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02일 일요일
[녹] 연중 제27주일 (군인 주일)
한국 교회는 1968년부터 군 사목에 종사하고 있는 군종 사제를 비롯하여 군인 성당과 국군 장병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물질적으로 돕고자 해마다 10월 첫 주일을 ‘군인 주일’로 지내 왔으며, 2023년부터는 10월 둘째 주일에 지내기로 하였다(주교회의 2022년 추계 정기 총회). 오늘 전국 각 본당에서는 군의 복음화를 위한 특별 헌금을 봉헌한다.
오늘 전례
▦ 오늘은 연중 제27주일이며 군인 주일입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보시고, 우리에게 겸손한 마음을 주시어, 온 힘을 다하여 아버지의 나라를 전하게 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우리가 쓸모없는 종임을 깨닫고 아버지의 위대한 사랑을 세상에 드러냅시다.
입당송 에스 4,17②-③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의인은 성실함으로 산다.>1,2-3; 2,2-4
화답송시편 95(94),1-2.6-7ㄱㄴㄷ.7ㄹ-9(◎ 7ㄹ과 8ㄴ)
제2독서
<그대는 우리 주님을 위하여 증언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1,6-8.13-14
복음 환호송1베드 1,25 참조
복음
<너희가 믿음이 있으면!>17,5-10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만민의 주님, 언제나 복음에 충실하고 용기 있게 복음을 선포하는 교회를 굽어보시어, 연대와 형제애와 환대의 공동체가 되어 시노달리타스를 실천하도록 이끌어 주소서.
2. 세계 지도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세계 지도자들에게 사랑과 절제의 영을 주시어, 자국의 이익을 앞세우지 않고 어려운 나라들을 먼저 살피며 공동선을 실현하도록 도와주소서.
3. 군인 주일을 맞아, 군 사목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군 사목을 하는 사제들을 살펴 주시어, 군인들과 기쁘게 생활하며, 군인들이 튼튼한 몸과 마음으로 신앙 안에서 더 큰 위로를 받도록 이끌게 하소서.
4.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인도자이신 주님, 저희 교구(대리구, 수도회)를 주님의 진리로 이끌어 주시어, 공동체 안에서 빚어지는 많은 일을 슬기롭게 풀어 가며, 복음을 전하는 일에 다 함께 힘쓰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6 : 영원한 파스카의 보증>영성체송 애가 3,25
1코린 10,17 참조
영성체 후 묵상
▦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비겁함의 영을 주신 것이 아니라,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끄러움 없이 주님을 증언하며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분부를 받은 일을 다 하고 나서 그저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굳은 믿음을 청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 나타나는 종과 주인에 관한 비유를 조금 각색해 보면 이렇습니다. 종은 아침 일찍부터 주인의 밭으로 나가 일하거나, 들로 가서 주인이 아끼는 양들을 치며 온종일 그의 재산을 돌보고 관리하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는 집에 와서도 쉴 틈이 없습니다. 서둘러 음식을 마련하여 주인을 식탁으로 모신 뒤 허리에 띠를 매고 주인이 식사하는 동안 시중을 들고 나서야 하루의 긴 일과가 마무리됩니다. 종은 그제야 비로소 편히 먹고 쉴 수 있습니다.
이 비유는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를 절대 착각하지 말아야 함을 일깨워 줍니다. 하느님께서 맡기신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것은 좋은 일이고 또 잘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하루 품삯으로 계약을 맺은 일꾼이 아니라, 주인이신 하느님께 온전히 속한 종으로서 그 일들을 수행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밭을 갈고 양을 치고 시중드는 일을 한다고 해서, 주인이 그에게 고마워하거나 마치 큰 빚을 진 것처럼 종을 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뜻입니다. 만일 우리가 지금껏 해 온 일에 대해서 거들먹거리며 그에 걸맞은 대우와 보상을 요구한다면, 이는 우리의 처지를 망각한 것이 되고 맙니다. 임무를 마친 종이 주인에게 할 수 있는 바른 대답은 이러합니다.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예수님의 비유가 맞는 말씀이기는 해도, 조금 서운하게 들리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종을 함부로 부리는 주인 같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 비유는 종과 주인의 관계를 잊지 말라는 경각심 차원의 말씀일 뿐, 예수님께서는 그 주인이 사실은 매우 관대하게 자기 종들을 대하는 분이심을 함께 가르쳐 주십니다. 혼인 잔치에 간 주인이 자신을 기다리던 종들을 보고서 어떻게 그들을 대하는지를 전하는 루카 복음의 또 다른 비유도 함께 기억합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1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