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3월 26일 금요일
[자] 사순 제5주간 금요일
입당송 시편 31(30),10.16.18
본기도
이 사순 시기에 교회가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본받아
그리스도의 수난을 경건히 되새기게 하시니
동정녀의 전구를 들으시어
저희가 외아드님이 가신 길을 충실히 따라
마침내 구원의 은총을 가득히 받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성부와 …….
말씀의 초대
예레미야 예언자는, 주님께서 힘센 용사처럼 그의 곁에 계시니, 그를 박해하는 자들이 비틀거리고 우세하지 못하리라고 한다(제1독서). 하느님을 모독하였다고 유다인들이 돌로 치려 하자,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믿지 않더라도 당신의 일들은 믿으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주님께서 힘센 용사처럼 제 곁에 계십니다.>20,10-13
화답송시편 18(17),2-3ㄱ.3ㄴㄷ-4.5-6.7(◎ 7 참조)
복음 환호송요한 6,63.68 참조
복음
<유다인들이 예수님을 잡으려고 하였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손을 벗어나셨다.>10,31-42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 수난 감사송 1 : 십자가의 힘>영성체송 1베드 2,24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백성을 위한 기도
<자유로이 바칠 수 있다.>오늘의 묵상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기도, 미워하기도 합니다. 그 가운데 후자의 경우가 더 많다고 느낍니다. 나에게 상처를 주어서 미워하기도 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빼앗아 가서 미워하기도 합니다. 나의 생각과 다르기 때문에 미워하기도 하고, 나를 이해해 주지 않기에 미워합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누군가를 미워하기 시작하면 그 마음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기도 가운데 수천 번 미워하지 말자고 되뇌어 보지만, 그 결심과 결단은 미워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순간 무너지고 맙니다. 그 사람이 어떤 좋은 일을 하더라도, 아무리 착하고 선한 행동을 하더라도 우리의 그 미워하는 마음 때문에 선한 행동이 우리에게는 나쁜 의도를 가진, 선을 가장한 악한 행동으로 보입니다. 우리의 그 맹목성은 그렇게 우리를 미움의 구렁텅이로 빠뜨립니다.
오늘 복음의 유다인들도 미움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습니다. 그들은 미움과 증오 때문에 예수님께서 하신 좋은 일들을 나쁜 일들로 여깁니다. 예수님께서 자신들이 누리는 것들을 빼앗으신다고 느낀 순간 예수님께 쏠렸던 군중의 인기와 환호는 이제 마움과 분노로 바뀝니다. 사람들을 위로하고 약자들을 보호하며 고통을 함께 겪으셨던 예수님의 그 선한 일들은 그들에게는 자신의 것을 빼앗아 가려는 나쁜 의도를 가진 일들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또한 유다인들은 자신들과 다른 생각을 가지신 예수님을 미워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사랑하고 믿는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아들딸이라 이야기하십니다. 어떻게 보면 유다인들에게 매력적인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친근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좋은 이야기라 하더라도 이미 자신들의 생각과는 다르기에 예수님을 반대하고 싫어하며 미워합니다.
우리도 미움의 구렁텅이에서 허우적거리며 좋은 일을 나쁜 일로, 좋은 생각을 나쁜 생각으로 판단하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더욱 미워하고 반대하며 더욱 격렬하게 갈라섭니다. 우리는 유다인들과 같이 어리석게 행동하지 말아야 합니다. 비록 나와 생각이 다르고, 나에게 상처를 주고, 나의 것을 빼앗아 갔더라도 나보다는 우리를 생각하고, 마음이 아니라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미움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맹목적이고 어리석은 시선에서 벗어나, 용서하고 받아들이며 사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