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5월 14일 일요일

[백] 부활 제6주일

오늘 전례 

오늘은 부활 제6주일입니다. 초대 교회에서 제자들의 부활 체험은 말씀의 선포로 이어졌습니다. 선포되고 전해진 말씀은 모든 이에게 기쁨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부활 신앙을 고백하는 우리도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 선교를 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슬픔에 잠긴 이들, 실의에 빠진 이들에게 먼저 전할 것을 다짐합시다.

입당송 이사 48,20 참조

환호 소리 올리며 이 일을 알리고 전하여라. 땅끝까지 퍼뜨려라. 주님이 당신 백성을 구원하셨다. 알렐루야.

본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이 기쁜 날, 저희가 정성된 마음으로 축제를 지내며
부활하신 주님께 영광을 드리오니
지금 거행하는 이 신비를 언제나 삶으로 드러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사도들이 그들에게 안수하자 그들이 성령을 받았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8,5-8.14-17
그 무렵 5 필리포스는 사마리아의 고을로 내려가
그곳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선포하였다.
6 군중은 필리포스의 말을 듣고 또 그가 일으키는 표징들을 보고,
모두 한마음으로 그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7 사실 많은 사람에게 붙어 있던 더러운 영들이 큰 소리를 지르며 나갔고,
또 많은 중풍 병자와 불구자가 나았다.
8 그리하여 그 고을에 큰 기쁨이 넘쳤다.
14 예루살렘에 있는 사도들은 사마리아 사람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였다는 소식을 듣고, 베드로와 요한을 그들에게 보냈다.
15 베드로와 요한은 내려가서 그들이 성령을 받도록 기도하였다.
16 그들이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을 뿐,
그들 가운데 아직 아무에게도 성령께서 내리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17 그때에 사도들이 그들에게 안수하자 그들이 성령을 받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66(65),1-3ㄱㄴ.4-5.6-7ㄱ.16과 20(◎ 1)

◎ 온 세상아, 하느님께 환호하여라.
또는
◎ 알렐루야.
○ 온 세상아, 하느님께 환호하여라. 그 이름, 그 영광을 노래하여라. 영광과 찬양을 드려라. 하느님께 아뢰어라. “당신이 하신 일들 놀랍기도 하옵니다!” ◎
○ “온 세상이 당신 앞에 엎드려, 당신을 노래하게 하소서. 당신 이름을 노래하게 하소서.” 너희는 와서 보아라, 하느님의 업적을, 사람들에게 이루신 놀라운 그 위업을. ◎
○ 바다를 바꾸어 마른땅 만드시니, 사람들은 맨발로 건너갔네. 거기서 우리는 그분과 함께 기뻐하네. 그분은 영원히 권능으로 다스리신다. ◎
○ 하느님을 경외하는 이들아, 모두 와서 들어라. 그분이 나에게 하신 일을 들려주리라. 내 기도를 물리치지 않으시고, 당신 자애를 거두지 않으셨으니, 하느님은 찬미받으소서. ◎

제2독서

<그리스도께서는 육으로는 살해되셨지만 영으로는 다시 생명을 받으셨습니다.>
▥ 베드로 1서의 말씀입니다.
3,15-18
사랑하는 여러분, 15 여러분의 마음속에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거룩히 모시십시오.
여러분이 지닌 희망에 관하여 누가 물어도 대답할 수 있도록
언제나 준비해 두십시오.
16 그러나 바른 양심을 가지고 온유하고 공손하게 대답하십시오.
그러면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지는 여러분의 선한 처신을 비방하는 자들이,
여러분을 중상하는 바로 그 일로 부끄러운 일을 당할 것입니다.
17 하느님의 뜻이라면, 선을 행하다가 고난을 겪는 것이
악을 행하다가 고난을 겪는 것보다 낫습니다.
18 사실 그리스도께서도 죄 때문에 단 한 번 고난을 겪으셨습니다.
여러분을 하느님께 이끌어 주시려고,
의로우신 분께서 불의한 자들을 위하여 고난을 겪으신 것입니다.
그러나 육으로는 살해되셨지만 영으로는 다시 생명을 받으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또는>
<그리스도의 이름 때문에 모욕을 당하면 여러분은 행복합니다.>
▥ 베드로 1서의 말씀입니다.
4,13-16
사랑하는 여러분,
13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을 기뻐하십시오.
그러면 그분의 영광이 나타날 때에도
여러분은 기뻐하며 즐거워하게 될 것입니다.
14 그리스도의 이름 때문에 모욕을 당하면 여러분은 행복합니다.
영광의 성령 곧 하느님의 성령께서 여러분 위에 머물러 계시기 때문입니다.
15 여러분 가운데 아무도 살인자나 도둑이나 악한이나 모략꾼으로서
고난을 겪어서는 안 됩니다.
16 그러나 그리스도인으로서 고난을 겪으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오히려 그 이름으로 하느님을 찬양하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요한 14,23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니 내 아버지도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가서 그와 함께 살리라.
◎ 알렐루야.

