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25일 토요일
[백] 주님 성탄 대축일 - 낮 미사
오늘 전례
▦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루카 2,14)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이 세상에 아기의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셨습니다. 창조주께서 피조물이 되셨습니다. 가장 높으신 분께서 가장 낮은 이가 되셨습니다. 이 놀라운 강생의 신비로 우리에게 지극한 사랑을 보여 주신 하느님을 찬미하며 오늘을 경축합시다.
입당송 이사 9,5
본기도
말씀의 초대
이사야 예언자는 예루살렘에서,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위로하시고 구원하신다고 한다(제1독서). 구약 시대에 하느님께서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셨지만, 신약 시대에는 당신의 아드님을 통하여 말씀하신다(제2독서). 모든 것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말씀은 한처음에 하느님과 함께 계셨으며 하느님이셨다. 이 말씀은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계셨다(복음).
제1독서
<땅끝들이 모두 우리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52,7-10
화답송시편 98(97),1.2-3ㄱㄴ.3ㄷㄹ-4.5-6(◎ 3ㄷㄹ)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아드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1,1-6
복음 환호송
복음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1,1-18
1,1-5.9-14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진리의 샘이신 주님, 구세주를 보내시어 저희를 구원의 길로 이끌어 주시니, 교회가 주님 사랑 안에 머무르며 세상 모든 이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소서.
2. 세계 경제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구원자이신 주님, 세계의 경제를 이끌고 있는 이들을 살펴 주시어, 그들이 가난한 모습으로 세상에 오신 아기 예수님을 본받아, 인류의 공동선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게 하소서.
3. 새 영세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은총의 주님, 사람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을 받아들인 새 영세자들에게 은총을 베풀어 주시어, 그들이 굳은 믿음으로 예수님을 본받고, 그 믿음을 삶에서 실천하도록 도와주소서.
4. 본당 단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행복이신 주님, 저희 본당의 단체들을 굽어보시어, 그리스도 강생의 신비를 체험하며 새로운 삶의 의미를 깨닫고, 모든 이가 서로 사랑하며 화목하게 활동하도록 이끌어 주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 성탄 감사송 1 : 빛이신 그리스도>영성체송 시편 98(97),3
영성체 후 묵상
▦ 믿는 이들은 사람이 되신 말씀을 통하여 참된 영광을 봅니다. 그리하여 은총을 받습니다. 그러나 믿지 않는 이들은 사람이 되시어 오신 그 말씀을 받아들이지 못하여 어둠 속에 머무르게 됩니다. 성체 안에서 참된 영광을 바라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이들도 있습니다. 그 차이는 바로 믿음에 있습니다. 주님의 탄생을 경축하며 성체 안에 담긴 그분의 영광을 바라봅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께서 여기에 살아 있는 사람이 되어 오셨습니다. 사랑이신 말씀께서 사람이 되어 오셨습니다. 가슴속에만 있는 말씀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말씀은 만날 수도 느낄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사람이 되어 오셨습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요한 1,14). 영광은 다름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아기 예수님을 통하여 이 세상에 드러나신 것입니다. 이제 세상 사람들 모두 하느님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초대를 받게 되었습니다. “‘말씀’은 우리를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게’(2베드 1,4) 하시려고 사람이 되셨습니다. …… 인간이 ‘하느님의 말씀’과 친교를 맺고, 자녀 됨을 받아들여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하시려고 성자께서 인간이 되셨습니다. 그분은 우리를 하느님이 되게 하시려고 인간이 되셨습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460항). 그래서 이레네오 성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께서 먼저 인간 안으로 들어오시지 않았다면 어떻게 인간이 하느님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겠는가?”
사랑이신 말씀께서 가장 낮은 자리로 오셨습니다. 사랑은 사람의 아픔과 상처를 사랑하는 일이기에 말씀께서는 세상 가장 낮은 자리를 찾아오셨습니다. 그 말씀께서 ‘빵의 집’이라는 뜻을 지닌 베들레헴의 작은 구유 위에 누여 계십니다. 마치 ‘나 여기 너의 음식으로 있으니’ 하고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말씀께서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받아 먹으라고 주십니다. “받아 먹어라. 이는 내 몸이다”(마태 26,26). 세상 사람들은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가지려 하는데, 말씀께서는 그저 내주시고 나누어 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먹을 수 있도록 더 작게 되시고, 우리가 그 생명의 빵을 먹음으로써 사랑 안에서 다시 태어나게 하십니다. 우리도 말씀처럼 더 낮은 자리로 찾아가고, 우리 자신을 내주고 나누어 주는 생명의 빵이 될 때, 하느님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