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11일 월요일
[녹] 연중 제28주간 월요일 또는
[백] 성 요한 23세 교황
입당송 시편 130(129),3-4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로마 신자들에게 서간을 보내며 은총과 평화를 기원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요나가 니네베 사람들에게 표징이 된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이 세대 사람들에게 그러할 것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사도직의 은총을 받았습니다. 이는 민족들에게 믿음의 순종을 일깨우려는 것입니다.>1,1-7
화답송시편 98(97),1.2-3ㄱㄴ.3ㄷㄹ-4(◎ 2ㄱ)
복음 환호송시편 95(94),7.8
복음
<이 세대는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11,29-32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34(33),11
1요한 3,2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지난주 금요일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셨을 때,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베엘제불의 힘을 빌린 것이라고 이야기하였고, 다른 사람들은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요구하였습니다(루카 11,15-16 참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표징을 요구하는 이 세대가 악하다고 말씀하시는 부분을 앞의 내용과 연결해서 보면, 유다인들이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 안에서 표징을 읽어 내지 못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표징은 무엇일까요? 표징은 단순히 기적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표징은 하느님의 약속을 보증해 주는 사건입니다. 유다인들이 표징을 요구한다는 것은, 그들이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 안에서 하느님 구원 약속의 성취를 읽지 못하였고, 예수님께서 그들이 간절히 기다렸던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였으며, 그 결과 그들이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그저 일종의 구마 행위로 바라보았음을 알려 줍니다.
“이제 사십 일이 지나면 니네베는 무너진다!”(요나 3,4) 요나 예언자는 니네베 사람들에게 이 한마디만 선포하였습니다. 그들에게는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았고 그저 요나 예언자의 이 한마디면 충분하였습니다. 요나 예언자가 선포한 뒤에, 가로지르는 데에만 사흘이 걸리는 큰 성읍 니네베의 모든 사람이 단식을 선포하고 가장 높은 사람부터 가장 낮은 사람까지 자루옷을 입고 회개하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단 한마디의 선포로 회개합니다. 이방 민족인 니네베 사람들도 요나의 한마디를 통하여 회개하는데, 자칭 하느님 백성이라고 자부하던 유다인들은 말씀 자체이신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보고 들었음에도 그것을 제대로 읽어 내지 못합니다.
이제 우리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 주님의 몸을 직접 모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들려오고, 말씀 자체이신 분께서 우리에게 빵이 되어 오십니다. 이 만남 안에서 우리 또한 유다인들처럼 또 다른 표징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