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2월 13일 월요일

[녹] 연중 제6주간 월요일

입당송 시편 31(30),3-4 참조

하느님, 이 몸 보호할 반석 되시고, 저를 구원할 성채 되소서. 당신은 저의 바위, 저의 성채이시니, 당신 이름 위하여 저를 이끌어 주소서.

본기도 

하느님,
바르고 진실한 마음 안에 머무르시겠다고 하셨으니
저희에게 풍성한 은총을 내리시어
하느님의 마땅한 거처가 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카인이 자기 아우 아벨에게 덤벼들어 그를 죽였다.>
▥ 창세기의 말씀입니다.
4,1-15.25
1 사람이 자기 아내 하와와 잠자리를 같이하니,
그 여자가 임신하여 카인을 낳고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주님의 도우심으로 남자아이를 얻었다.”
2 그 여자는 다시 카인의 동생 아벨을 낳았는데,
아벨은 양치기가 되고 카인은 땅을 부치는 농부가 되었다.
3 세월이 흐른 뒤에 카인은 땅의 소출을 주님께 제물로 바치고,
4 아벨은 양 떼 가운데 맏배들과 그 굳기름을 바쳤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아벨과 그의 제물은 기꺼이 굽어보셨으나,
5 카인과 그의 제물은 굽어보지 않으셨다.
그래서 카인은 몹시 화를 내며 얼굴을 떨어뜨렸다.
6 주님께서 카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찌하여 화를 내고, 어찌하여 얼굴을 떨어뜨리느냐?
7 네가 옳게 행동하면 얼굴을 들 수 있지 않느냐?
그러나 네가 옳게 행동하지 않으면,
죄악이 문 앞에 도사리고 앉아 너를 노리게 될 터인데,
너는 그 죄악을 잘 다스려야 하지 않겠느냐?”
8 카인이 아우 아벨에게 “들에 나가자.” 하고 말하였다.
그들이 들에 있을 때, 카인이 자기 아우 아벨에게 덤벼들어 그를 죽였다.
9 주님께서 카인에게 물으셨다. “네 아우 아벨은 어디 있느냐?”
그가 대답하였다. “모릅니다.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
10 그러자 그분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무슨 짓을 저질렀느냐?
들어 보아라. 네 아우의 피가 땅바닥에서 나에게 울부짖고 있다.
11 이제 너는 저주를 받아,
입을 벌려 네 손에서 네 아우의 피를 받아 낸 그 땅에서 쫓겨날 것이다.
12 네가 땅을 부쳐도, 그것이 너에게 더 이상 수확을 내주지 않을 것이다.
너는 세상을 떠돌며 헤매는 신세가 될 것이다.”
13 카인이 주님께 아뢰었다.
“그 형벌은 제가 짊어지기에 너무나 큽니다.
14 당신께서 오늘 저를 이 땅에서 쫓아내시니, 저는 당신 앞에서 몸을 숨겨야 하고,
세상을 떠돌며 헤매는 신세가 되어, 만나는 자마다 저를 죽이려 할 것입니다.”
15 주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아니다. 카인을 죽이는 자는 누구나 일곱 곱절로 앙갚음을 받을 것이다.”
그런 다음 주님께서는 카인에게 표를 찍어 주셔서,
어느 누가 그를 만나더라도 그를 죽이지 못하게 하셨다.
25 아담이 다시 자기 아내와 잠자리를 같이하니,
그 여자가 아들을 낳고는, “카인이 아벨을 죽여 버려,
하느님께서 그 대신 다른 자식 하나를 나에게 세워 주셨구나.” 하면서
그 이름을 셋이라 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50(49),1과 8.16ㄴㄷ-17.20-21(◎ 14ㄱ)

◎ 하느님께 찬양 제물을 바쳐라.
○ 하느님, 주 하느님이 말씀하시네. 해 뜨는 데서 해 지는 데까지, 온 땅을 부르시네. “제사 때문에 너를 벌하지는 않으리라. 너의 번제야 언제나 내 앞에 있다.” ◎
○ 어찌하여 내 계명을 늘어놓으며, 내 계약을 너의 입에 담느냐? 너는 훈계를 싫어하고, 내 말을 뒷전으로 팽개치지 않느냐? ◎
○ 너는 앉아서 네 형제를 헐뜯고, 네 친형제에게 모욕을 준다. 네가 이런 짓들 저질러도 잠자코 있었더니, 내가 너와 똑같은 줄 아는구나. 나는 너를 벌하리라. 너의 행실 네 눈앞에 펼쳐 놓으리라. ◎

복음 환호송요한 14,6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 알렐루야.

