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27일 토요일
[녹] 연중 제34주간 토요일 또는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입당송 시편 85(84),9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다니엘 예언자는, 환시에서 본 네 마리 짐승은 이 세상에 일어날 네 임금이며, 지극히 높으신 분의 거룩한 백성이 그 나라를 이어받을 것이라는 설명을 듣는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통치권과 위력이 지극히 높으신 분의 거룩한 백성에게 주어지리라.>7,15-27
화답송다니 3,82.83.84.85.86.87(◎ 59ㄴ)
복음 환호송루카 21,36 참조
복음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깨어 있어라.>21,34-36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117(116),1-2
마태 28,20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강의를 시작하기 전, 모든 준비를 마치고 사람들 앞에 서면 처음에는 언제나 긴장이 됩니다. 강의 준비를 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처음 강의를 하는 것도 아닌데, 그 긴장감과 떨림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럴 때마다 성령의 도우심을 청하며 성호를 긋습니다. 그런데 긴장감 없이 어떤 일을 하다 보면 꼭 실수를 연발합니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아주 작은 실수 때문에 그 일을 완전히 망쳐 버리는 때도 있습니다. 긴장감은 어쩌면 더 많이 준비하고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고민하였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더 많이 준비하였기에, 세밀한 부분까지 알고 있기에, 평범하고 당연한 것들도 평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방탕과 만취, 일상의 근심도 날마다 반복되면 습관이 됩니다. 습관이 되면 실수하는 것 또한 일상이 되어 버립니다. 그 습관 때문에 누군가 상처받고 아파하지만, 그 상처와 아픔조차 평범한 일이 되어 버립니다. 한 번의 실수에도 고민하고 반성한다면, 긴장하며 일상을 살아갈 것입니다.
또한 그 긴장감은 나의 약함을 바라보는 계기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많은 준비를 하고 반성을 하며 완벽해지려고 하지만, 결과를 돌아보면 언제나 부족함이 보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실상 그리 많지 않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언제나 기도를 할 때, 주님께서 함께하여 주시기를 청합니다. 일을 시작하며 바치는 기도는 “오소서, 성령님. 저희 마음을 성령으로 가득 채우시어, 저희 안에 사랑의 불이 타오르게 하소서.”라고 시작합니다. 맡겨 드린다는 것은 우리 안에 열정을 키우는 일입니다. 사랑의 불, 일에 대한 열정, 그 열정을 통하여 실수가 있더라도 내가 하는 일이 하느님의 가치를 전하는 당신의 일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우리는 늘 그렇게 하느님의 일을 하기 위해 깨어 바라보고 준비하고 기도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그 긴장감을 오늘도 즐기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