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22일 토요일

[녹] 연중 제29주간 토요일 또는
[백]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또는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입당송 시편 17(16),6.8 참조

하느님, 당신이 응답해 주시니, 제가 당신께 부르짖나이다. 귀 기울여 제 말씀 들어 주소서. 주님, 당신 눈동자처럼 저를 보호하소서. 당신 날개 그늘에 저를 숨겨 주소서.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저희가 언제나 성실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정성껏 섬기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머리이신 그리스도 덕분에 온몸이 자라나게 됩니다.>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
4,7-16
형제 여러분, 7 그리스도께서 나누어 주시는 은혜의 양에 따라,
우리는 저마다 은총을 받았습니다.
8 그래서 성경도 이렇게 말합니다. “그분께서는 높은 데로 오르시어
포로들을 사로잡으시고 사람들에게 선물을 주셨다.”
9 “그분께서 올라가셨다.”는 것은 그분께서 아주 낮은 곳
곧 땅으로 내려와 계셨다는 말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10 내려오셨던 그분이 바로 만물을 충만케 하시려고
가장 높은 하늘로 올라가신 분이십니다.
11 그분께서 어떤 이들은 사도로, 어떤 이들은 예언자로,
어떤 이들은 복음 선포자로, 어떤 이들은 목자나 교사로 세워 주셨습니다.
12 성도들이 직무를 수행하고 그리스도의 몸을 성장시키는 일을 하도록,
그들을 준비시키시려는 것이었습니다.
13 그리하여 우리가 모두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과 지식에서
일치를 이루고 성숙한 사람이 되며 그리스도의 충만한 경지에 다다르게 됩니다.
14 그러면 우리는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닐 것입니다.
어린아이들은 사람들의 속임수나 간교한 계략에서 나온 가르침의
온갖 풍랑에 흔들리고 이리저리 밀려다닙니다.
15 우리는 사랑으로 진리를 말하고 모든 면에서 자라나
그분에게까지 이르러야 합니다. 그분은 머리이신 그리스도이십니다.
16 그분 덕분에, 영양을 공급하는 각각의 관절로 온몸이 잘 결합되고 연결됩니다.
또한 각 기관이 알맞게 기능을 하여 온몸이 자라나게 됩니다.
그리하여 사랑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22(121),1-2.3-4ㄱㄴ.4ㄷㄹ-5(◎ 1 참조)

◎ 기뻐하며 주님의 집으로 가리라.
○ “주님의 집에 가자!” 할 때, 나는 몹시 기뻤노라. 예루살렘아, 네 성문에, 우리 발이 이미 서 있노라. ◎
○ 예루살렘은 튼튼한 도성, 견고하게 세워졌네. 그리로 지파들이 올라가네. 주님의 지파들이 올라가네. ◎
○ 이스라엘의 법을 따라, 주님의 이름을 찬양하네. 그곳에 심판의 왕좌, 다윗 집안의 왕좌가 놓여 있네. ◎

복음 환호송에제 33,11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악인의 죽음을 바라지 않는다. 악인이 자기 길을 버리고 돌아서서 살기를 바란다.
◎ 알렐루야.

복음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멸망할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1-9
1 그때에 어떤 사람들이 와서, 빌라도가 갈릴래아 사람들을 죽여
그들이 바치려던 제물을 피로 물들게 한 일을 예수님께 알렸다.
2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러한 변을 당하였다고 해서
다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느냐?
3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4 또 실로암에 있던 탑이 무너지면서 깔려 죽은 그 열여덟 사람,
너희는 그들이 예루살렘에 사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큰 잘못을 하였다고 생각하느냐?
5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6 예수님께서 이러한 비유를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자기 포도밭에 무화과나무 한 그루를 심어 놓았다.
그리고 나중에 가서 그 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았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였다.
7 그래서 포도 재배인에게 일렀다.
‘보게, 내가 삼 년째 와서
이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네.
그러니 이것을 잘라 버리게. 땅만 버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8 그러자 포도 재배인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9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 버리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저희가 자유로운 마음으로 이 예물을 바치오니
주님의 은총으로 저희를 씻으시어
저희가 주님께 드리는 이 성찬의 제사로 더욱 깨끗해지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33(32),18-19 참조

보라, 주님의 눈은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당신 자애를 바라는 이들에게 머무르신다. 주님은 죽음에서 목숨을 건지시고, 굶주릴 때 먹여 살리신다.
<또는>
마르 10,45 참조
사람의 아들은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천상 잔치에 자주 참여하여
현세에서 도움도 받고 영원한 신비도 배우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이스라엘에서 벌어진 두 비극적인 사건을 소개합니다. 하나는 유다 총독이던 빌라도가 갈릴래아 사람들을 학살한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실로암에 있던 탑이 무너지면서 열여덟 사람이 희생된 사건입니다. 당대의 유다인들은 어떤 재앙이 발생하였을 때, 그 원인을 희생자들의 잘못에서 찾는 ‘인과응보’적 사고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위의 두 사건을 보고서도 자연스럽게 희생자들이 저지른 죄악과의 연관성을 떠올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다른 사람에 대한 판단에서 오히려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라는 경고로 이야기의 초점을 옮기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이어지는 무화과나무 이야기는 회개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해마다 열매를 맺는 무화과나무에 무려 삼 년이나 열매가 없었다는 것은, 무화과나무로 상징되는 하느님 백성이 회개의 열매 맺기를 계속해서 거부하고 있음을 말해 줍니다. 삼 년, 곧 세 번씩이나 기회를 주었던 주인은 이제 포도 재배인을 불러서 그 무화과나무를 잘라 버리라고 명령합니다. 그러나 재배인은 주인을 만류하며 한 해 동안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는 정성과 수고를 조금만 더 해 보겠다고 합니다. 
우리가 교회 안에서 누리는 다양한 성사의 은총은 회개의 열매를 맺도록 예수님께서 거저 주신 좋은 거름들입니다. 우리는 분명 은혜로운 시기를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은혜로운 시기가 언제까지고 계속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유예 기간이 ‘한 해’라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회개의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 않음을 뜻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이 은혜로운 시기에 우리는 정말로 회개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까? 혹시 아버지 하느님의 인내심을 시험하며 여전히 그 소중한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 보았으면 합니다. 

(정천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