복음

<내가 아버지께 청하면, 아버지께서는 다른 보호자를 너희에게 보내실 것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15-21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5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
16 그리고 내가 아버지께 청하면, 아버지께서는 다른 보호자를 너희에게 보내시어,
영원히 너희와 함께 있도록 하실 것이다.
17 그분은 진리의 영이시다.
세상은 그분을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그분을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너희는 그분을 알고 있다.
그분께서 너희와 함께 머무르시고 너희 안에 계시기 때문이다.
18 나는 너희를 고아로 버려두지 않고 너희에게 다시 오겠다.
19 이제 조금만 있으면, 세상은 나를 보지 못하겠지만 너희는 나를 보게 될 것이다.
내가 살아 있고 너희도 살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20 그날, 너희는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또 너희가 내 안에 있으며 내가 너희 안에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21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아버지, 아버지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7,1-11ㄴ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1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어 말씀하셨다.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도록 아버지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
2 아버지께서는 아들이 아버지께서 주신 모든 이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도록
아들에게 모든 사람에 대한 권한을 주셨습니다.
3 영원한 생명이란 홀로 참하느님이신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
4 아버지께서 저에게 하라고 맡기신 일을 완수하여,
저는 땅에서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였습니다.
5 아버지, 세상이 생기기 전에 제가 아버지 앞에서 누리던 그 영광으로,
이제 다시 아버지 앞에서 저를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
6 아버지께서 세상에서 뽑으시어 저에게 주신 이 사람들에게
저는 아버지의 이름을 드러냈습니다.
이들은 아버지의 사람들이었는데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셨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아버지의 말씀을 지켰습니다.
7 이제 이들은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모든 것이
아버지에게서 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8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말씀을 제가 이들에게 주고,
이들은 또 그것을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이들은 제가 아버지에게서 나왔다는 것을 참으로 알고,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믿게 되었습니다.
9 저는 이들을 위하여 빕니다.
세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들을 위하여 빕니다.
이들은 아버지의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10 저의 것은 다 아버지의 것이고 아버지의 것은 제 것입니다.
이 사람들을 통하여 제가 영광스럽게 되었습니다.
11 저는 더 이상 세상에 있지 않지만 이들은 세상에 있습니다.
저는 아버지께 갑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교회를 이끌어 주시어, 언제나 주님 안에 머물고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며 세상 사람들에게 주님을 드러내게 하소서.

2. 우리나라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의 주님, 진실과 자유를 지키려다 목숨을 잃은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오니, 그들에게 주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을 주시고,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이 땅에 참된 민주주의가 이루어지게 하소서.

3. 고통받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곤경에서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주님의 지혜와 용기를 주시어, 하루빨리 어려움을 이겨 내고 평화를 얻게 하소서.

4. 본당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영원한 목자이신 주님, 저희 본당 공동체와 늘 함께하시어, 모든 이가 주님을 믿고 주님께 의지하며, 감사와 찬미와 영광을 드리게 하소서.

예물 기도 

주님,
이 제물과 함께 바치는 저희 기도를 받아들이시고
저희 마음을 새롭게 하시어
저희를 구원하신 이 큰 사랑의 성사에
언제나 맞갖은 삶으로 응답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부활 감사송 1 : 파스카의 신비>
주님, 언제나 주님을 찬송함이 마땅하오나
특히 그리스도께서 저희를 위하여 파스카 제물이 되신 이 밤(날, 때)에
더욱 성대하게 찬미함은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의 죄를 없애신 참된 어린양이시니
당신의 죽음으로 저희 죽음을 없애시고
당신의 부활로 저희 생명을 되찾아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부활의 기쁨에 넘쳐 온 세상이 환호하며
하늘의 온갖 천사들도 주님의 영광을 끝없이 찬미하나이다.

영성체송 요한 14,15-16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켜라. 내가 아버지께 청하면, 아버지는 다른 보호자를 보내시어, 영원히 너희와 함께 있게 하시리라.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고아처럼 버려 두지 않으시고 다시 오신다고 약속하십니다. 또한 당신 사랑의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에게 당신을 드러내 보이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사랑의 계명을 지킬 때 이 세상은 영적 기쁨의 자리로 바뀐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그리스도의 부활로 저희에게 영원한 생명을 찾아 주시니
구원을 이루는 이 양식의 힘으로
파스카 신비의 은혜를 저희 안에 가득 채워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보호자”로 옮긴 그리스 말 ‘파라클레토스’는 요한계 문헌의 고유한 낱말로, ‘곁에 있도록(보호나 변호를 위하여) 부름받은 이’라는 뜻입니다. ‘파라클레토스’는 요한의 서간에서는 우리 죄를 변호해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를(1요한 2,1 참조), 요한 복음서에서는 진리의 영이신 ‘성령’을 일컫습니다(14,16.26; 15,26; 16,7 참조). 곧 예수님과 성령께서는 한 분이신 우리의 보호자 ‘파라클레토스’이십니다.
이제 아버지께 가시는 예수님께서 머지않아 제자들에게 보내시겠다고 하신 “다른 보호자”는 성령이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제자들에게 다시 돌아오시어 영원히 함께 사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보거나 만질 수는 없지만 그분을 잃은 “고아”가 아닌 것은, 예수님께서 성령을 통하여 지금도 우리와 함께, 우리 안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신자들에게 그리스도를 마음속에 모시고, 늘 희망을 품고 선하게 살라고 권고합니다(제2독서 참조).
오늘 복음의 시작과 끝에서 ‘주님 사랑’과 ‘계명 준수’의 상호적 인과 관계가 잘 드러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면 계명을 지키게 되고, 계명을 지키면 당신을 더 사랑하게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제1독서는 신앙과 동떨어져 이방인처럼 살던 사마리아인들이 주님의 복음과 계명을 받아들였을 때 넘치는 기쁨을 누렸고, 사도들로 말미암아 성령을 충만히 받게 되었다고 증언합니다.
성령 안에서 사는 기쁨을 잊어버리면, 세상이 주는 안정과 평안에만 더 집착하게 됩니다.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려고 행동하는 이라야 부활하신 주님을 성령 안에서 매 순간 만날 것입니다.

(강수원 베드로 신부)