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8월 14일 토요일
[홍] 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사제 순교자 기념일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성인은 1894년 폴란드 즈둔스카볼라에서 태어났다. 열네 살에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에 입회하여, 1917년 성모 신심 단체인 ‘성모 기사회’를 설립하였다. 이듬해 로마에서 사제품을 받은 콜베 신부는 평생을 선교사로 살아가다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였을 때 체포되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혔다. 그곳에서 수감자 한 명이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수용소에서는 한 명이 탈출하면 열 명을 지목하여 처형하는 규칙이 있었다. 이에 따라 지목된 열 명 가운데 한 사람이 자기에게는 가족이 있다며 울부짖자 콜베 신부가 그를 대신하겠다며 나섰다. 결국 콜베 신부는 다른 아홉 명과 함께 굶겨 죽이는 아사형을 받고 1941년 지하 감방에 갇혀 세상을 떠났다. 1982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 그를 ‘자비의 순교자’라 부르시며 시성하셨다.
입당송 마태 25,34.40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이스라엘 백성은 여호수아에게, 다른 신들을 섬기려고 주님을 저버리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어린이들이 당신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라며 그들에게 손을 얹어 주신다(복음).
제1독서
<누구를 섬길 것인지 오늘 선택하여라.>24,14-29
화답송시편 16(15),1-2ㄱ과 5.7-8.11(◎ 5ㄱ 참조)
복음 환호송마태 11,25 참조
복음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마라. 사실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19,13-15
예물 기도
영성체송 요한 15,13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1941년 7월 어느 날, 아우슈비츠 수용소 14호 막사에서 수감자 한 사람이 탈출하였습니다. 그를 잡아들이는 것에 실패한 나치는 연대 책임을 물으며, 탈출에 대한 경고로 다른 열 명의 수감자를 굶겨 죽이는 형벌을 내립니다. 죽을 운명에 놓인 열 사람 가운데 하나였던 프란치세크는 아내와 자녀들을 떠올리며 울부짖기 시작합니다. “이제 나는 여기서 죽는구나. 나의 부모, 아내, 자식을 다시는 볼 수가 없구나!” 그 자리에 있던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신부는 모자를 벗고 조용히 앞으로 나서 지휘관에게 말합니다. “저는 가톨릭 사제입니다. 저 사람을 대신하여 제가 죽게 해 주십시오.” 죄수 번호 16670번이었던 콜베 신부는 보름 넘게 굶주림의 큰 고통을 겪은 뒤, 8월 14일 독극물 주사를 맞고 순교합니다.
이러한 그의 순교는 한순간의 선택이 아니라, 그가 온 생애를 통하여 추구해 오던 신앙 여정의 최종 열매입니다. 성인의 가장 큰 가르침은 ‘모든 신자는 성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인의 길은 몇몇 사람에게만 허락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길로 성모님의 모범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성모님의 ‘거룩한 순명’은 천사를 통하여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응답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순명은 또한 하느님을 닮는 것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나는 이집트에 있는 내 백성이 겪는 고난을 똑똑히 보았고, 작업 감독들 때문에 울부짖는 그들의 소리를 들었다. 정녕 나는 그들의 고통을 알고 있다.”(탈출 3,7) 하신 말씀처럼 하느님께서는 고통받는 이의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움직이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의 순명은 고통받는 이들의 울부짖음 속에서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엄마가 아이의 부름에 응답하듯이, 콜베 신부가 다른 수감자의 울부짖음에 응답하였듯이, 우리도 고통받는 이들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응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