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8월 22일 월요일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1900년 무렵부터 성모 마리아께 ‘여왕’의 영예가 주어져야 한다는 요청이 생겨났다. 1925년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일이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정해지면서 이러한 요청은 더욱 늘어났다. 이에 따라 1954년 비오 12세 교황은 마리아께서 여왕이심을 선언하고 해마다 5월 31일에 그 축일을 지내게 하였다. 그 뒤 로마 전례력의 개정에 따라, 마리아를 천상 영광에 연결시키고자 성모 승천 대축일 뒤로 옮겼으며, 축일 이름도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로 하였다. 이날 교회는 성모 승천의 영광을 거듭 확인하며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 우리를 위한 구원의 도구가 되신 것을 기린다.

입당송 시편 45(44),10 참조

황금으로 단장한 왕비, 당신 오른쪽에 서 있나이다.

본기도 

하느님,
성자의 어머니 동정 마리아를 저희 어머니요 모후로 모시게 하셨으니
저희가 그분의 전구로 보호를 받아
하늘 나라에서 하느님 자녀의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실바누스와 티모테오와 함께, 테살로니카 사람들의 교회에 인사하며, 하느님께 감사를 드린다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게, 위선자이며 눈먼 인도자들이라고 하시며 그들이 불행하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주님의 이름이 여러분 가운데에서 영광을 받고 여러분도 그분 안에서 영광을 받을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테살로니카 2서 시작입니다.
1,1-5.11ㄴ-12
1 바오로와 실바누스와 티모테오가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가는
테살로니카 사람들의 교회에 인사합니다.
2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3 형제 여러분, 우리는 여러분 때문에
늘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여러분의 믿음이 크게 자라나고
저마다 서로에게 베푸는 여러분 모두의 사랑이 더욱더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4 그래서 우리는 여러분이 그 모든 박해와 환난을 겪으면서도 보여 준
인내와 믿음 때문에, 하느님의 여러 교회에서 여러분을 자랑합니다.
5 이는 하느님의 의로운 심판의 징표로,
여러분이 하느님의 나라에 합당한 사람이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사실 여러분은 하느님의 나라를 위하여 고난을 겪고 있습니다.
11 우리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당신의 부르심에 합당한 사람이 되게 하시고,
여러분의 모든 선의와 믿음의 행위를 당신 힘으로 완성해 주시기를 빕니다.
12 그리하여 우리 하느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에 따라,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이 여러분 가운데에서 영광을 받고,
여러분도 그분 안에서 영광을 받을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96(95),1-2ㄱ.2ㄴ-3.4-5(◎ 3 참조)

◎ 모든 민족들에게 주님의 기적을 전하여라.
○ 주님께 노래하여라, 새로운 노래. 주님께 노래하여라, 온 세상아. 주님께 노래하여라, 그 이름 찬미하여라. ◎
○ 나날이 선포하여라, 주님의 구원을. 전하여라, 겨레들에게 그분의 영광을, 모든 민족들에게 그분의 기적을. ◎
○ 주님은 위대하시고 드높이 찬양받으실 분, 모든 신들 위에 경외로우신 분이시네. 민족들의 신들은 모두 헛것이어도, 주님은 하늘을 지으셨네. ◎

복음 환호송요한 10,27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 알렐루야.