복음

<어찌하여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는가?>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8,11-13
그때에 11 바리사이들이 와서 예수님과 논쟁하기 시작하였다.
그분을 시험하려고 하늘에서 오는 표징을 요구하였던 것이다.
12 예수님께서는 마음속으로 깊이 탄식하며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는가?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13 그러고 나서 그들을 버려두신 채 다시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가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이 제사로 저희를 깨끗하고 새롭게 하시어
저희가 주님의 뜻을 충실히 실천하고
마침내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78(77),29-30 참조

그들은 실컷 먹고 배불렀네. 주님이 그들의 바람을 채워 주셨네. 그들의 바람을 저버리지 않으셨네.
<또는>
요한 3,16
하느님은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천상 진미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참생명을 주는 이 양식을 언제나 갈망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 제1독서에는 두 형제가 주님께 각자의 소출을 바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카인의 곡식과 달리 아벨의 봉헌물에 눈을 두셨습니다. 주님께서 왜 이렇게 하셨을까 궁금합니다. 이를 두고 어떤 이들은 차별을 말합니다. 카인이 희생자라고 생각합니다. 불의한 듯이 보이는 하느님의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가장 잦은 시도는 히브리서의 논리를 따르는 것입니다. 아벨이 카인보다 더 훌륭한 제물을 바쳤다는 것입니다(히브 11,4 참조). 또는 이스라엘의 역사를 되짚으며 하느님의 행위에 반영하였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목축업을, 가나안 민족들은 농업을 기반으로 살았기 때문에 자신들의 우월을 강조하고자 카인(농업)보다 아벨(목축)의 봉헌을 하느님께서 선호하셨을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그런데 아벨의 봉헌물이 카인의 것보다 낫지 않았는데도 받으셨다면 주님은 불의한 분이 되시는 것은 아닐까요?
하와는 첫 아기를 낳고 “내가 주님과 함께 한 사람을 얻었다.”(창세 4,1의 직역)라며 카인이라고 부르며 무척 소중히 여긴 듯합니다. 반면에 아벨에 대하여는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은 듯합니다. 아벨은 부모의 아들로 제시되기보다는 카인의 동생으로 덧붙여진 사람으로 소개됩니다(창세 4,2 참조). 이렇게 우리 앞에 대조되는 두 아들이 있습니다. 어머니의 열망이 반영된, 하느님과 함께 얻은 카인과 그와 비교할 바 못되는 아벨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하와의 두 가지 불의를 봅니다. 카인에게 쏟은 과도한 애정과 아벨에게 보인 무관심 또는 무정입니다. 어머니에게 지대한 관심과 소유의 열망을 받고 있는 카인과 달리 아무런 관심도 애정도 받지 못하는 아벨의 선물을 하느님께서 받아 주심은, 어쩌면 차별당한 불의한 아들 아벨에게 하느님 편에서 베푸실 수 있는 보상이 아닐까요? 아벨이 여전히 하느님 앞에 또 사람들 앞에 존재함을 인정하시는 하느님의 행위가 아닐까요? 하느님께서 아벨의 선물을 받으시자 이제껏 연기처럼 존재하던 아벨이 드러나게 되고 카인은 그의 옆에 동생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처럼 성경의 첫 형제는 형제애를 이루는 데 실패합니다. 사실 성경은 단 한 번도 카인을 아벨의 형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아벨의 경우는 카인의 동생이라고 일곱 번이나 말합니다(4,2.8.9.10.11 참조). 우리는 주님 앞에서 형제애를 이루려고 애쓰고 있습니까? 소유와 질투의 욕망으로 형제를 잃지 않도록 자신의 마음을 살핍시다. 

(정용진 요셉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