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25일 월요일
[녹] 연중 제30주간 월요일
입당송 시편 105(104),3-4
본기도
말씀의 초대
육의 행실을 따라 살면 죽음이 오지만, 성령의 빛에 이끌려 살면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열여덟 해 동안이나 병마에 시달리는 여인을 낫게 하시고,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존재함을 일깨워 주신다(복음).
제1독서
<<여러분은 여러분을 자녀로 삼도록 해 주시는 영을 받았습니다. 이 성령의 힘으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 하고 외치는 것입니다.>8,12-17
화답송시편 68(67),2와 4.6-7ㄱㄴ.20-21(◎ 21ㄱㄴ)
복음 환호송요한 17,17 참조
복음
<아브라함의 딸인 이 여자를 안식일일지라도 속박에서 풀어 주어야 하지 않느냐?>13,10-17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20(19),6 참조
에페 5,2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도대체 안식일이 어떠한 날이기에 회당장은 열여덟 해 동안이나 병마에 시달리는 여인이 치유되고 건강해지는 일로 분개하기까지 하였는지 묻게 됩니다. 안식일은 어떤 날일까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쉬는 날’입니다. 성경에서 안식일에 대하여 가장 먼저 언급하는 곳은 창세기의 천지창조 대목입니다(2,1-3 참조). 창세기가 전해 주는 안식일은 하늘과 땅과 그 안의 모든 것이 이루어진 날입니다. 엿새 동안 창조가 다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일곱째 날, 곧 안식일에 비로소 창조가 완성됩니다. 또한 이날은 하느님께서 복을 내리신 날입니다. 하느님의 축복이 내리는 날이며, 그 축복으로 말미암아 이날은 거룩한 날이 됩니다. 안식일은 그렇게 다른 날들과 구별됩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창조를 마치고 쉬셨기 때문에, 쉬는 날이 되기도 합니다.
열여덟 해 동안 병마에 시달리던 여인이 치유된 일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좋은 상황으로 옮겨 가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는 상황으로 바뀐 것, 곧 창조의 완성을 의미합니다. 또한 그 여인은 예수님의 치유로 하느님의 복을 가득 받아 거룩함을 체험하게 됩니다. 이에 그녀는 똑바로 일어서서 하느님을 찬양할 수 있었습니다. 여인의 치유 이야기는 안식일이 품고 있는 신학적 의미를 풍요롭게 만든 것이지, 안식일의 의미를 훼손한 사건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에 분개한 회당장에게는, 안식일은 ‘쉬는 날’이었을 뿐 하느님께 축복받은 거룩한 날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안식일은 예수님의 부활로써, 주님의 날, 곧 ‘주일’의 기원이 됩니다. 지금 우리는 ‘주님의 날’을 어떠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지요. 그저 ‘쉬는 날’로 주일을 바라본다면, 우리의 눈은 회당장의 그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