복음

<불행하여라, 너희 눈먼 인도자들아!>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3,13-22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13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사람들 앞에서 하늘 나라의 문을 잠가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자기들도 들어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들어가려는 이들마저 들어가게 놓아두지 않는다.
(14)·15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개종자 한 사람을 얻으려고
바다와 뭍을 돌아다니다가 한 사람이 생기면,
너희보다 갑절이나 못된 지옥의 자식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16 불행하여라, 너희 눈먼 인도자들아!
‘성전을 두고 한 맹세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성전의 금을 두고 한 맹세는 지켜야 한다.’고 너희는 말한다.
17 어리석고 눈먼 자들아! 무엇이 더 중요하냐?
금이냐, 아니면 금을 거룩하게 하는 성전이냐?
18 너희는 또 ‘제단을 두고 한 맹세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제단 위에 놓인 예물을 두고 한 맹세는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19 눈먼 자들아! 무엇이 더 중요하냐?
예물이냐, 아니면 예물을 거룩하게 하는 제단이냐?
20 사실 제단을 두고 맹세하는 이는
제단과 그 위에 있는 모든 것을 두고 맹세하는 것이고,
21 성전을 두고 맹세하는 이는 성전과 그 안에 사시는 분을 두고 맹세하는 것이며,
22 하늘을 두고 맹세하는 이는
하느님의 옥좌와 그 위에 앉아 계신 분을 두고 맹세하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기념일 독서(이사 9,1-6)와 복음(루카 1,26-38)을 봉독할 수 있다.>

예물 기도 

주님,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기념하여 이 예물을 드리며 간절히 청하오니
십자가에서 자신을 깨끗한 제물로 바치신 그리스도의 희생으로
저희 구원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

감사송

<복되신 동정 마리아 감사송 1 : 어머니이신 마리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하고
복되신 평생 동정 마리아 ( ) 축일에
아버지를 찬송하고 찬양하고 찬미함은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성모님께서는 성령으로 외아들을 잉태하시고
동정의 영광을 간직한 채
영원한 빛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낳으셨나이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천사들이 주님의 위엄을 찬미하고
주품천사들이 흠숭하며 권품천사들이 두려워하고
하늘 위 하늘의 능품천사들과 복된 세라핌이
다 함께 예배하며 환호하오니
저희도 그들과 소리를 모아 삼가 주님을 찬양하나이다.

영성체송 루카 1,45 참조

주님 말씀이 이루어지리라 믿으셨으니, 복되시나이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천상 양식을 받아 모시고 간절히 비오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공경하고 기념하는 저희가
영원한 천상 잔치에 참여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바리사이’라는 말은 히브리어 ‘페루심’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이 말은 ‘분리된 사람’이라는 뜻을 지녔습니다. 어디에서 분리된 사람일까요? 하느님의 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과 분리된 사람이란 뜻입니다. 예수님 시대에 많은 백성은 율법을 제대로 지킬 수 없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율법 규정과 조항들이 그들을 옭아매고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에도 율법을 철저히 지킨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은 스스로 자신을 페루심, 곧 분리된 사람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성서학자들은 마태오 복음사가가 복음서를 집필할 당시에 교회 공동체가 크게 두 가지 위기를 겪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하나는 외부적인 것으로 대대적인 박해에 직면한 교회에 많은 배교자가 생겨났고 신자들이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다른 하나는 내부적인 것으로 율법주의, 곧 지난날처럼 법의 준수로 위기의 교회를 지켜 내려는 풍조가 커졌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박해보다 더 크고 위험한 문제였습니다. 바리사이의 노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종교가 점점 더 엄격해지고 율법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죄인으로 낙인찍히게 됩니다. 교회가 하느님의 말씀으로 세워진 종교가 아니라 소수의 열성분자들이 고안한 종교로 변하게 됩니다. 이런 종교 안에서 하느님께서는 점점 더 엄한 심판관이 되십니다. 이렇게 되면 예수님께서 그토록 말씀과 실천으로 가르치시고 보여 주셨던 하느님, 곧 사랑이 넘치시는 하느님, 자비하신 아버지 하느님의 모습은 점점 사라지게 됩니다. 더욱이 자칫 율법의 준수가 구원을 가져다준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면 우리는 예수님의 가르침에서 한참 멀어지게 됩니다. 구원은 선물이지, 대가나 거래의 결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 마음 안에 바리사이들처럼 ‘나는 하느님의 계명을 잘 지키는 사람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하다.’라는 생각은 없는지 성찰해 보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용서받은 죄인들입니다. 

(정용진 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