
16 비둘기를 파는 자들에게는, “이것들을 여기에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하고 이르셨다.
17 그러자 제자들은 “당신 집에 대한 열정이 저를 집어삼킬 것입니다.”라고
성경에 기록된 말씀이 생각났다.
18 그때에 유다인들이 예수님께,
“당신이 이런 일을 해도 된다는 무슨 표징을 보여 줄 수 있소?” 하고 말하였다.
19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20 유다인들이 말하였다. “이 성전을 마흔여섯 해나 걸려 지었는데,
당신이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는 말이오?”
21 그러나 그분께서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당신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22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신 뒤에야,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신 것을 기억하고,
성경과 그분께서 이르신 말씀을 믿게 되었다.
23 파스카 축제 때에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계시는 동안,
많은 사람이 그분께서 일으키신 표징들을 보고 그분의 이름을 믿었다.
24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신뢰하지 않으셨다.
그분께서 모든 사람을 다 알고 계셨기 때문이다.
25 그분께는 사람에 관하여 누가 증언해 드릴 필요가 없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사람 속에 들어 있는 것까지 알고 계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화해의 원천이신 주님, 교회가 화해 성사의 은총을 더욱 깊이 체험하여, 하느님의 무한하신 자비를 맛보고, 그 기쁨을 세상에 널리 전파하도록 도와주소서.

2. 세계의 지도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세계의 지도자들을 주님의 평화로 이끌어 주시어,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좇다가 인간의 존엄과 정당한 권리를 해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게 하소서.

3. 새 학년을 맞이한 학생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스승이신 주님, 배움의 터전에서 새 학기를 시작하는 이들을 보살펴 주시어, 지식을 넓히고 지혜를 키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삶 속에서 정의와 사랑을 실천하게 하소서.

4.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창조주이신 주님, 저희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에 희망의 영을 불어넣으시어, 추위를 이기고 피어나는 봄꽃처럼, 저희도 어려움을 굳건히 견디고 새 희망을 전하게 하소서.

예물 기도 

주님,
이 화해의 제사를 굽어보시어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도 형제들을 용서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사순 감사송 1 : 사순 시기의 영성적 의미>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신자들이 더욱 열심히 기도하고 사랑을 실천하여
해마다 깨끗하고 기쁜 마음으로 파스카 축제를 맞이하게 하셨으며
새 생명을 주는 구원의 신비에 자주 참여하여
은총을 가득히 받게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또는>
<사순 감사송 2 : 참회>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자녀들의 마음을 다시 깨끗하게 하시려고
구원과 은총의 시기를 특별히 마련하시어
그릇된 욕망에서 벗어나 덧없는 일을 피하고
영원한 구원을 향하여 힘쓰게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모든 천사와 성인과 함께
저희도 주님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시편 84(83),4-5 참조

주님 제단 곁에 참새도 집을 짓고, 제비도 둥지를 틀어 거기에 새끼를 치나이다. 만군의 주님, 저의 임금님, 저의 하느님! 행복하옵니다, 당신 집에 사는 이들! 그들은 영원토록 당신을 찬양하리이다.

영성체 후 묵상 

▦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께서는 사람들에게 걸림돌이시며 어리석음이십니다. 그렇지만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의 힘이시며 지혜십니다. 하느님의 어리석음과 약함이 사람보다 강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의 신비를 깊이 묵상합시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영원한 생명의 보증으로 이 세상에서 천상 양식을 받고 간절히 비오니
저희가 이 성사의 신비를 날마다 실천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백성을 위한 기도 

주님,
주님을 믿는 이들의 마음을 이끄시고
주님을 섬기는 이들에게 자비로이 은총을 베푸시어
주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주님의 계명을 완수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성당을 찾았습니다. 머리는 복잡하고 책을 봐도 눈에 들어올 것 같지 않아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성당을 찾게 된 것입니다. 무엇을 청하지도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앉아 제대 뒤에 걸려 있는 십자가만 바라보았습니다. 얼마나 앉아 있었을까요? 시계를 보니 네 시간이나 흘러 있었습니다. 
우리는 미사를 봉헌하고, 기도하고자 성당을 찾습니다. 때로는 위로받고, 마음의 평화를 찾으려 성당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아니면 행복과 즐거움을 얻고자 성당을 찾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그곳에 하느님께서 계시기 때문입니다. 성전은 그런 곳입니다. 하느님을 만나 위로받고 평화를 얻으며, 하느님과 대화하면서 바라고 청하고 두드리는 곳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과 만나는 장소가 성전만이 아닌 당신의 ‘몸’이라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부활을 체험하기 전의 제자들처럼 그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활을 체험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아직도 예수님의 그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모릅니다.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만찬에서 당신의 몸을 제자들에게 내어 주십니다. 빵으로, 포도주로 당신의 사랑과 희생을 그들에게 전해 주십니다. 바로 성체를 통하여 우리는 하느님과 만날 수 있습니다. 성체가 바로 성전이며, 하느님과 만나는 곳이며, 하느님의 위로와 평화, 행복과 즐거움이 함께하는 곳입니다. 그 성체를 우리가 모십니다. 그 성체를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모십니다. 우리 모두, 또 우리 각자가 바로 하느님의 성전이며 하느님의 집이 됩니다. 여러분은 성체를 모시고 하느님의 집이 된 사람, 눈앞에 있는 사람을 어떻게 대하고 있습니까? 그 사람을 바라보며 하느님을 만납니까? 그 사람의 목소리와 행동이 어쩌면 하느님께서 들려주시는 위로와 평화입니다. “여러분이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릅니까? …… 여러분이 바로 하느님의 성전입니다”(1코린 3,16-17).

(최종훈 토마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