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5월 12일 금요일
[백] 부활 제5주간 금요일 또는
[홍] 성 네레오와 성 아킬레오 순교자 또는
[홍] 성 판크라시오 순교자
입당송 묵시 5,12 참조
본기도
제1독서
<성령과 우리는 몇 가지 필수 사항 외에는 여러분에게 다른 짐을 지우지 않기로 결정하였습니다.>15,22-31
화답송시편 57(56),8-9.10-12(◎ 10ㄱ)
복음 환호송요한 15,15 참조
복음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15,12-17
예물 기도
감사송
<부활 감사송 1 : 파스카의 신비>영성체송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구약 성경에서 아브라함(이사 41,8)과 모세(탈출 33,11)는 ‘하느님의 벗’으로 불립니다. 신앙의 정수를 살아간 아브라함과 모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계획을 아브라함에게 숨김없이 알려 주시고(창세 18,17 참조), 모세와는 얼굴을 마주하여 사귀셨습니다(탈출 33,11; 신명 34,10 참조). 사실 하느님의 벗이 된다는 것은 인간 편에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로, 오직 하느님께서 호의로 베푸신 매우 예외적인 은총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은 “서로 사랑하여라.” 하신 주님의 당부로 시작하고 마칩니다. 주님께서는 이 사랑의 계명을 지키는 이는 당신의 친구가 된다고 하셨습니다. 친구는 주인에게 복종하는 종과 달리, 벗의 뜻을 헤아리고 진심으로 동의하여 그를 따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당신과 맺는 친밀한 관계와 사랑에서 우러나는 자유로운 순종입니다. 제1독서에서 사도들은 할례를 비롯한 지난날의 복잡한 규정들을 이방계 신자들에게 억지로 강요하지 않고, 우상에게 바친 제물을 먹는 일(우상 숭배)과 피째 고기를 먹는 일(‘생명[피]은 오직 하느님의 것’)과 불륜을 금하는(가정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계명만을 요구함으로써, 개종한 형제들도 ‘주님의 벗’이 되어 자유롭게 순명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습니다. 이러한 배려는 “서로 사랑하여라.” 하신 주님의 뜻과 일치합니다.
주님께서 보잘것없는 나를 친구로 삼아 주셨는데, 내가 어찌 누구를 미워하고 내 벗이 될 자격이 없다 하겠습니까? 하느님을 사랑하는 길은 주님을 닮아 목숨을 다하는 마음으로 이웃을 섬기는 삶에 있습니다. 나를 뽑아 세우신 주님 앞에서 ‘언제까지나 남아 있을’ 사랑과 구원의 열매를 맺는 그분의 사랑받는 포도나무로 영글어 가는 우리가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