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2월 10일 목요일

[백] 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 기념일

스콜라스티카 성녀는 480년 무렵 이탈리아 움브리아의 누르시아에서 태어났다. 성 베네딕토 아빠스의 누이동생인 스콜라스티카는 베네딕토 성인이 세운 여자 수도원의 첫 번째 수녀이자 원장으로 활동하였다. 성녀는 베네딕토 성인과의 영적 담화를 통하여 수도 생활에 대한 많은 격려와 도움을 받았다.

입당송 

이 슬기롭고 지혜로운 동정녀는 등불을 밝혀 들고 그리스도를 맞으러 나갔네.
<또는>
그리스도의 동정녀, 얼마나 아름다운가! 주님의 화관, 영원한 동정의 화관을 받았네.

본기도 

주님,
복된 동정녀 스콜라스티카를 기억하며 비오니
그를 본받아
저희가 깨끗한 마음으로 주님을 사랑하고 섬기며
주님 사랑의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솔로몬이 우상 숭배를 허락하자, 주님께서는 진노하시며 나라가 분열될 것이라고 이르신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자녀가 먹을 빵을 강아지에게 주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으로 이교도 여인의 믿음을 시험하신다(복음).

제1독서

<네가 계약을 지키지 않았으니, 이 나라를 떼어 내겠다. 그러나 다윗을 생각하여 한 지파만은 네 아들에게 주겠다.>
▥ 열왕기 상권의 말씀입니다.
11,4-13
솔로몬 임금이 4 늙자
그 아내들이 그의 마음을 다른 신들에게 돌려놓았다.
그의 마음은 아버지 다윗의 마음만큼
주 그의 하느님께 한결같지는 못하였다.
5 솔로몬은 시돈인들의 신 아스타롯과
암몬인들의 혐오스러운 우상 밀콤을 따랐다.
6 이처럼 솔로몬은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저지르고,
자기 아버지 다윗만큼 주님을 온전히 추종하지는 않았다.
7 그때에 솔로몬은 예루살렘 동쪽 산 위에
모압의 혐오스러운 우상 크모스를 위하여 산당을 짓고,
암몬인들의 혐오스러운 우상 몰록을 위해서도 산당을 지었다.
8 이렇게 하여 솔로몬은 자신의 모든 외국인 아내를 위하여
그들의 신들에게 향을 피우고 제물을 바쳤다.
9 주님께서 솔로몬에게 진노하셨다.
그의 마음이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에게서 돌아섰기 때문이다.
그분께서는 그에게 두 번이나 나타나시어,
10 이런 일, 곧 다른 신들을 따르는 일을 하지 말라고 명령하셨는데도,
임금은 주님께서 명령하신 것을 지키지 않았던 것이다.
11 그리하여 주님께서 솔로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런 뜻을 품고,
내 계약과 내가 너에게 명령한 규정들을 지키지 않았으니,
내가 반드시 이 나라를 너에게서 떼어 내어 너의 신하에게 주겠다.
12 다만 네 아버지 다윗을 보아서 네 생전에는 그렇게 하지 않고,
네 아들의 손에서 이 나라를 떼어 내겠다.
13 그러나 이 나라 전체를 떼어 내지는 않고,
나의 종 다윗과 내가 뽑은 예루살렘을 생각하여
한 지파만은 네 아들에게 주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06(105),3-4.35-36.37과 40(◎ 4ㄱ)

◎ 주님, 당신 백성 돌보시는 호의로 저를 기억하소서.
○ 행복하여라, 공정하게 사는 이들, 언제나 정의를 실천하는 이들! 주님, 당신 백성 돌보시는 호의로 저를 기억하시고, 저를 찾아오시어 구원을 베푸소서. ◎
○ 백성들이 이민족들과 어울리면서 그 행실을 따라 배우고, 그 우상들을 섬기니, 제 스스로 덫에 걸렸네. ◎
○ 백성들은 자기네 아들딸을 마귀에게 바쳤네. 주님은 당신 백성을 향하여 분노를 태우시고, 당신 소유를 역겨워하셨네. ◎

복음 환호송야고 1,21

◎ 알렐루야.
○ 너희 안에 심어진 말씀을 공손히 받아들여라. 그 말씀에는 너희 영혼을 구원할 힘이 있다.
◎ 알렐루야.

복음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7,24-30
그때에 24 예수님께서 티로 지역으로 가셨다.
그리고 어떤 집으로 들어가셨는데,
아무에게도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으셨으나 결국 숨어 계실 수가 없었다.
25 더러운 영이 들린 딸을 둔 어떤 부인이 곧바로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와서,
그분 발 앞에 엎드렸다.
26 그 부인은 이교도로서 시리아 페니키아 출신이었는데,
자기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 주십사고 그분께 청하였다.
27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먼저 자녀들을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 하고 말씀하셨다.
28 그러자 그 여자가,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하고 응답하였다.
29 이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그렇게 말하니, 가 보아라. 마귀가 이미 네 딸에게서 나갔다.”
30 그 여자가 집에 가서 보니,
아이는 침상에 누워 있고 마귀는 나가고 없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기념일 독서(아가 8,6-7)와 복음(루카 10,38-42)을 봉독할 수 있다.>

예물 기도 

주님,
복된 동정녀 스콜라스티카를 기리는 저희가 놀라우신 주님을 찬양하며
지극히 높으신 주님 앞에 엎드려 청하오니
그의 공로를 기꺼워하셨듯이
저희가 바치는 제사도 기쁘게 받아 주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마태 25,6 참조

보라, 신랑이 오신다. 주 그리스도를 맞으러 나가라.
<또는>
시편 27(26),4
주님께 청하는 오직 한 가지, 나 그것을 얻고자 하니, 내 한평생, 주님의 집에 사는 것이라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 하느님,
천상 선물을 나누어 받고 비오니
저희가 복된 스콜라스티카를 본받아
예수님의 수난을 깊이 새기며
오로지 주님의 뜻만을 충실히 따르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보여 주시는 매정한 모습에 놀라게 됩니다. 어떤 이방인 여인이 예수님께 다가와 마귀 들린 자기 딸을 치유해 달라고 애원합니다. 평소의 예수님 같아서는 여인의 청을 흔쾌히 들어주실 법도 한데, 오늘 이야기에서는 이상하게도 다음과 같은 말씀으로 그 청을 거절하십니다. “먼저 자녀들을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 여기서 ‘자녀’가 이스라엘 백성이라면, ‘강아지’는 이방인을 의미합니다. 오늘날같이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시대라면 강아지라는 표현에 큰 거부감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당대사람들은 ‘개’를 매우 부정적인 동물로 여겼기 때문에 누군가를 개나 강아지에 비유하는 것은 굉장한 모욕이었습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여인에게 꽤 무례한 비유를 들어 말씀하신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숨은 의도는 여인이 지닌 믿음이 드러나도록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다소 거칠었던 표현은 사실 그를 자극하기 위한 예수님의 방법이었습니다. 이렇게 믿음의 시험대에 오른 여인은 포기하지 않고 예수님께서 시작하신 ‘자녀와 강아지의 비유’를 그대로 이어받아 자신의 굳건한 믿음을 드러내 보입니다.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우리에게도 예수님께서 꼭 들어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청들이 있습니다. 또 이를 들어주시지 않는 예수님을 원망한 경험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쩌면 우리도 오늘 복음의 여인처럼 믿음의 시험대에서 매일 그분과 설전을 벌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청을 들어주실 것이라는 강한 믿음 속에서 인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한 굳건한 믿음을 보시고 절대 우리를 외면하지 않으실 분이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정천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