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2월 15일 화요일

[녹] 연중 제6주간 화요일

입당송 시편 31(30),3-4 참조

하느님, 이 몸 보호할 반석 되시고, 저를 구원할 성채 되소서. 당신은 저의 바위, 저의 성채이시니, 당신 이름 위하여 저를 이끌어 주소서.

본기도 

하느님,
바르고 진실한 마음 안에 머무르시겠다고 하셨으니
저희에게 풍성한 은총을 내리시어
하느님의 마땅한 거처가 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시련을 견디어 내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는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생명의 화관을 받을 것이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라고 이르신다. 또한 빵을 많게 하신 기적의 뜻을 이해하고 깨닫기를 촉구하신다(복음).

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아무도 유혹하지 않으십니다.>
▥ 야고보서의 말씀입니다.
1,12-18
12 시련을 견디어 내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렇게 시험을 통과하면, 그는 하느님께서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약속하신
생명의 화관을 받을 것입니다.
13 유혹을 받을 때에 “나는 하느님께 유혹을 받고 있다.” 하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악의 유혹을 받으실 분도 아니시고,
또 아무도 유혹하지 않으십니다.
14 사람은 저마다 자기 욕망에 사로잡혀 꼬임에 넘어가는 바람에
유혹을 받는 것입니다.
15 그리고 욕망은 잉태하여 죄를 낳고, 죄가 다 자라면 죽음을 낳습니다.
16 나의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착각하지 마십시오.
17 온갖 좋은 선물과 모든 완전한 은사는 위에서 옵니다.
빛의 아버지에게서 내려오는 것입니다.
그분께는 변화도 없고 변동에 따른 그림자도 없습니다.
18 하느님께서는 뜻을 정하시고 진리의 말씀으로 우리를 낳으시어,
우리가 당신의 피조물 가운데 이를테면 첫 열매가 되게 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94(93),12와 13ㄴ.14-15.18-19(◎ 12ㄱㄴ 참조)

◎ 주님, 당신이 깨우쳐 주시는 사람은 행복하옵니다.
○ 주님, 행복하옵니다, 당신이 깨우쳐 주시고, 당신 법으로 가르치시는 사람! 불행의 날에도 평온을 주시나이다. ◎
○ 주님은 당신 백성을 버리지 않으시고, 당신 소유를 저버리지 않으신다. 재판이 정의로 돌아오리니, 마음 바른 이 모두 그 뒤를 따르리라. ◎
○ “내 다리가 휘청거린다.”생각하였을 때, 주님, 당신 자애로 저를 받쳐 주셨나이다. 수많은 걱정들 제 속에 쌓여 갈 때, 당신의 위로 제 영혼을 기쁘게 하였나이다. ◎

복음 환호송요한 14,23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니 내 아버지도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가서 그와 함께 살리라.
◎ 알렐루야.

복음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8,14-21
그때에 14 제자들이 빵을 가져오는 것을 잊어버려,
그들이 가진 빵이 배 안에는 한 개밖에 없었다.
15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주의하여라.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 하고 분부하셨다.
16 그러자 제자들은 자기들에게 빵이 없다고 서로 수군거렸다.
17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아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어찌하여 빵이 없다고 수군거리느냐?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느냐? 너희 마음이 그렇게도 완고하냐?
18 너희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느냐?
너희는 기억하지 못하느냐?
19 내가 빵 다섯 개를 오천 명에게 떼어 주었을 때,
빵 조각을 몇 광주리나 가득 거두었느냐?”
그들이 “열둘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0 “빵 일곱 개를 사천 명에게 떼어 주었을 때에는,
빵 조각을 몇 바구니나 가득 거두었느냐?”그들이 “일곱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21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아직도 깨닫지 못하느냐?”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이 제사로 저희를 깨끗하고 새롭게 하시어
저희가 주님의 뜻을 충실히 실천하고
마침내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78(77),29-30 참조

그들은 실컷 먹고 배불렀네. 주님이 그들의 바람을 채워 주셨네. 그들의 바람을 저버리지 않으셨네.
<또는>
요한 3,16
하느님은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천상 진미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참생명을 주는 이 양식을 언제나 갈망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느냐? 너희 마음이 그렇게도 완고하냐? 너희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느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정말 단단히 화가 나신 모양입니다. 얼마나 답답하셨으면 이렇게까지 심하게 나무라실까 싶습니다. 이전에 예수님께서는 빵을 많게 하신 기적을 두 번이나 일으키셨습니다(마르 6,30-44; 8,1-10 참조). 제자들은 이 놀라운 광경을 직접 목격하였을 뿐 아니라 군중에게 그 빵을 나누어 주고 남은 조각을 모으는 역할도 맡았습니다. 예수님의 권능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가장 강렬하게 체험한 이들이었지요.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배에 먹을 빵이 없는 상황이 닥치자 다시 걱정하기 시작합니다. 한 번은 오천 명을, 한 번은 사천 명을 배불리 먹게 해 주신 분을 자기들 앞에 모시고 있으면서도 말입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배를 타고 이동하는 장면은 교회의 여정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교회라는 ‘배’ 안에 예수님을 모시고 구원의 나라로 항해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 여정에서 우리가 대개 염려하는 것들은 무엇입니까? 공동체 행사를 준비하는 일이나 필요한 물품, 재원을 확보하는 일에는 많은 신경을 쓰면서도 정작 그 안에 현존하시며 활동하시는 예수님께 의지하는 법을 까맣게 잊고 지내는 것은 아닌지 성찰하게 됩니다. 제자들은 거센 풍랑에 배가 파선되지 않을까 염려하였고(마르 4,35-41 참조), 오늘은 배 안에 빵이 없다고 걱정합니다. 그러나 제자들의 염려가 결국 불필요한 것이었듯이, 우리가 교회 안에서 염려하는 많은 부분도 불필요한 것일 수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필요한 전부이시고, 그분께서 험난한 항해의 여정 속에 늘 함께하심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정천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