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7월 27일 수요일

[녹] 연중 제17주간 수요일

입당송 시편 68(67),6-7.36 참조

하느님은 거룩한 거처에 계시네. 하느님은 한마음으로 모인 이들에게 집을 마련해 주시고, 백성에게 권능과 힘을 주시네.

본기도 

저희의 희망이신 하느님,
하느님이 아니시면 굳셈도 거룩함도 있을 수 없고
하느님만이 저희를 지켜 주시니
풍성한 자비로 저희를 보살피시고 이끄시어
저희가 지금 현세의 재물을 지혜롭게 사용하며
영원한 세상을 그리워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모두 자신을 저주한다고 하소연하는 예레미야에게 주님께서는 그와 함께 계시며 악한 자들의 손에서 건져 내시겠다고 하신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가 밭에 숨겨진 보물과 좋은 진주와 같아, 값진 것을 발견한 사람은 가진 것을 다 팔아 그것을 산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어찌하여 제 고통은 끝이 없습니까?” “네가 돌아오려고만 하면 내 앞에 설 수 있게 하리라.”>
▥ 예레미야서의 말씀입니다.
15,10.16-21
10 아, 불행한 이 몸! 어머니, 어쩌자고 날 낳으셨나요?
온 세상을 상대로 시비와 말다툼을 벌이고 있는 이 사람을.
빚을 놓은 적도 없고 빚을 얻은 적도 없는데 모두 나를 저주합니다.
16 당신 말씀을 발견하고 그것을 받아먹었더니
그 말씀이 제게 기쁨이 되고 제 마음에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주 만군의 하느님, 제가 당신의 것이라 불리기 때문입니다.
17 저는 웃고 떠드는 자들과 자리를 같이하거나 즐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를 가득 채운 당신의 분노 때문에 당신 손에 눌려 홀로 앉아 있습니다.
18 어찌하여 제 고통은 끝이 없고 제 상처는 치유를 마다하고 깊어만 갑니까?
당신께서는 저에게 가짜 시냇물처럼, 믿을 수 없는 물처럼 되었습니다.
19 그러자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돌아오려고만 하면 나도 너를 돌아오게 하여 내 앞에 설 수 있게 하리라.
네가 쓸모없는 말을 삼가고 값진 말을 하면 너는 나의 대변인이 되리라.
그들이 너에게 돌아올망정 네가 그들에게 돌아가서는 안 된다.
20 그러므로 이 백성에게 맞서 내가 너를 요새의 청동 벽으로 만들어 주리라.
그들이 너를 대적하여 싸움을 걸겠지만 너를 이겨 내지 못하리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너를 구원하고 건져 낼 것이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이다.
21 내가 너를 악한 자들의 손에서 건져 내고
무도한 자들의 손아귀에서 구출해 내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59(58),2-3.4.10-11.17.18(◎ 17ㄹ 참조)

◎ 하느님은 곤경의 날에 저의 피신처가 되셨나이다.
○ 저의 하느님, 원수에게서 저를 구하소서. 적에게서 저를 보호하소서. 나쁜 짓 하는 자에게서 저를 구하시고, 피에 주린 자에게서 저를 구원하소서. ◎
○ 보소서, 그들이 제 목숨을 노리며, 힘센 자들은 저를 공격하나이다. 주님, 저는 잘못이 없고 죄가 없나이다. ◎
○ 저의 힘이시여, 당신만을 바라나이다. 하느님, 당신은 저의 성채이시옵니다. 자애로우신 하느님은 나를 찾아오시리라. 하느님은 내가 원수들을 내려다보게 하시리라. ◎
○ 저는 당신의 힘을 노래하오리다. 아침이면 당신 자애에 환호하오리다. 당신은 저의 성채가 되시고, 곤경의 날에 피신처가 되셨나이다. ◎
○ 저의 힘이시여, 당신께 노래하오리다. 하느님, 당신은 저의 성채, 자애로우신 하느님이시옵니다. ◎

복음 환호송요한 15,15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아버지에게서 들은 것을 너희에게 모두 알려 주었으니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부른다.
◎ 알렐루야.

복음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44-46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44 “하늘 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다시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45 또 하늘 나라는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과 같다.
46 그는 값진 진주를 하나 발견하자, 가서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하여 그것을 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은혜로이 내려 주신 예물을 바치오니
이 거룩한 제사를 받아들이시고
주님께서 베푸시는 은총의 힘으로
저희가 이 세상에서 거룩하게 살아
마침내 영원한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103(102),2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그분의 온갖 은혜 하나도 잊지 마라.
<또는>
마태 5,7-8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으리라.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보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성체를 받아 모시며 언제나 성자의 수난을 기념하오니
성자께서 극진한 사랑으로 베풀어 주신 이 선물이
저희 구원에 도움이 되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하느님 나라가 귀한 보물이라는 사실과, 그 보물을 발견한 이의 기쁨이 우리의 것이 되기를 바라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소개합니다.  
값비싼 보물을 집이 아닌 땅속에 묻어 보관하던 팔레스타인에서는 가끔 전쟁이나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땅 주인이 바뀌는 일이 있었습니다. 땅 주인이 바뀌면 땅속에 묻힌 보물은 새 주인의 소유가 되지만, 정작 그는 그 사실을 모를 수 있기에 오늘 복음의 상황처럼 주인이 아닌 소작농 같은 이들이 보물을 발견하는 일이 생깁니다. 주인의 땅에서 숨겨진 보물을 발견한 사람이 그 땅을 사고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파는 선택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보물은 움직입니다.’ 과거의 보물이 지금은 하찮게 여겨지기도 하고, 과거에는 별스럽지 않았던 것이 지금은 모든 것을 포기할 정도로 큰 보물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고백이 이를 잘 보여 줍니다. “나는 그리스도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지만 그것들을 쓰레기로 여깁니다”(필리 3,8). 우리는 신앙인으로 살아가면서 보물의 움직임을 체험하고 있는지요?
한편 오늘 복음에서는 보물과 진주를 발견한 이의 기쁨이 중심 주제임에도, 보물의 존재를 모르고 밭을 판 사람과 값진 진주를 알아보지 못하고 판 이들의 속상함도 크게 느껴집니다. 보물이 묻힌 밭과 좋은 진주를 알아보지 못한 이들은 신앙이라는 보물, 하느님 말씀과 교회와 성사라는 보화를 발견하지 못하는 이들과 같습니다. 나와 교회, 세상 안에서 보물을 찾고자 더욱 노력하고, 또 그 보물을 얻기 위한 선택과 포기가 좀 더 과감해져야 하겠습니다. 

(김인호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