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6월 20일 일요일
[녹] 연중 제12주일
오늘 전례
▦ 오늘은 연중 제12주일입니다.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주님을 기억하면서 구원의 신비를 기념하는 이 미사는, 거센 풍랑이 몰아치는 세상 속에서도 우리가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도록 도움을 주는 믿음과 희망의 원천이 됩니다. 우리를 당신 가까이로 불러 주시는 주님께 감사드리며,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무릅시다.
입당송 시편 28(27),8-9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욥기의 마지막 부분에서 주님께서는 욥에게 당신 자신을 드러내신다. 욥은 자신의 한계를 깊이 체험한 뒤에 비로소 주님을 만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믿음 안에서 사는 삶에 대하여 말한다. 주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시고 부활하셨음을 믿는 이들은 새로운 피조물이 된다(제2독서). 기적의 의미는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고백하도록 이끄는 데 있다. 믿음이 있다면 거친 풍랑 속에서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복음).
제1독서
<너의 도도한 파도는 여기에서 멈추어야 한다.>38,1.8-11
화답송시편 107(106),23-24.25-26.28-29.30-31(◎ 1 참조)
제2독서
<보십시오, 새것이 되었습니다.>5,14-17
복음 환호송루카 7,16
복음
<도대체 이분이 누구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4,35-41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만민의 주님, 주님의 백성인 교회를 이끌어 주시어, 복음을 실천하게 하시고, 실천으로 얻은 참평화를 온 세상에 전하게 하소서.
2.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정치와 종교, 민족 사이의 갈등으로 폭력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세상을 바로잡아 주시고, 온 인류가 힘을 모아 감염병 위기도 슬기롭게 이겨 내게 하소서.
3. 남한과 북한, 미국의 정치 지도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일치의 원천이신 주님, 남한과 북한, 미국의 정치 지도자들을 굽어살피시어, 서로 합의한 것을 존중하고 성실히 지켜 나가며, 한반도 평화를 위하여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소서.
4. 가정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여러 이유로 위기를 겪는 가정들을 돌보아 주시어,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 마음을 헤아리고 사랑을 키우며 믿음 안에서 어려움을 이겨 내도록 도와주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2 : 구원의 신비>영성체송 시편 145(144),15 참조
요한 10,11.15 참조
영성체 후 묵상
▦ 예수님께서 물으십니다.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밤이 되었기 때문에, 풍랑이 일기 때문에 겁이 나는 것이 아닙니다. 믿음이 없기 때문에 겁이 나는 것입니다. 거칠게 풍랑이 이는 밤이어도, 우리와 함께 계시는 분을 제대로 안다면 결코 두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삶의 여정에서 큰 어려움이 온다고 해도, 예수님 때문에 그 어려움을 잘 극복하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품어 봅니다. 그런데 막상 그 순간이 오면 신앙으로 극복하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머리로는 성숙한 신앙인을 지향하지만, 현실적으로 몸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너무 좌절하지 마십시오. 오늘 복음은 이러한 우리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해 줍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을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본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악령을 몰아내시고, 병자들을 고쳐 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예수님과 동고동락하였습니다. 그런데 돌풍을 마주한 순간, 그들은 예수님과 함께하고 있음이 어떤 의미인지 깨닫지 못합니다. 그들은 ‘예수님과 함께’ 한배에 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떠하였습니까? 겁을 내며 우왕좌왕 하였습니다. 예수님과 물리적으로 함께 있다고 해서, 눈앞에 펼쳐지는 돌풍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예수님과 ‘함께’하던 제자들도 어려움과 두려움이 생기면, 성숙한 신앙인의 모습으로 대응하지 못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함께 계시니 괜찮다고 하며 돌풍에 초연한 모습을 보이지 못합니다. 우리가 성체성사를 통해서 예수님을 우리 안에 모시고 그분께 기도하지만, 막상 어려움이 닥치면 두려움이 앞서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고 복음서가 우리에게 위안을 전하는 듯합니다. 그러므로 희망적인 부분은, 우리가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심을 알고 그분을 흔들어 깨우기만 한다면, 그분께서 눈앞의 돌풍을 향하여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 하시면서 우리의 일상을 다시 고요하게 만들어 주시리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살아가지만 우리의 삶은 나아진 것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신앙은 우리에게 다가온 어려움 앞에서 무력하게만 여겨집니다. 그러나 우리 신앙인은 지상 여정이라는 배 안에서, 거센 돌풍은 물론 작은 파도에도 “나를 깨워라!” 하시며 기다리시는 예수님께서 계심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